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골짜기 혜원 Sep 27. 2018

산골 강사의 파란만장
도서관 강연 이야기

서울에서 여주까지 기타와 함께 떠난 알콩달콩 도서관 출강(?) 여행   

바람이 선선하던 9월 어느 날 저녁, 영등포에 있는 아담한 도서관에서 제 책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를 두고 강연을 했어요. 책이 나온 뒤로 친한 사람들과 함께 소박한 북콘서트를 했고, 장수활력센터란 데서 마련한 산골 캠프에서도 강연 비슷한 시간을 가졌지만 도서관은 아, 도서관은 왜 그런지 겁부터 났어요.


처음 이곳에서 연락이 왔을 때 ‘대체, 왜, 나를?’ 이런 생각부터 들었죠. 그래도 초짜 저자가 오라는 데는 다 가야죠. 불러 주는 것만도 고맙고 또 고마운 일인데.


그렇게 불현듯 닥친 강연 약속을 잡고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면서 걱정은 차근차근 설렘으로 바뀌어 갔어요. 저를 초대한 사서 선생님이 정말 정겹고 따뜻하고 좋았거든요. 전화도 나누고 전자우편도 주고받으면서 정이 아주 담뿍 들어서는, 제가 과연 강연을 하러 가는 건지 이 사서 분을 만나고 싶어 움직이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답니다. 


도서관 곳곳에 예쁘게 제 강연 소식을 붙여 놓은 모습이 눈에 들어왔어요. 이 모든 게 사서 선생님이 공들인 흔적이라는 걸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죠.


처음 가 보는 도서관에 들어가 잠시 기웃하는데, 제가 오는 때를 어찌 알고 곧바로 위층에서 후다닥 내려오는 머리가 곱게 길던 한 사람, 전화 목소리와 전자우편 글자로만 만났던 바로 그 사람이었죠! 처음 보는 얼굴임에도 지친 몸과 마음이 탁 놓이면서 막 편안해졌어요. 


도서관 곳곳에 예쁘게 제 강연 소식을 붙여 놓은 모습도 그제야 눈에 들어왔죠. 이 모두가 사서 선생님이 공들인 흔적이라는 걸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어요. 


강연에 온 분들은 그리 많지 않았어요. 신청은 많이 했다는데 불금이라 그랬을지 제가 지나친 무명이라 그랬을지, 여하튼 그간 두 번이나 사람들 앞에 섰던 때보다 훨씬 적은 분들 앞에 우뚝 일어서야만 했죠. 다행이라면 혹시나 싶어서, 그리고 또 낯선 곳에서 힘 좀 받고 싶어 불러 모은 제 지인 몇몇이 찾아와서 그나마 덜 썰렁할 수 있게 자리를 채워 주었다는 거예요. 


생애 첫 도서관 강연. 심호흡 크게 하고 여기를 강연장이 아닌 무대로 여겨 보자고 마음먹었어요. 마음 단디 먹고 시작한 한 시간 반 강연을 무사히, 큰 탈 없이 해냈답니다.


심호흡 크게 하고, 여기를 강연장이 아닌 무대로 여겨 보자고 마음먹었어요. 제가 거리 공연이나 소박한 무대에서 노래를 한 적이 가끔 있거든요. 그때는 떨리긴 해도 신나게 그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나름 무대 체질(?)인지라 사시나무 떨듯 흔들리는 마음을 그렇게라도 다잡아 보려고 한 거죠. 


실제로 제 강연에서는 노래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해요. 나름 산골 노동요가 책 속에 많이 녹아 있는데, 그 노래 이야기를 많이 풀어내고 있거든요. 저는 아직까지는 ‘말’보다 ‘노래’로 사람들 앞에 설 때가 더 좋답니다. 기타가 든든히 제 곁을 지켜 주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 마음 단디 먹고 시작한 첫 도서관 강연 한 시간 반을 제가 생각해도 무사히, 큰 탈 없이 나름 매끄럽게(?) 해냈어요. 


