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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대한필맨 Apr 07. 2020

책 덕후의 일탈

어느 축구선수의 교보문고 방문기

오전 운동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오자 룸메이트가 기분 좋은 목소리로 나를 맞이했다. 운동 나가기 전에 넣었던 주식으로 주머니가 쏠쏠했다는 것이다. 룸메이트는 요즘 주식 공부를 하면서 재미를 보고 있다. 아무튼 기분 좋은 룸메이트는 동료 두 명과 나에게 커피를 쏘겠다면서 카페에 가자고 했다.


처음에는 스타벅스로 가려고 했는데 동료 한 명이 다른 제안을 했다. 교보문고 내에 카페가 있으니 그쪽으로 가는 게 어떻게 겠냐는 것이다. 책 덕후 필맨이 마다할 일은 아니었다. 룸메이트와 다른 동료도 동의를 했다.




천안 신세계 백화점 내의 교보문고에 도착하자마자 카페로 이동했다. 나의 시그니처 메뉴 '아아'를 시키고 책을 둘러보았다. 역시 대형서점은 나의 놀이터다. 많은 책들을 보면 눈이 돌아간다. 이것도 읽고 싶고, 저것도 읽고 싶은 마음에 눈을 한 곳에 두기가 어렵다. 우리는 각자 읽고 싶은 책을 들고 와서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최인철 교수의 <굿 라이프>, 홍춘욱 박사, 박종훈 기자의 <밀레니얼 이코노미>로 시작해서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 <더 팀 : 성과를 내는 팀에는 법칙이 있다>,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심리학 아는 척하기>, <한 단어의 힘>, <최강의 육아>를 조금씩 훑어보았다.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래밍 관련 책 코너도 기웃거렸다. 언젠가 건드려야 할 분야이기에 정찰을 했다.


순간적으로 이 모든 책을 구입해야겠다는 욕구가 치밀어올랐다. 그러나 이번 달에 책을 10권 이상 샀던 터라 용돈은 바닥이 난 상태였다. 그래서 교보문고 앱에 들어가서 장바구니에 담았다. 담는 과정에서 가격을 비교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가격차이가 났다. 10~15퍼센트 정도 차이가 났으니 8권을 산다면 책을 한 권 더 살 수 있는 차이였다.


앞으로 대형서점은 출판 흐름과 감춰진 책 발견을 목적으로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실제 구입은 모바일 앱으로 하면 된다. 쿨하게 구입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




구입한 책


함께 동행한 동료들은 카페에서 책 읽는 매력을 처음 느꼈다면서 좋아했다. 나는 독서 초보자에게 카페에 가서 책 읽는 것을 추천한다. 책 읽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혼자서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괜찮다. 있어 보인다는 생각이 책을 읽게 만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족하기 때문이다.


나와 동료 한 명은 책을 한 권씩 구입했다. 동료는 생각이 많아졌다면서 에세이 한 권을 선택했다. 이 기회에 그가 책과 친해졌으면 좋겠다. 모바일 앱으로 구입하겠고 언급했던 내가 책을 오프라인에서 구입한 이유는 지금 당장 필요한 책이기 때문이다. 최근 수면에 대해 관심이 많다. 잠을 어떻게 취하느냐에 따라 하루의 퀄리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숙면의 모든 것은 실효성을 극대화한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멘티들에게 좋은 정보를 전달해주려고 한다.




만약 오늘 사고 싶은 책을 모두 구입했다면 이 달에 책값만 20만 원이 훌쩍 넘어갔다. 한 달 용돈 30만 원 가장으로써 비이성적인 판단이다. 하물며 아직 산 책 중에 못 읽은 책이 세 권이나 된다. 이 달안에 다 읽고, 다음 달 용돈으로 구입하자.


서점만 오면 눈이 돌아간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만 서점을 찾기로 제한을 둬야 한다. 누가 나에게 책을 무한대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아니다. 얼른 성공해서 책 사는데 쪼들리지 않도록 하자. 그게 더 현실적이다. 그리고 개인 서재도 만들고 싶다. 책으로 꽉꽉 채워진 서재는 나의 드림이다. 그러니 책을 더 치열하게 읽자. 성공에 가까워지기 위해.


아이러니하게도 책 덕후의 일탈은 서점이다. 책 덕후이기에 서점을 멀리해야 한다. 안 그러면 해야 할 일을 못한다. 그리고 과소비를 조장한다. 멀리해야 한다. 책을 사랑하기에, 책을 즐기기에, 책에 미쳤기에 서점을 멀리해야 한다. 꾸준히 읽기 위해서 말이다.


링컨, 안중근, 나폴레옹, 세종대왕이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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