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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골짜기 혜원 Nov 08. 2023

첫서리 앞에서 단단하게 마음을 여밉니다

삶이 안겨 준 숙제들을 살포시 껴안으면서 살아야지   

산골에 첫서리가 오셨어요!

온 텃밭이 은은한 은빛으로 물들었습니다. 


가장 먼저 배추랑 무 곁으로 가 봅니다.

서리 내린 모습이 추워 보이기보다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어젯밤 추위를 기꺼이 맞이하고 견뎌낸, 견디고 있는

어떤 당당함이 서려 있는 듯했어요.  


서리 맞은 무청 모습에서 추위를 견뎌낸, 견디고 있는 당당함이 느껴집니다.


아….

배추처럼 무처럼

제 앞에 다가올 시간들을 추운 산골 겨울도, 

씩씩하게 받아들이고 또 헤쳐 나가고 싶습니다.

 

올해는 전보다 첫서리가 늦었어요.

전에는 시월 말쯤에 찾아올 때도 많았거든요.

서리가 내리면 겨울이 성큼 다가오니까요, 

어쩌면 오지 않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어요. 

이곳은 한겨울이 참 많이 춥거든요.  


자연의 흐름 따라 끝내는 맞이하게 되었어요.

서리를 보면 좀 슬플 것도 같았는데,  

아니에요. 

오히려 뭔가 힘이 솟는 기운이 느껴진답니다. 


서리 내린 배추 모습이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첫서리 앞에서

단단하게 마음을 여며 봅니다.

자연의 시간과 더불어 

삶이 안겨 준 숙제들을 살포시 껴안으면서

오늘도 즐겁게 신나게 힘차게 하루를 열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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