많은 분들은 아니었지만 생판 모르는 산골 혜원 이야기를 들으러 찾아오신 분들 얼굴이 하나둘 떠올라요. 저 맨 뒷자리에서 환한 얼굴로 죽 제 모습을 바라봐 주신 분, 가운데 자리에 앉아 제가 노래할 때마다 방긋 웃으며 손뼉 신나게 쳐 주신 분, 맨 앞에서 제 눈빛을 천진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아이들, 그리고 또…. 


나중에 제가 동원해서(?) 온 친구한테 물으니 강연은 괜찮았는데 목소리가 좀 쉬어서 노래는 좀 별로였대요. 음이 높았다나요? 아이들이 몇 있어서 동요 몇 곡 원 키로 불러 보고자 한 게 무리가 됐나 봐요. 뭐, 그런들 어때요. 제가 노래공연을 하러 간 것도 아니니까요.^^


강연 마치고 도서관 사서 선생님이랑 헤어지는데, 왜 그렇게 아쉽던지요. 이제 헤어지면 언제 또 볼지 알 수가 없잖아요. 도서관 안에서, 밖에서 연거푸 함께 사진을 찍으며 간신히 이별의 시간을 마무리할 수 있었답니다. 


생애 처음으로 도서관 강연장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어찌나 떨리고 설레던지요. 사실 겁도 많이 났어요.
많은 분들은 아니었지만 생판 모르는 산골 혜원 이야기를 들으러 찾아오신 분들 얼굴이 하나둘 떠올라요. 맨 앞에서 제 눈빛을 천진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아이들, 그리고 또….


영등포 도서관에 이어 여주에서 강연을 해야 하는 9월 15일 토요일 아침이 밝아 왔어요. 산골 강사가 운이 참 좋았죠. 한 번에 출장 일정을 치를 수 있게 강연 시간이 연이어 잡혔으니까요. 


피곤함 무릅쓰고 새벽 6시에 일어나 주섬주섬 짐 정리하고 밖으로 나서는 길, 빗방울이 촉촉이 떨어지더군요. 저는 어릴 때부터 비를 좋아했어요. 살랑살랑 얼굴에 와 닿는 빗방울이 반가워 우산도 펴지 않고 지하철역에 이르렀죠. 기타가 젖을까 쪼끔 걱정은 됐지만. 


여주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조금 더 굵어졌어요. 비는 좋았지만 이 비 덕분에 강연에 오는 사람 몇은 줄어들겠구나, 그런 하잘것없는 걱정 잠시나마 했네요. 비 내리는 토요일 아침, 역으로 마중 나온 여주 작은 도서관 사서 선생님을 드디어 만났어요. 


여주 작은 도서관 풍경. 이런 도서관 분위기 너무너무 좋아요, 사랑스러워요~^^


맨 처음 작은 도서관 사서 선생님이 전화 주셨을 때가 생각나요. 이 도서관은 어느 작은 시골마을에 있다고 하시기에 조심조심 그렇지만 좀 길게 진심을 가득 담아 부탁드렸어요. 제 책으로 시골 분들한테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부끄럽고, 오히려 민폐가 될지도 모르니 제 강연이 맞춤한지 다시 꼭 생각해 보시면 좋겠다고.


실은 제 걱정이 그분한테 잘 들려서 강연을 하지 않겠노라 연락이 오기를 바랐어요, 진심으로요! 하루 지나 다시 전화가 왔어요. 괜찮다고, 하면 좋겠다고요. 그렇게까지 이야기하는데 제가 뭐라고 더 물러서겠어요. 당근, 하기로 했지요! 그런 뒤에 이 선생님과 몇 번 더 전화를 나누고 전자우편도 주고받으면서 조금씩 정이 들더군요.


