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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쿼카킴 Jan 12. 2019

게임 3. 우리는 놀아야 한다


 ‘호모루덴스(노는 인간)’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요즘이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는 별개로, 서서히 일하는 만큼이나 잘 노는 것도 인생에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쉬는 것의 의미로도 물론 중요하지만, 새로운 에너지와 영감을 얻기 위해서도 잘 노는 것이 필수적인 시대가 되었다.

 가장 창의적인 생각은, 일하는 동안에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그 사람의 진정한 가치를 보고 싶다면, 그가 퇴근 후 무엇을 하는지 봐야 한다. 인생의 어느 순간이든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다. 학생이라면 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에 나의 숨겨진 가능성이 가만히 잠들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직장인의 진정한 열정은 주말에 깨어나는 법이다.

 게임을 함께 하는 평범한 직장인 P는 요즘 퇴근과 동시에 회사 건물에서 뛰쳐나온다. 

 “야 나 빼고 시작하지 마라? 나 지금 퇴근했다? 달리는 중이다?”

 P의 연락은 대체로 다급한 진심을 담고 있다. 그렇게 사이버 세계에서 만난 P는 하루 종일 일한 사람이 어디서 이렇게 새로운 에너지가 솟을까 궁금할 만큼 열정적으로 전장을 누빈다. 적을 쫓는 용맹한 P의 캐릭터에서 느껴지는 비장함은, 진짜 P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회사에서의 P를 잘 모르긴 하지만, 이 선명한 존재감이야말로 P의 진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런 P의 모습을 보는 게 좋다. 마찬가지로 나 역시 게임을 할 때 감정적으로 고양되고 목표를 향한 열정과 성취에 대한 기쁨으로 충만해지곤 한다. 지루하기 그지없는 삶에 게임이 주는 자극은 얼마나 벗어나기 어려운 유혹인가! 

 그렇다면 호모루덴스의 시대에 게임은 우리에게 적합한 놀이문화가 될 수 있을까? 아쉽게도 단언하건대, 게임이 우리가 찾는 답은 아닐 것이다. 적어도 지금 현재의 게임으로선 그렇다. 게임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가능성을 모색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 사회의 모습과 그에 따른 여러 문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삶에서 겪는 여러 문제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뿐 전혀 해결책이 되어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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