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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 Aug 10. 2020

2020/08/03-2020/08/09

무기력 와중에도 한 건 있네

일하는 여성들의 커뮤니티 '빌라선샤인'의 소모임인 뉴먼소셜클럽의 기록. 프리랜서 혹은 조직의 무소속자들이 모여 일상을 꾸리는 기록이다. 나도 함께 7주 간의 일상 기록을 진행한다. 그저 기록하겠다, 의 자세로 우다다다 써보자. 노션을 써보고 싶은데 익숙한 플랫폼이 아니어서 브런치에서 진행해본다.

 

돌아보기

#무기력, 무기력 무기력

일 관련해서는 전반적으로 무기력한 한 주였다. 외주 일과 만화작업을 꾸준히 해냈지만, 그 외에 자잘한 일들을 신경써야 하는 상황에서 손 바깥으로 많이 놓쳤다. 자신을 애써 닥달하는 게 잘 안 되는 순간에는 무척 무력해지는데, 그럴 때 생각보다 깔끔하게 백기를 드는 것도 방법같다. 잠을 깨려고 작업실 근처의 서점에서 책을 사는 귀여운 만행(왜냐면 생활비 지출 흐름을 가늠하지 않았으므로..)을 저지름.


#몸에서 떨어져나오는 생각들

요가동작 중 후굴이 조금 깊어졌나보다. 뒷발을 바닥에 내리고 앞발이 굽힌 상태에서 두 팔을 내리는 동작을 하는데, 처음으로 손끝에서 땅이 느껴졌다. 얼라리? 순간 놀라 눈을 미세하게 떴다.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백밴딩 자세)를 할 때도 확실히 예전보다 깊어졌다. 선생님의 "상미 한 걸음 더 더" 이 말이 인풋으로 입력되면 몸이 아웃풋을 정직하게 해내는 순간이 있었다.


한달 만에 도장이 열려서 검도 대련을 했는데, 대련 과정에서 나에 대해 남은 상대에 대한 신뢰 혹은 배려의 정도를 가늠당하는 느낌이 있었다. 즐겁게 대련할 때면 내가 공격하던 상대가 공격하던 서로 맞은 건 기회가 뚤리기만 해도 타력의 여부와 상관 없이 인정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상대가 나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느낌, 서로 주고받기보다는 그냥 각자 기술이 나올 수 없게 서로 차단당하는 느낌.


#로맨스 판타지에 치였다

무소속 노동자 생활 동안은 일 생각만 하기도 빠듯했는데, 중국 선협물 로맨스 드라마에 거하게 치였다. 삼생삼세 시리즈의 후속작. 요괴와 신선 등 중국의 신화속 등장인물을 다룬 고서 산해경에 기반한 소재들이 펼쳐고, 소재는 고대스러운데 쓰는 작가는 요즘 사람이다 보니 인물들이 표현되는 방식은 또 무척 요즘스럽다(여성이라고 바느질만 하지 않고, 여자면 책이나 읽어라라는 선생 말에 대드는 모습이라던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라 해도 요구할 건 요구하고 등등). 마음의 무기력이 드라마를 거치면서 뭔가 좀 회복세로 돌아섰는데.. 로맨스라니. 그것도 주변에 팬도 별로 없는 중국무협 판타지라니.


이룬 것들

이번주에 그린 만화는 반응이 좋았다.

트위터에서 rt 많이 되고 인스타그램에서도 하트 수가 다른 게시물 대비 많았던 편. 보통 단벌 일러스트 그릴 때만 200개를 넘기곤 했는데 이번에는 이야기 만화인데도 200개가 넘었다.


마리끌레르 인터뷰도 하고

인터뷰의 경우는 경험 자체의 만족감보다는 경험했다는 것 그 자체를 성과로 볼테다. 포토 분의 요청으로 사진 찍으면서 웃는데 입에서 경련이 나는 줄.


클라이언트 요청을 받은 한장짜리 홍보 이미지 작업이 생각보다 무사 통과됐다.