살다 보면 한 번에 팍 정이 드는 사람이 있고 처음에는 좀 낯설다가도 한 번 또 한 번 소통할 때마다 저이의 숨은 매력이 느껴지면서 천천히, 조금씩 마음이 가는 사람도 있어요. 여주 작은 도서관 사서 분이 그랬어요. 그렇게 강연 걱정은 또 어느새 뒷전이고 도서관 선생님 만나 볼 설렘이 어느새 제 안에 가득 들어차게 되었죠. 


그리고 드디어 그이를 만나던 날, 비 내리는 길 위에 서 있는 낯선 차 안에 슬며시 몸을 디밀던 순간부터 왜 그리도 기분이 아늑하고 좋던지요. 처음 만나는데도 도서관까지 가는 그 짧은 십여 분 동안 왜 그리도 이 이야기, 저 말 술술 풀어 나오게 되던지요.


다 그 도서관 선생님 덕분이었을 거예요. 먼 길 오는 저를 따스하게 배려하는 첫인사부터 소박한 강연 마치고 떠나는 그 순간까지 세심하게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나하나 챙겨 주던 그 마음과 손길. 강연 시작 전부터 마칠 때까지 그리고 여주를 떠나온 지금 이 순간에도 제 마음을 흐뭇하게 감싸고 있답니다.


입구부터 왠지 포근했던 작은 도서관 강의실 앞에 외로이 우뚝 서 있는 이 작은 포스터에도 사서 선생님의 정성과 마음이 그대로 묻어났어요.



여주 작은 도서관은 첫 연락할 때부터 작은 강연장에서 열 명쯤 되는 분들과 만나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말씀 그대로였어요! 작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서로 눈빛 마주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그런 아늑한 곳이었죠. 신청한 분들이 모두 오진 않았지만 예닐곱 되는 분들과 마치 다과회라도 나누는 것처럼 참으로 편안하고 즐겁게 이야기도 노래도 풀어낼 수 있었어요. 


대체로 귀농, 귀촌한 분들이 많았는데 멀리서 오느라 고생했다고 그리도 반가워해 주시고 강연 끝난 뒤에도 진심 어린 질문과 자기들의 속 이야기도 나누고, 어느 어르신은 도끼질에 대한 도움 말씀도 들려주시고. 저와 눈 마주치고, 노래도 함께하며 마음을 나누었던 한 분 한 분 얼굴이 지금도 새록새록 생각이 난답니다. 


버스 잘 탔는지 마지막까지 애정 어린 전화를 주신 사서 선생님께 이렇게 말씀을 드렸어요.


“오늘부터 여주가 무척 좋아졌어요. 도서관에서 함께한 시간 덕분에 장수에 돌아간 뒤에도 한동안 아주 행복할 거 같아요~” 


참으로 소박하고 따스하고 정겨웠던 여주 작은 도서관 강연. 오래오래, 아마도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이 밤. 영등포 도서관이랑 여주 작은 도서관 사서 선생님들이 참으로 그립기만 해요. 서울에 살면 두 곳 다 어쩌다 한 번씩 발길을 내딛을 수 있을 터인데 멀고 먼 이 장수에서는 대체 방법이 없어요. 


얼굴 모르는 저를, 오로지 책 하나를 징검다리 삼아 따뜻하고 포근하게 보듬어 준 이분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길을 행복한 꿈속에서라도 알려 주면 참참 좋겠어요. 그러면, 저는 그 길을 무조건 좇을 것만 같아요. 정말로 다시 또다시 만나고만 싶으니까요!


산골 강사의 기타는 사람과 이야기를 싣고~ 


옷가지 담은 큰 가방 가슴에 안고, 검고 커다란 기타 가방을 어깨에 메고 서울에서 여주로 출장(?) 강연을 다니면서 오로지 ‘기타’ 때문에 생겨난 재미난 이야기들이 있답니다. 혼자만 알고 있기엔 좀 아까워서 살짝 풀어 봅니다. 


여주 어느 지하철역에서 기타를 징겅다리 삼아 다가오신 교회 어머니를 만나기 일 분 전쯤! 가방에 기타까지 짊어진 제 모습이 괜스레 우스워서 화장실 거울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답니다.


