요즘처럼 소통에 민감한 시대는 없었던 것 같다. 알고 보면 가장 중요한 사회 연결 시스템인데도 그렇다. 유튜브나 티브이를 보면 소통 전문가라는 직함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펼쳐놓는 강연가도 있을 정도니 소통이라는 단어 하나 자체는 삶의 필수 요소가 된 것만 같다. 그렇다면 소통이란 무엇일까.
이야기를 잘하고,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그런 게 바로 소통이라고 말해야 할까. 아니면 말을 잘하고 대화의 기술이 좋은 사람을 바로 소통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말해야 할까. 따지고 보면 소통이라고 별거 있는 게 아님에도 우리는 그 단어에서 오는 나름의 중압감 때문일까, 무언가 알 수 없지만 꼭 가져야만 하는 필수 아이템처럼 느낀다.
"일찍 퇴근하세요"라고 말하지만, 알고 보면 "내일 아침까지 보고해주세요"라고 들린다. 회사에서는 상사의 소통을 문제 삼는 경우가 많다. 오로지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는 탑다운 방식에 익숙한 조직에서는 그렇게 불통의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어떤 면에서는 조직을 움직이는 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함께 일하는 직원들 입장에서는 건빵 5개를 입에 톡 털어 넣은 것처럼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소통이 뭐라고. 내가 생각 하는 소통이란, 소통을 위한 무언가의 조치가 있어야만 가능한 게 아니라고 본다. 그저 자신의 의견을 잘 말하고,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때에 따라서는 내가 말하는 주장의 일부를 내어 줄 수도 있는 게 바로 소통 아닐까. 그런데 많은 이들은 "내가 얘기 다 들어줄 게"라고 말하지만 결국 "그렇지만"이라고 말하며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로 감쪽같이 이어 나간다.
가족 간의 관계야 피로 이어진 혈육이니, 우리가 알 수 없는 그 안에서만 통하는 소통이 있을 것이다. 가장 완벽한 소통 아닐까. 특별한 대화가 이어지는 것도 아닌데도 서로가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성장기에 있는 아이와 부모 간의 얻박자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이지만, 그들이 느끼는 소통의 영역은 누가 넘볼 수 없을 생명의 연결이 있다. 처음에는 힘든 과정이 있더라도 삶의 끝에서는 가족만 한 게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