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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권 Jun 10. 2022

아침 루틴

Photo by paris_shin

아침 햇살을 맞으며 일어날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예전 같으면 알람이 울리는 휴대폰을 거절하며 조금이라도 더 침대에 묻혀 있고 싶어 했겠지만, 요즘은 휴대폰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지고 몸이 일어선다. 아침 기상 패턴이 몸에 익었다고 해야 할까.


아니다. 사실 그렇지 않고, 머릿속에 여러 복잡하고 해결되지 않은 여러 가지 사건이 맴돌아서 그렇다. 어제 일은 어제라는 시간에 묻어두고 오늘을 시작해야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더라. 


대부분의 스포츠에서는 경기를 하기 전이나 경기 도중에도 선수들은 정해진 루틴대로 몸을 움직인다. 자신의 컨디션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사람의 신체는 내 마음만으로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무언가를 시행하기 전 행동을 동일하게 하여 움직임이 일정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아침 일찍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도 일종의 루틴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가능하면 일찍 일어나면 좋겠지만, 체력의 한계가 느껴질 때는 조금 시간의 여유를 더 둔다. 그렇게 맞춰가는 나만의 아침 기상시간은 6시 15분이다.


여기에서 참 재미있는 인간의 심리를 엿볼 수 있다. 여섯 시면 여섯 시지 애매하게 여섯 시 십 오분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정시에 일어나기에는 너무 무리하는 것만 같고, 삼십 분에 일어나는 건 또 너무 늦게 일어나는 것만 같아서 그런가. 나도 참 재미있는 보통 사람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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