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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대한필맨 Mar 21. 2020

팀 훈련 후 러닝 15분


팀 훈련 키워드는 써킷 트레이닝이었다. 13가지 섹션을 25초씩 두 바퀴를 돌면 된다. 고강도 훈련이다. 매일 훈련하는 축구선수들도 괴로울 정도다. 니체가 말했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강하게 만들 뿐이다


-니체


선수들 중 니체의 명언을 아는 사람은 몇 없지만 모두가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선을 다한다.


팀 훈련을 마치고 러닝 15분을 뛰었다. 써킷은 고강도 훈련이지만 무산소 훈련에 속한다. 유산소 훈련량을 채우기 위해서다. 현재 코로나 사태 때문에 야외에서 훈련을 못한다. 좁지만 웨이트장을 왕복으로 뛸 수밖에 없었다.




후배와 함께 뛰었다. 평소 나와 대화를 많이 나누는 후배다. 배고픈 빵을 먹어본 경험이 있는 친구라 관심이 가는 후배다. 러닝을 뛰면서 물었다. 올해의 전략은 무엇이냐고. 후배는 쉬지 않고 뛰는 게 전략이라고 했다. 적극성과 체력이 강점이기 때문이란다. 나는 내 생각을 전했다. 적극성과 체력을 전략으로 내세울 수는 있다. 하지만 후배는 그 전략을 축구인생 내내 사용했다. 스스로 더 나아진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전략이 필요했다.


다시 물었다. "너의 다른 강점은 무엇이니." 후배는 대답했다. '킥'이요. 그럼 킥 연습량을 늘리고, 킥을 할 상황을 만드는 연구를 해보라고 조언을 했다. 적극성과 체력은 이미 잘 드러나니까 '킥'을 전략으로 세우는 게 다양한 각도로 살펴도 적절한 것 같았다. 후배는 동의를 했다.


후배는 자신만의 루틴이 있다. 기상 후에 근력운동을 한다. 근력운동을 하는 행위가 스스로에게 주문을 거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잘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 중에 실수를 하게 될 때면 멘탈이 무너진다고 했다. 대부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축구는 실수를 줄이는 스포츠다. 국가대표도 어이없는 실수를 한다. 그것도 월드컵에서 말이다. 실수를 줄이는 것보다 실수에도 의연한 태도를 보이는 게 더 중요하다. 실수는 이성적으로만 판단해야 한다.  경기를 마치고 해야 한다.



실수에 대한 의연한 태도는 한순간에 만들  없다. 나도 과거 실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자책하고 위축되는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반면 남 탓하는 선수들이 있다. 자신은 잘하는데 동료가 받쳐주지 못한다는 마인드를 갖고 있는 선수 말이다. 그 순간으로 봤을 때는 자책하는 선수보다 낫다. 적어도 자신은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축구는 팀 스포츠다. 남탓으르 반복하는 선수는 자신의 감정은 지켰지만, 사람을 잃는 큰 착오를 경험하게 될 공산이 크다.


자책도 남 탓도 답이 아니다. 그저 두는 게 답이다. 실수했다면 실수했구나가 되어야 한다. 의연한 태도를 갖기 위해서는 긴 시간 마음을 단련해야 한다. 하지만 궁여지책으로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펜싱 국가대표 박상영 선수가 사용한 방법이다. 박상영 선수가 리우 올림픽 에페 결승전에서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를 말하고 역전을 이룬 그때를 기억해보라. 답은 긍정적인 주문이다. 굳이 "나는 할 수 있다"라고 하지 않아도 된다. 한 단어에 자신의 긍정적 태도를 담아서 외우면 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한다. 나는 '몰입'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몰입'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후부터 경기 중 외부 자극에서 자유로워졌다.



후배와의 대화 속에서 나를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 강점 전략과 피그말리온 효과를 내 삶에 녹아내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도록 하자. 아마도 오늘 훈련을 마치고도 죽지 않고 살아있었으니 조금 더 강해졌을 것이다. 즉 자심 간을 가질 증거를 얻은 것이다. 러닝 15분은 나의 자신감을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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