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노동자들을 살리기 위한 <굴뚝신문>이 산골에 온 날
산골에 <굴뚝신문>이 왔습니다.
두툼한 뭉치를 택배기사님한테
전달받는 순간, 바로 뜯어서
한 부 드리고픈 마음이 일렁였는데
애석하게도 실천하지는 못했습니다.
책을 볼 때 그러하듯이
신문 앞면을 먼저 죽 훑고는
곧이어 맨 뒷면을 바라봅니다.
“꿀잠 김소연이 보낸
비정규 인생 20년 고공 인생 20년
세계신기록 고공여지도”
아… 말할 사람도 없는데
말문이 턱 막히면서
마음속 탄성이 터집니다.
이토록 서러운 이야기에
이렇게 기막힌 제목이라니!
“김소연이 20년 세월을 회상한다. 2005년 7월 비정규직노조(기륭전자분회)를 결성하고 공장에서 쫓겨난 여성노동자들에게 세상은 무심했다. 대법원은 불법 파견이지만 2년이 되지 않았으니 해고가 정당하다고 했다. CCTV 철탑, 미술관 옥상, 서울시청 조명탑…. 사람이 오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올라 소리쳤다.”_‘세계신기록 고공여지도’ 기사 가운데
저도 많이 어리던
그 시절을 기억합니다.
퇴근하고 낯설디낯선
기륭전자 공장으로 첫 연대의
발걸음을 하던 느낌마저도
생생히 떠오릅니다.
이제는 신문의 본문을
한 글자 두 글자 놓치지 않고
읽어야 할 차례입니다.
노안이 당도한 지 한참인데
신기하게도 <굴뚝신문>의
작은 서체가 돋보기안경 없이도
눈에 들어오네요.
때로 마음이
신체의 객관적 현실을
넘어서기도 하나 봅니다.
“사람 살려”
문정현 신부님이
목판에 새긴 외침을
나의 목소리로 읊어 보며
<굴뚝신문> 제작진 모든 이들께
그 커다란 수고와 정성과 사랑에
뜨거운 감사를 전합니다.
신문 진짜 멋지게
잘 나왔습니다!
고맙습니다~
*<굴뚝신문> 전면 pdf로 만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