강연 둘째 날, 여주에서 있던 일입니다. 지하철역에 내려 화장실 앞에 서 있는데 예순은 훌쩍 넘겼을 듯한 어느 아주머니가 다가오셔요.


“기타 배우나 봐요?”


“네? 아, 배우는 건 아니고요 그냥 좋아서 혼자 쳐요.”


“나도 기타 3년째 배우는데 영 어려워요. 그래도 악기 하나쯤 다룰 줄 아는 게 사는 데 훨씬 재미가 있는 거 같아요.”


“네, 맞아요. 악기를 다루면 그것만으로도 행복이 늘어나죠.”


여기까진 참 좋았습니다. 나이 꽤 드신 어머니가 기타를 배운다니 괜스레 흐뭇했고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교회 다니세요? 이거 한번 읽어 보세요.”


올 것이 왔구나…. 다른 때 같으면 읽지 않을 게 뻔해서 받지 않았을 텐데 이날만큼은 그 손길을 물리칠 수가 없더라고요. 


“네, 잘 읽어 볼게요.^^” 


그렇게 웃으며 교회 팸플릿을 받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종이는 버리지 않고 집에까지 가져왔네요. 물론 읽지는 않았지만요. 이날 참 궁금했어요.


‘저 어머니는 정말로 기타를 배우실까? 기타 든 내 모습 보고 혹시, 갑작스레 만들어낸 이야기는 아닐까? 아니야, 그럴 리는 없을 거야. 3년이나 기타를 배운다는 말도, 악기 하나 다루니 참 좋다는 말도 경험 없이 막 지어내서 하기는 쉽지 않은 이야기니까. 그래, 내가 모르는 하느님 이야기는 그냥 넘기더라도 기타를 징검다리 삼아 건네신 교회 어머니 말씀만큼은 믿자!’ 


교회 어머니의 다정한 말씀에 힘입어서인지 여주 도서관 강연은 정말 행복하게 치러냈어요. 강연 마치고 시골버스 타고 다시 여주 시내 쪽으로 나왔죠. 그러곤 대학로까지 긴 지하철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서울 온 김에 그날 꼭 봐야만 하겠는 연극이 있었거든요. 


 영등포 도서관에서 강연하기 전, 배는 안 고팠지만 기력 딸릴까 걱정된 나머지 어느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는데, 좁은 편의점에 기타 하나 둘 곳이 만만치 않았어요.


기타는 메고 다니는 것도 힘들지만 지하철 타고 내릴 때도 거추장스럽기가 아주 그지없어요. 진짜 힘겨워요. 지하철에 간신히 빈자리가 생겨 냉큼 꿰차고 앉았더니만 옆자리에 이어폰 꽂고 있던 한 여자 분이 대뜸 말을 걸어요.


“그거 기타예요?”


“네에~”


“와, 멋있다! 나는 드럼 배워요.” 


“드럼 좋죠. 전 드럼을 못 배웠어요.”


“오늘 무슨 공연이라도 하세요?”


“아뇨 그냥 모임이 있어요.”


“아, 기타 동호회 같은 거구나.”


“네, 그런 거 비슷한 거요.”


피곤해 죽겠는데, 대답할 기운도 없는데 이 여자 분이 자꾸만 말을 겁니다. 끊임없이 말을 시킬 태세인지라 더는 안 되겠어서 구세주가 되어 줄 손전화를 꺼냈죠. 마침 문자 답장 보낼 곳도 있곤 해선. 그러니 옆에 앉은 그분도 다시금 이어폰을 꽂습니다. 괜스레 미안하지만 더 말을 주고받기엔 정말 몸이 힘들었어요. 다행인지 아닌지 나보다 몇 정거장 앞에서 내리는 그 여자 분, 일어서면서 가벼운 인사말을 건넵니다.


“기타 앞으로도 재밌게 치세요.”


“네, 드럼 열심히 배우세요!”


