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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골짜기 혜원 Nov 02. 2023

보약 같은 가을무 먹은 힘으로!

눈물 나게 고마운 《살짜쿵 휴양림》 문학나눔 선정 소식과 함께  

가을이면, 가을이 지나갈 때면

텃밭 가을걷이에 마음만 바쁘고,  

훌쩍 추워진 산골 아침을 맞으며

이 겨울은 또 어찌 날까 때 이른 걱정이 찾아들곤 해요. 


그러다 따사로운 한낮 햇살 아래서

이것저것 거두고 말리다 보면

하루가 이러구러 저물곤 합니다. 


한 손에 잡히는 텃밭 무. 속살도 뽀얗게 곱더랍니다.


가을의 절정이자 마무리가 될  

십일월 첫날을 맞이하여,  

실하게 자란 텃밭 무로 무생채를 만들었습니다. 

한 손에 잡히는 어여쁜 무. 

속살도 뽀얗게 곱더랍니다.  


오랜만에 하는 음식이라 왠지 낯설어

인터넷으로 만드는 법 찾아가며

정성껏 썰고 무치면서  

올가을 첫 무생채를 밥상에 들였어요. 


맛은 아직 덜 들어서요,  

아삭하게 씹히는 맛에 기대어

몸에 소중하게 들였습니다. 

가을무는 보약이라고 하니까  

먹는 것만으로도 뿌듯합니다.


올가을 첫 무생채를 밥상에 들였어요.


이 가을, 

제 마음에 보약처럼 다가온 소식 하나가 있어요.  

지난 6월에 나온 제 책 《살짜쿵 휴양림》이 

문학나눔 도서에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이야기에 

뭔가 믿기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문학나눔을 펼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누리집에 찾아가 보았습니다. 

정말이네요!   

생각지도 못한 선물 앞에서   

살짝 눈물이 날 것만 같았어요. 


제가 펴낸 책 《살짜쿵 휴양림》이 문학나눔 도서에 선정되었어요. 가을이 안겨 준 깜짝 선물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어요.


사는 일에 충만한 듯 

사는 아픔에 쓰라린 듯….  

괜찮다가 덜 괜찮다가, 하면서  

들쑥날쑥한 산골살이에    

힘과 용기를 주는 듯합니다. 


슬슬 해 저물 때가 다가옵니다. 

마당에 널어 둔 것들 밤이슬에 젖지 않도록  

차곡차곡 거두어들일 시간이에요. 


양은 얼마 되지 않아도

때마다 이렇게 몸 부리자면 

많이 번거롭고 힘도 들거든요. 

그래도 이 과정이 있어야

가을걷이 갈무리가 기본은 되니까요. 

보약 같은 무생채 먹은 힘으로

씩씩하게 움직여 보렵니다. 


푸릇하고 싱싱한 무청처럼 저도 씩씩하게 살아야겠죠!


선선한 가을바람에 

무청이 하늘거립니다.  

싱그럽게 아름답네요. 

제게 온 이 하루와 

다가올 새 나날들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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