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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 Aug 19. 2020

2020/08/10~2020/08/16

일의 가짓수와 텐션 있게 쓰는 시간 사이의 간극

글과 그림마감, 홍보 콘텐츠 외주업무, 작업실 운영. 이 세 개의 트랙이 기본인 가운데 이것저것 덧대거나 잘 안 되거나 하는 것 같다. 일의 가짓수는 챙겨가는데, 시간을 텐션있게 못 쓴다. 일의 일상과 쉬는 일상이 섞여서 분간이 되질 않는다.

 

돌아보기

#내 생각에 대한 글쓰기 -> 타인에 대한 글쓰기로의 전환 필요

글이 안 써졌다. 특히 타인에 대해 떠올리고 생각하는 글이 그랬다. 오죽하면 일간 이슬아 책을 품에 안고 드러누었다.. (본문도 읽었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그에 대해 언어화하는 과정을 거의 안 겪고 35세까지 살아온 것 같다. 사람과 항상 거리 두고 관계 맺어와서 더 그런 느낌.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사람이라도 서로 주고받는 반응이란 게 있지 않나. 관찰하고 떠올리고 상대의 표정을 바라보고, 간단한 말들을 기억하고. 이런 습관들을 챙겨야겠다. 그걸 잘 기록하고. 글 쓰는 창작자로 계속 살려면 말이다.


#시간, 시간, 시간, 텐션 있게!

할 일의 가짓수는 잘 정하는 편인데, 정작 정해진 시간을 집중력 있게 못 쓴다. 하루에 해낼 일 목록을 어떻게든 맞추려고 밤에 까지 일한 경험이 있는데 그건 그거대로 몸이 뻣어서 못 할 짓이었다. 일과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나머지 시간은 좀 노닥노닥하는 마음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음 좋겠다. 물론 모임이나 화상강의 같은 일정이 걸리면 노닥노닥이 잘 안 될 테지만. 분명히 소모하고 분명히 이완되는. 그 경계가 좀 분명했으면 좋겠다.


#작업실 주변의 유동인구를 관찰했다

작업실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주의깊게 보게 되었다. 작업실 간판 앞에서 말 걸어주시는 할머니, 6시 무렵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는 아이 엄마들, 등하교길의 남자 고등학생들. 작업실 인스타그램을 만들어 운영하는데 이런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을 잘 안 할 거 같고, 그냥 기존 방식의 포스터나 명함이 더 이 사람들에게는 친숙할 수도 있겠다 싶다. 물론 꼭 동네사람들 대상으로만 작업실(나무공예 공방) 할 거 아니지만, 이 사람들에게 접근하고 싶다면 고전적인 방법으로 풀어야 할 거 같다.


#자질구레한 시간을 차지한다

아버지와 같이 쓰는 작업실이기 때문에 종종 아버지의 심부름을 해야 할 때가 있다. 몸이 불편하신 아버지 상황의 특수성도 있기에 이것저것 요청하는 데로 해드리는 편이지만, 의외로 시간 손실이 있다. 멀티태스킹은 프리랜서의 숙명이니 내가 더 적응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근데 몸 노동이 생각보다 길어질 때 있어. 공간정비하는 데 어떤 땐 2시간을 쓰고, 기본 1시간을 거의 매일 썼다. 장마 때는 정말 그게 고됐다. 햇살과 바람이 삶에 미치는 영향이 어마하다.


#그럼에도 일상 노동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살림하는 인간으로서의 내가 작동하긴 해야 한다. 일하는 나도 여러 나 중의 일부 아닌가.


이룬 것들


최고 좋아요 기록한 게시물이 되었다

최근 올린 게시글은 인스타 좋아요 246. 검도할 때 쓰는 근육에 대한 이야기였음. 예시로 보이는 몸들은 내 팔과 다리를 사용했고, 몸의 각 부위를 그리는 전체 샷에는 머리 묶은 여성으로 그렸다. 댓글 다는 분들 중에 여자도 남자도 있고. 남자분들이라도 자주 와서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보면 성격 차분한 분들이신 듯도 하고. 꾸준히 보고 반응해주시는 거 참 감사할 일.


콘티 그렸다

그림 작업하면서 콘티 그렸다. 생각나는 데로 즉석에서 그리는 것보다는 이편이 더 짜임새 있게 작업되는 듯하다. 일단 나는 천재가 아니다...


