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소 Jan 13. 2019

상대가 무례해지는 순간

무례한 상대에게 대처하는 방법 찾기


대련하다 보면 때로 무례한 상대를 만난다. 혹은 나의 친한 사람(대부분 여자 사람이다)이 무례한 사람과 대련하는 모습에 마음이 상할 때가 있다.


“나는 아직 초보자인데 상대가 나한테 ‘찌름 기술은 이렇게 하는 거야’라며 마구 찔렀어."

“공격연습을 하는데 저단자인 나를 일방적으로 때리는거야. ‘너는 이런 거 할 줄 모르지?’라면서."  


이런 상황을 전해 듣거나 눈앞에서 보면 화가 솟구친다. 결국 그 무례한 상대와 대련할 때 기합을 내지르며 죽도 끝에 분노를 실어내는 나. 마음 다스리기도 수련의 일부지만, 이럴 때는 화를 조절 못 하는 내 수련 내공이 부족한 걸로 치자. (실제로 부족한 게 맞으니 마음껏 공격하겠습니다) 자신의 실력을 약한 상대에게 과시하는 것도 수련의 일부라 한다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시길.


당하는 사람들끼리 나름의 대책을 생각해낸 적도 있다. “기분이 너무 나쁠 때는 상대에게 손을 들고 다가가 ‘오늘 몸이 안 좋다'며 잠시 쉬겠다고 말하기도 해요" 여러 대책을 내보다가 상대에게 통하지 않으면, 결국 모인 사람들끼리 자기를 반성하며 한숨을 쉴 뿐이다. “무슨 일이건 남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건 참 분노할 일이에요. 난 누군가에게 그렇지 않았는지 돌아보며 반성해야겠네요. 꼰대는 되지 말아야죠.”


일단 지금의 내가 무례한 상대에게 대처하는 방법은 이 정도다.


1. 나보다 저단자면 실력으로 누른다. 예를 들어 3단이 2단 이하 초단과 매너 없이 대련한다고 치자. 뒤에서 지켜본 후 대련을 요청한다. 그 다음 한 대도 맞지 않으면서 공격한다.
2. 나와 같은 단이면 “들것을 미리 놓아둘까"라고 잠깐 생각한다. 체력이 떨어질 걸 각오하고 덤빈다. 대련 연습은 물론 점수내기 시합에서도 지지 않도록 집중 최고조의 상태를 유지하면서. 체력 손실이 매우 크지만 내가 이긴 것만으로도 일단 성공이다. 무례한 상대가 남자면 여자한테 졌다는 사실 자체로 심리적 타격이 크니까.
3. 나보다 높은 단(5단 이상)인 분들 중에서는 아직 무례한 방식으로 대련하는 사람을 못 만났다. 물론 시합 스타일 자체가 공격적인 분들이 있지만, 화 잘 내는 나라도 호전적 스타일로 대련하는 사람과 배려가 부족한 무례한 대련은 구분할 줄 안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가 경험할 수 있는 반경 안에서의 일이다.


살펴보니 지금까지의 경험치 안에서 나의 ‘무례한 사람 대처법’은 무언의 응징이다. 저단자인 사람은 할 수가 없다. 게다가 말 없이 사납게 대련에 임하는 건 성질만 사나웠지 실상은 쫄보이기 때문에 그렇다. 대부분 나보다 스무 살 가까이 차이나는 분들이 많고, 사회 통념상 직접 말했다가는 ‘버릇 없는 사람'이 되기 쉬우니까.


그래도 명백하게 말할 순간이 생기면 의사표시를 분명하게 해봐야지 싶다. 웃으면서 돌려 말하면 못 알아듣고 계속 무례한 사람들도 있으니까. 일단 무례함을 멈추게 하는 편이 나 자신을 챙길 수 있고 그 사람과의 관계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법이지 싶다. 물론 소통이 잘 안 되는 사람이라면 단호한 의사표시로 관계가 완전히 틀어질 수 있겠지.


그렇다고 미움 받는 게 두려워 참기만 해서는 나만 손해다.

괴로운 마음을 참아가며 좋아하는 걸 하긴 싫어.

매거진의 이전글 발목을 잡는 것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