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재난 시민들의 목소리 <이태원으로 연결합니다>
도서출판 플레이아데스의 첫 책
그 대망의 인쇄 날!
전북 장수 산골에서
경기도 파주 인쇄소까지
조금은 긴 여정 속에
참 오랜만에 종이 내음 가득
행복하게 만나고 왔습니다.
사진이 다채로운 이번 책
인쇄 감리에 꼼꼼히 공들여야지,
마음 굳게 먹고 있었습니다.
출판사 직원으로 일할 적부터
오래 알고 있던 인쇄소 정문 앞에
딱 들어서던 순간 조금 시큰했어요.
무척 오랜만이었거든요.
전보다 규모가 커진 모습에
안도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출판 산업이 어렵다고
제아무리 말들이 맴돌아도
꿋꿋하게 한 길을 걷는 그
뚝심과 실력이 느껴졌기 때문이죠.
설렘을 안고 인쇄소 안에
몸을 들였습니다.
널찍하고 쾌적한 풍경 속에
정돈되게 쌓여 있는 종이와 잉크
“탁탁탁탁” 경쾌하게 돌아가는
인쇄기 소리, 그 옆으로
차분하게 오가는 지게차
또 그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사람들.
고향에라도 온 것처럼
아늑하고 편안했습니다.
저희 책을 맡아 주신 인쇄 기장님과
커다란 종이 한 장을 앞에 두고
첫인사를 나눕니다.
“아…. 청을 좀 빼 주세요.”
“황을 좀 올려 주시겠어요.”
인쇄 감리가 시작된 것이죠.
제 말을 곰곰이 새겨들으시며
인쇄 기계를 이리저리 조작하고
다시금 같은 장면이 담긴 종이를
펼쳐 주십니다.
“다시 보시겠어요?”
“네, 좋아요! 이렇게 가면 되겠어요^^”
제가 바라는 느낌을
곧바로 구현해 주시는
인쇄 기장님이 어느 순간
참 친근해지기 시작하면서
감리를 표현하는 문장이
조금씩 길어집니다.
“여기가 좀 퍼레요.”
“이 사진 붉어 보이지 않나요?”
살짝만 길어지던 제 이야기는 어느새
“음.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그러니까 이분 모습이요,
진짜 멋지게 나와야 되거든요.
작심하고 찍은 사진이어서요.”
“이 사진이요, 크기는 작지만
되게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어서
예쁘게 나오면 좋겠어요.”
“실은 편집 작업할 때
이 사진이 좀 고민이었어요.
종이에 잘 구현이 될까.
어떻게 보이세요. 괜찮을까요?”
자꾸자꾸 길어지는
어느 한 마디 놓치지 않고
기계 앞으로 움직이시던 기장님.
다시금 인쇄된 종이를 보여 주시면
어찌 그리도 제 맘에 쏙 드는지.
“좋아요!”
하고 신이 나서 말을 하면
무척 환하게 웃어 주십니다.
기계 소리 잠시 멈추는 틈에는
이 책이 이런 내용이고
이런 마음으로 만들었다,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책에 얽힌 사연들도 들려드렸어요.
“아.... 제가 아직 이태원에 못 가봤어요.”
인쇄 기장님의 말씀 바로 받자와
“네, 저도 이 책 만들면서
가 보기 시작했어요. 아직 몇 번 못 갔어요.”
대답을 드립니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인쇄 기장님과 저는
시종일관 흐뭇하게 웃으며
《이태원으로 연결합니다》의
모든 인쇄 과정을 함께했습니다.
더구나 무척 감사했던 일은
일정상 어쩔 수 없이 휴대폰으로만
인사를 나눈 종이 업체 대표님이
인쇄소로 친히 찾아와 주신 거였죠.
시민으로서 책에 쓰일 종이로
추모하는 마음 함께할 수 있어서
고맙다고 말씀하십니다.
더구나 북펀딩까지도 참여했다면서요!
감동과 흥겨움이 뒤섞인 시간이
드디어 끝나고
떠나야 할 순간이 되었습니다.
반나절 조금 넘는 시간에
인쇄소 곳곳에 정이 들었는지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지만
“인쇄 멋지게 잘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힘찬 목소리로 배꼽 인사를 전하고
정든 인쇄소를 빠져나옵니다.
고속버스에 몸을 실어
삶터로 돌아가는 밤길.
당신들이 계셔서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고
우리가 책을 만날 수 있다는
이 당연하고도 엄청난 사실을
꼭꼬 되새기며
세상 모든 인쇄소와 종이 업체
많은 분들께 감사 인사를 띄웠습니다.
이분들이 현장에 있는 한
책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도 같습니다.
일박이일 (몸만) 조금 고되었던
인쇄 출장을 마친 오늘 아침.
이른 시간에 절로 일으켜지는
몸을 앞세워 책상 앞에 앉습니다.
다음 주 서점들에 배포되기에 앞서,
온라인 서점 북펀딩에 참여한 독자님들은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재난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책,
《이태원으로 연결합니다》를
조금 먼저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종이와 인쇄 전문가분들의
사랑과 열정이 더해진 책의 온기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사람과 종이의 향기에 취한 기운으로다가,
10월 20일까지 이어지는
도서출판 플레이아데스의 첫 북펀딩에
관심과 성원을 계속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마음 내어 주신 분들도
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차근히 힘내서 걷고 있습니다,
계속 걸어갈 힘을 얻습니다! ^^♡
*《이태원으로 연결합니다》 바로 만나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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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으로 연결합니다》 북펀딩 참여
: 아래 웹주소를 복사해 웹페이지에 입력하면 바로 연결됩니다.
https://www.yes24.com/campaign/01_Book/yesFunding/yesFunding.aspx?EventNo=252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