 클라이언트 이미지 작업은 이전의 카드뉴스 작업과 비교하면 수정 피드백이 거의 없이 무사통과됐다. 그쪽 컨펌라인은 기본적으로 사업팀과 홍보팀 두 라인인 듯하고(컨펌라인이 많으면 번거롭지만..), 디자인 취향은 포토와 타이포 강조보다는 일러스트 위주의 디자인을 좋아하는 것 같다.  미리캔버스라는 디자인 서비스를 사용했는데 툴이 잘 돼 있다. 어도비 시리즈랑 비교하면 몹시 가볍게 구동할 수 있고.


멍때리는 와중에 중요한 소통은 놓치지 않았다

성북구 골목만들기 사업 관련 소통, 클라이언트 소통, 만화계정 팔로워들하고 대화 등등

연재제의 받은 만화계정에 응대메일을 보내보기도 하고.


영감받은 것들

#본 것들

더게임체인저스 채식하는 사람들에 대한 내용들

노마드 클로이 SNS 운영하면서 놓치는 것들 

삼생삼세 침상서 영어자막 이렇게 넋놓고 보기 있기 없기..

빌라선샤인 슬랙 채널의 멘트들 : 나 같이 마이너 취향의 사람은 동시대 사람들이 뭘 고민하고 보는지 같이 보며 배울 필요가 있다. 동년배의 생각도, 나보다 어린 분들의 생각도 점점 학습하게 된다.

료칸에서 바닷소리를 들으며 시나리오를 씁니다 : 저자인 니시카와 미와 감독이 일상 소재를 다루는 부분이 재미있다.


#내옆의 물건들

책들, 메모장, 머그컵(내 그림이 그려진 굿즈), 펜들


아쉬운 것들

원고 글 작업을 팍팍 치고 나가지 못했음. 무기력에게 항복. 그림연습을 잘 안 하고 있다. 만화 연재제의 메일의 경우에는 신속한 대응을 놓친 듯..(안 할 거라서 더 그런 마음인지도)


다음 계획

#원고 작업

(써야 하는 순서대로)

상대와의 남은 마음을 가늠해보았다

뒷걸음질 친 이것이 나의 지금

더 노력하는 사람, 덜 노력하는 사람

직장생활의 틈바구니에서 수련하기


: 글 공부의 방식 고민 중. 많이 읽고, 쓰기.


#그림 작업

아직 생각이 안 떠오른다. 뭘 그리지

상대와의 남은 마음.. 요 원고를 만화로 녹여볼까.

아니면 지난 번에 사람들에게 질문 받았던 초심자용 만화 그릴 소재가 있긴 하다.


#스포즈지도사2급 자격증 공부(면접 대비)

필기합격 메시지는 받았고, 태권도 외 종목의 실기접수 일정은 9월 18일부터. 그 전에 틈틈히 이론공부를 하는 게 좋다. 심판법 같은 건 작은 책자 하나를 달달 외워야 하니까.. 그동안 손도 못 댔는데. 일단 이번주는 딱 하루만 해보자.


#클라이언트 업무

인터뷰 건은 아직 홀딩. 온라인 채널운영 건은 콘텐츠 제작요청 오면 진행. 선금신청 서류 접수는 완료. 주초에 채널운영 관련한 수치 정리 문서작업을 해야 한다.


#공방 작업실

9월부터 공방 작업실 이름으로 내거는 골목만들기 사업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그간 인스타그램을 점점히 운영해오긴 했는데, 원래 생각하는 타겟에 맞춰 팬층이 형성되지 않는 부분이 문제. 지역 소식지에 프로그램 홍보요청은 미리 했지만 안 실어줄 것 같다. 동 주민센터에 추가 협조요청도 해보고 오프라인 포스터를 동네 곳곳에 뿌리는 작업부터 해야겠다. 프로그램 기획안 픽스, 공방 자체 홍보 포스터 등등. 구 골목만들기 사업 관련해서 행정자료 정리는 월요일 저녁 중에 끝내기(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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