작업실 인스타 업로드 나름 꾸준히 했고 타겟 관련 해시태그 추가했다

공방 작업실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꾸준히 했다. 일상글로만 도배해서 아직 유의미한 소통이나 하트 수 나오는 건 아니지만. #주부취미 #여성취미 등등 생각했던 타켓에 해당하는 태그를 추가했다. 뭔가 여성취미 남성취미 따로 정해진 건 아니지만 일단 비집고 들어갈 키워드란 게 있어서.


약간의 변화에 대한 잔재미를 알았다

일을 쉽게 하려고 같은 시리즈 디자인 제작물을 기존 이미지 틀에 맞춰 텍스트만 바꿔 보냈긴 했는데. 귀신같이 클라이언트가 그 제작물을 보고 조금씩 수정요청을 해서 실시간 반영하며 바꿔보았다. 틀거리는 유지하되 키 컬러를 바꾸고 삽입된 캐릭터를 좀 바꿔보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변화가 재미있었다.


앞으로 영감받을 것들의 콘텐츠 리스트업을 얼추 했다



영감받은 것들

#본 것들

멋있으면 다 언니 '김보라 감독' 편:

이 글을 읽으며 앞으로 읽어야할 것들에 대한 타래가 생겼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노년여성을 그리는 방식을 봐보자

“용감하고, 지성적이며, 고집도 있고, 누군가의 어머니로만 정의되지 않는 캐릭터들.”

시선으로부터 - 정세랑 “기 센 여자들 - 기세 좋은 여자들”

여성의 욕망과 일을 향한 긍정적인 단어도 더 많이 필요한 것 같다.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 효진님 글은 꼭 사수가 친절하게 말하는 것 같다.

여자는 체력: 여성의 몸과 여성의 움직임을 알고 싶어서. 근데 사실 그게 따로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료칸에서 바닷소리를 들으며 시나리오를 씁니다: 직업을 둘러싼 관계들, 그 안에서 변화하는 자신의 이야기

슬기로운 의사생활: 사람들이 대세로 좋아하는 콘텐츠는 공통감각을 위해 봐야 한다는 생각

비밀의 숲 시즌2: 시즌1 때 전전회사 편집부원들이 모두 보길래 따라본 것. 드물게 정주행 완료한 드라마.

삼생삼세침상서: 드라마 정주행 중. 이전 작인 십리도화보다 스토리 구성 자체는 좀 느린 감이 있는데 심리묘사는 침상서 쪽이 더 생생한 듯.

시와 산책: 이 책의 글이 미문이라 그런지 주변에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작가특보 ‘뭐라고? 마감하느라 안 들렸어’: 만화가 겸 에세이스트 도대체님의 글. 존대어로 끝나는 에세이는 왠지 적응이 잘 안 된다.


#내옆의 물건들

악력기, 휴대폰, 다꾸용 스티커, 책들, 필름카메라(사놓고 찍질 않는다..)




아쉬운 것들

써야 할 글 4개 중에 3개 썼다. 

그림그리는 데 품 너무 많이 들어. 한 컷씩 빠르게 치고나갔으면 좋겠는데 그럴려면 습작량이 도를 넘어야 한다. 에세이에 들어갈 한 장짜리 삽화를 아직 그리지 않았다. 앞으로의 마감일정을 감안해봤는데 거의 1일 1글 정도 쓰는 호흡으로 달려야 한다.


편안하게 제대로 노는 방법을 알고 싶다.

이쯤 대면 마감 일정만 일간 이슬아같다. 일하는 일상 말고 재미있는 일상이 없다. 물론 "자신을 증명하는 과정"이란 점에서 일이 재미있긴 한데..


35세 여성의 지금 인생 즐거움은 무엇입니까

애인은 있지만 결혼하지 않았고, 지금의 삶의 조건이 있고. 검도나 일만 주구장창 하는 건 아니고. 지금 나이에서는 터무니 없는 기대감에 설레서 뭘 하게 되진 않는다. 무목적으로 즐거운 순간이 있었으면. 이에 대한 구체적인 일상 레퍼런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마저도 일처럼 접근한다. 지금으로썬.. 책읽기?! 드라마 정주행?!


돈 공부, 잘 안 보게 된다

먹고 살아야 하는데... 왜 땜에!