그렇게 헤어지고 나니 왜 그런지 마음 한편이 짠해요. 실은, 약간 오해도 했어요. ‘도를 아십니까’ 비슷한 말을 혹시라도 건네지 않을까 하는. 하지만 그렇게 슬며시 웃으며 떠나는  앞모습, 뒷모습을 보자니 내가 참 많이 모자라는구나 싶었죠. 


오로지 ‘기타’ 하나만 보고, 자기도 드럼을 배우다 보니 같이 ‘음악’ 언저리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그저 말을 걸고 싶었을 뿐이었을 텐데…. 그조차도 용기가 필요했을 터인데 제가 너무 성의 없이 대한 걸 그분이 혹여나 눈치 채지 않았을까, 뒤늦게 걱정도 밀려오고요. 이어폰 꽂고 있던 그 여자 분이랑 헤어진 뒤에 내내 반성, 또 반성을 했답니다. 


지하철에  가까스로 안착(?)한 기타. 제 아무리 힘들어도 임산부 자리만큼은 차지하지 않았음을!


꿈에 그리던 대학로에 도착해서(서울 살 때 대학로를 엄청 좋아했어요.) 연극 한 편 잘 보고 드디어 친한 사람들과 술 한잔 하러 가는 길. 어느 편의점에 들어가 기호식품 하나를 사는데 계산하던 분이 불쑥 물어요.


“그거 기타예요?”


“네, 기타 맞아요.”


그랬더니만, 참으로 수줍고도 고운 얼굴로 한마디 슬쩍 건넵니다.


“멋있어요~^^”


너무나 순수하고 해맑게 웃던 그 여자 분 표정이 지금도 생생해요. 그제야 이틀 내내 기타 짊어지고 다닌 피로가 스르륵 풀리는 듯했죠. 


그렇게 저 혼자 기타 메고 서울, 여주 도서관 강연 일정을 마쳤어요. 맨 처음 여주에서 만난 교회 어머니부터 지하철과 편의점에서 만난 여자 둘. 돌이켜 보면 이 기타 하나로 참 여러 사람들과 옷깃을 스치고 말 인연까지 맺었네요. 그 순간에는 당황만 하고 제대로 말 나눔도 잇지 못했지만 이제 생각하면 참 순수하고 고마운 사람들 같아요. 


 산골 강사 삶에 처음으로 닥친, 도서관 출장 강연 일정을 모두 마치고 돌아가던 어느 지하철역에서. 큰일 치렀다는 뿌듯함 때문인지 이때만큼은 기타가 무겁지 않았어요.


기타 덕분에 그리고 그 사람들 덕분에 제 인생 공책이 한층 따뜻하고 두터워졌다는 걸 이제는 알 것 같아요. 앞으로 강연을 핑계 삼아 기타 메고 길 떠날 여정이 얼마나 더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기타 하나만 보고 제 곁에 다가오는 분들을 정성스럽고 따스하게 맞이할 수 있을 듯해요.


9월 한 달 동안 펼쳐진 산골 강사의 파란만장 도서관 강연 이야기. 여기서 마무리가 되는 듯싶지만 안타깝게도(?) 끝이 아니어요. 독서의 달 구월이 끝나고 본격 추수의 계절 시월이 오면 산골 강사는 또 어디론가 떠나게 됩니다. 다음 장소는 바로 충청도! 


강연 날짜까지 아직은 한참 남았지만 벌써부터 궁금하기만 해요. 시월의 어느 멋진 날, 충청도 어느 깊숙한 곳에 자리한 도서관 강연에서는 요놈의 기타 짊어진 산골 강사, 또 어떤 인연들과 새로운 추억을 한 아름 만들어 가지고 오게 될지 말이죠!  


산골 강사의 인생 공책을 두텁고 따뜻하게 해 준 기타야, 고맙고 사랑해~^^ 앞으로도 죽 너와 같이 갈 거야!


작가의 이전글 어느 작은 산골 부부의 행복한 추석 전날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