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축구협회는 10세 이하 선수는 헤딩을 전면 금지하고 있으며 11~13세 선수들은 훈련에서만 헤딩을 못 하게 하고 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서 유소년 선수의 헤딩이 금지된다면,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규제가 제도화될 가능성이 크다. 축구와 뇌 손상 사이의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규명된다면 축구라는 종목의 형태 자체가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 의료위원회는 "현재로서는 경기 규정에 변화를 줘야 할 정도로 뚜렷한 증거가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 연구진은 FA의 지원을 받아 축구와 뇌 손상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이 1900~1976년에 태어난 축구선수들과 23만 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선수들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뇌 손상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의 3.5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 연합뉴스 <발만 쓰는 축구?…EPL '치매 우려'에 유소년 헤딩 금지 검토> 안홍석 기자
위의 기사는 내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왜냐하면 나의 강점은 헤더이기 때문이다. 헤더는 뇌의 강력한 충격을 주면서 뇌 질환을 야기시킨다는 소식은 "나도 치매에 걸리는 거 아닌가"라는 두려움을 일게 했다.
실제로 미국 프로 미식축구선수들의 99퍼센트가 뇌 질환에 걸린다고 연구결과도 있다. 머리에 충격을 준다는 것은 굉장히 큰 위험요소 작용한다. 이 소식을 들은 나로서는 겁이 나는 게 사실이다. 은퇴 후에는 몸보다 두뇌를 쓰는 직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 걱정이다. 뇌의 가소성의 개념을 이해하고 나서부터는 죽을 때까지 뇌를 쓰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터라 헤더의 부작용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일주일에 3~4번은 30개씩 점프 헤더 훈련을 하기 때문에 나의 뇌 질환 확률은 그만큼 증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현재까지 축구선수라는 직업을 갖도록 역할을 했던 헤더라는 강점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대신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생각했다. 그랬던 찰나에 만나게 된 책이 <당신의 뇌를 고칠 수 있다>(이하 당뇌고)이다. 의사들의 교수님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세계적인 기능의학과 '톰 오브라이언' 교수가 쓴 책이다. 오브라이언의 인터넷 강의를 10만 명의 의사가 시청했다고 하니 그의 명성은 신뢰할만하다.
당뇌고에서 찾고자 했던 키워드는 뇌 질환에 대한 대비였다. 헤더는 어쩔 수 없이 가져가야 할 전제 조건이기 때문이다. 오브라이언 박사는 책의 서론의 제목을 '꾸준히 안타만 쳐도 이긴다'라고 지었다. 아무리 좋은 건강습관을 알고 있더라도 직접 적용하지 않으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작은 변화를 조금씩 쌓아간다면 보다 건강한 뇌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오브라이언 박사는 정보 전달보다 행동으로 옮기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억하라.
중요한 것은 완벽을 기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계속하는 것이다"
- <당뇌고> 15쪽
나는 서문에서부터 오브라이언 박사에게 흠뻑 취해서 읽기 시작했다. 작은 행동을 쌓야한다고 메시지를 전하는 이유는 단순히 습관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었다. 애초에 질환들은 한 번의 충격으로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 쌓인 나쁜 습관에 의해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순간에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기대는 버려야 하는 것이다.
오브라이언 박사는 폭포 아래에 빠진 사람을 비유했다. 의사는 물에 빠진 사람을 위해 구명조끼를 던져서 수면 위에 올라오도록 도우도록 약을 처방해 줄 수는 있으나, 애초에 물에 빠진 근원을 알지 못한다면 폭포 아래로 사다리를 던져줄 수 없다고 했다.
같은 증상이 나오더라도 병의 근원의 이유는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허리 디스크에 걸렸다. 의사는 두 사람 모두에게 수술을 권했고 수술을 치료했다. 두 사람은 다른 이유로 허리 디스크에 걸렸다. 한 명은 잘못된 자세로 오랜 시간 앉았기 때문이었고, 다른 한 명은 잘못된 자세로 운동을 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수술 후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근원을 찾아서 올바른 자세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만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뇌 질환도 마찬가지다.
우리 인간은 자가면역을 가지고 있다. 자가 면역이란 면역계가 자신의 뇌와 체내 기관, 조직을 공격하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가 면역 반응을 일이 키는 환경적 독서 (글루텐 같은 음식물, 유해화학 물질, 전염병 등)에 노출될 때마다 그 독소를 '항원'으로 분류하고 그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면역계가 가동된다. 면역 반응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무 때나 일어나지만 우리는 의식하지 못한다. 우리가 면역 반응을 전혀 느끼지 못하지만, 우리 몸은 소리 없이 우리를 보호하고 있다.
출처 - <당뇌고> 31쪽
최초의 면역 반응이 충분치 못할 때 우리는 병에 걸리게 되고, 선천성 면역계가 약해지면 '염증'을 형성하는 항체 수치가 높아진다. 반대로 면역계에 무리가 가지 않는 자극 선에서 머문다면 염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염증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염증은 회복하기 위한 자가 치료이다. 그러나 면역계에 무리를 주는 염증은 다른 병들을 몰고 오게 하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위의 사실에 근거하면 뇌 질환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외부 자극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브라이언 박사는 친절하게도 안타를 치는 자세에 대해 설명했다. 그중 두 가지를 소개해본다.
글루텐 음식 줄이기 (예: 밀가루)
탄 음식 피하기
위에서 언급했듯이 오브라이언 박사는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중요시했다. 그리고 이런 작은 변화가 쌓이면 뇌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설명한다. 오브라이언 박사 자신도 쿠키를 끊기 위해서 8년이 걸렸다고 한다. 음식은 중독을 야기하기에 끊는 과정은 순탄치 않다. 나는 위의 두 개의 방법을 시작으로 뇌 건강 상태를 높이려고 한다. 당뇌고에서 전하는 방법들을 하나씩 내 삶에 입혀서 헤더로 인한 뇌 질환 노출 빈도를 상쇄할 수 있도록 하겠다.
나는 행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멘티 '터틀스'와 함께 글루텐과 탄산음료 마시지 않기 내기를 했다. 만약 마시게 된다면 책 한 권을 사주는 조건이다. 역시 내기가 걸려야 의욕이 불타오른다. 기필코 이겨서 책 한 권을 선물 받겠다. 더불어 나의 뇌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으니 '최고의 넛지'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 달에 한번 당 뇌고를 한 챕터씩 읽어가려고 한다. 즉 한 달에 하나씩 쌓아가겠다는 말이다. 10년 뒤의 나의 뇌가 현재의 뇌보다 더 젊고 건강하길 기대하며 글을 마쳐본다. 다음 달을 기대하시길~ 커밍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