다음 계획

#원고 작업

(써야 하는 순서대로)


선배를 가르치는 후배

놀랄만큼 기뻤고 아무 일도 없었지만

여성사범 강습회에 가다

캐나다로 검도하러 간 썰


: 상황에 대한 글, 남에 대한 글을 쓰고 싶은데 정작 내 손에서 나오는 건 왜 항상 어떤 사안에 대한 '내 생각'만 주억거리는 글인지. 아이고.


#그림 작업

발구름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숙련자들에게는 별로 고민꺼리가 아니지만 초보자들한테는 소리가 잘 안나서 고민인 부분이니까)


#스포즈지도사2급 자격증 공부(면접 대비)

이번 주에 외워둘 거 그냥 적어둡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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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격자의 기회(好機)에 대하여 기술하라.

1.상대의 겨눔에 허점이 있을때.
2.격자(擊刺)의 기회를 만들어서 격자(擊刺)
    1)상대에게 허점이 없을 때는 공세로 나가든가 검선(劍先)을 떨치든가 튕기든가 감아떨어 뜨리든가 눌러서 겨눔을 무너뜨리고 기회를 포착하여 격자(擊刺)한다.
    2)상대의 기(氣)를 혼동시키고 허(虛)를 만들어 격자(擊刺)한다.
        예)손목을 칠 듯이 보이고 머리를 친다.
    3)상대가 방어하려는 찰나 타부위에 발생하는 허점을 격자(擊刺)한다.

3.상대가 기술을 걸어오는 찰나의 나오는 머리를 빨리 친다.
이 경우 상대의 허점을 기다렸다가 격자(擊刺)하는 것은 실패로 끝난다. 상대의 마음이 이미 손목이나 머리등의 목표를 향하여 수족(手足)이 동작하려는 때이므로 이때를 놓침없이 격자(擊刺)하면 상대는 수족(手足)의 동작을 급히 변화시킬 수가 없으므로 쉽게 격자할 수 있다.

4.상대가 격자(擊刺)해오는 순간에 허점을 보아 격자(擊刺)한다. 예)눌러손목치기, 빼어허리치기

5.상대의 겨눔이 갖추어져 있지 않을때.
상대가 이상한 겨눔을 할때는 어떤 생각이 있어서 하는 것이니 이럴때 이에 응하면 안된다. 상대의 겨눔에 상관없이 차분한 마음으로 겨눔에 대비하면 상대는 다시 자세를 바로 잡을 것이다. 그겨눔을 바로 잡는 순간의 헛점을 빠르게 격자(擊刺)한다.

6.상대의 격자(擊刺)해오는 劍을 죽이는 순간.
상대가 격자(擊刺)해왔을때 劍을 튕기고, 흐르게하고, 떨치고, 감고, 스쳐올리는 등으로 劍을 죽인 순간에 친다.

7.상대가 움직이지 않을때
상대가 움직이지 않는것은 지쳐 있거나 겁을 먹고 있거나 의심을 하거나 망설이는 등 생각에 잠겨 있을 때이다. 이럴때 지체없이 격자(擊刺)한다.

8.상대로 하여금 서둘게 하고 격자(擊刺)한다. 급하게 서둘 때는 불안하여 허점이 생긴다.

9.상대가 기술을 더 이상 걸어오지 않을때.
기술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때는 체력이나 정신적으로 지쳐 있을 때이므로 놓침없이 격자(擊刺)한다.

10.의심하는 움직임이 보일때.
마음에 어떤 의심이 생기면 모든 면에서 주의가 소홀해져 있는 것이므로 약간의 동요에도 허점이 생긴다.


#클라이언트 업무

인터뷰 건은 아직 홀딩. 온라인 채널운영 건은 콘텐츠 제작요청 오면 진행. 선금신청 서류 접수는 완료. 주초에 채널운영 관련한 수치 정리 문서작업을 해야 한다.


#공방 작업실

동네 유동인구인 분들이 보기에 '아 예쁘다' 란 느낌이 드는 외부 구조물이 있으면 좋겠다(입간판 주문제작 돈을 팍 써버릴까). 습기 찼던 물건들은 꾸준히 말려주고. 공간에 향을 더할 물건들을 찾아서 장바구니에 넣자. 앞으로 공간 정비에 필요한 것들. 공방 벽면에 방수용 페인트 칠 해야 한다. (건물)주님이 알아봐주기로 했다. 앉는 의자가 좀더 있음 좋겠기도 하고. 공간 자체에 뭘 더 더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다시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 공간의 현재 상황에 대해 메모해보고 해야가야 할 일들의 리스트를 손으로 끄적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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