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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쿼카킴 Jan 12. 2019

게임 2. 우리 게임이 뭐가 나빠요?


 아무튼 지금은 너무 늦어버렸다. 나는 게임이라면 고루고루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게임이 어느 정도 내 인생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쉽게 게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게임에 대한 세상의 편견 가득한 말을 들을 때면, 온몸을 던져 게임을 변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게임 산업이 어마어마한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한국 게임의 수출시장도 작지 않지만 아직도 게임, 특히 온라인 게임에 대한 대중적 인식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나는 그런 인식이 ‘논다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노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듣고, 스스로 놀고 싶은 감정을 억제하고 자제해야 한다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게임 산업의 성공과 프로그래머, 프로게이머, 게임BJ 등 게임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수익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현재 게임의 지위를 인정하기보다 “뭐? 그 정도로 게임을 하는 사람이 많단 말이야?” 정도의 반응이 돌아오곤 했다.

 사회적으로 게임은 흔히 쓸데없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하고, 사회생활을 불가능하게 하고, 폭력성을 높이고, 인간관계에 문제를 일으키고, 심지어는 범죄로 발전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나만 해도 온라인 게임을 좋아한다고 하면 ‘무슨 여자애가…’ 하는 시선은 물론이요 ‘네 나이가 몇인데 한심하다, 한심해’ 하는 반응도 많이 받아봤다.

 하지만 그건 모두 오해다. 게임에 몰두하는 플레이어야말로 누구보다 현실과 게임 속의 세계를 잘 구분하고 있다. 나 역시 게임 속 캐릭터처럼 힘이 세거나 다양한 능력이 있지 않다는 게 사무치게 안타깝다! 또 게임 속 인간관계를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게임은 혼자 하는 것 같아 보여도 약속이나 도움, 협동, 심지어는 희생에 이르는 인간적 가치를 발견하고 더욱 발전시켜 가는 것이 진짜 핵심이다. 게다가 게임에 참여하는 모두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협력해서 마침내 승리를 이뤄냈을 때의 기쁨은 얼마나 큰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뿐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과정, 성취와 유대감에 이르는 사회적으로 충족되지 못했던 여러 욕구가 게임을 통해 채워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모두 알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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