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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대한필맨 Mar 22. 2020

완벽한 팀은 없다.

태도를 전환하라.

역대 최고의 팀은 어디인지 축구팬들에게는 관심이 많다. 콥(리버풀 팬)인 나로서는 현재 리버풀이 역대급 최고의 팀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은 퍼거슨 감독이 이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트레블을 달성했던 시절을 말하고, 또 다른 이는 펩 과르디올라가 이끈 바르셀로나의 전성기였던 때를 말할 수 도 있다. 그외에도 다양한 팀을 최고의 팀으로 주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선수입장에서 최고의 팀은 어디일까?


무엇보다 주전선수로 뛰는 경우가 최우선일 것이다. 아무리 좋은 환경에 있어도 경기를 뛰지 못한다면 선수로서 충족감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최고의 팀이라 일컫는 팀에 속해 있어도 로테이션 멤버로 밀린다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리버풀의 샤키리는 경기에 투입 될 때마다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고 클롭의 신임을 받고 있지만 부족한 경기 출장 시간으로 이적을 바라고 있다.


경기를 뛴다고 해도 선수에게 최고의 팀이 아닐 수 있다. 직장인들에게 일하는 공간이 사무실이라면 축구선수들에게는 축구장이다. 축구선수들도 업무 성과도 중요한 요소지만 그에 못지 않게 업무 만족도도 높아야 한다. 업무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바로 환경이다. 환경은 두 개의 간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인간과 공간이다. 함께 운동하는 동료들, 지도자들, 지원스텝들과의 유대관계는 축구선수라는 직업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인간'이다. 최신식 장비, 의료기기, 클럽하우스, 지원 용품, 식당 메뉴는 훈련의 질을 높여주는 공간이다.

공간은 객관적으로 평가가 가능하지만, 인간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평가를 내리기가 어렵다. 나에게는 좋은 지도자이고, 좋은 동료이지만 다른 선수에게는 나쁜 지도자, 나쁜 동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최고의 팀에 속해 있더라도 경기 출장 여부가 축구선수의 충족감을 높여준다고 했다. 경기 출장을 하더라도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면 충족감은 현저히 떨어진다. 떨어진 충족감은 경기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악순환에 진입하게 되기도 한다.


공간의 퀄리티는 상위 리그로 올라갈 수록 높아진다. 프로 무대에서 성적은 돈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팀일 수록 공간의 질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말은 즉슨 재정이 불안한 하위리그로 내려갈 수록 공간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의미도 된다. 최고의 공간을 갖춘 팀들은 K-리그에서도 몇 팀이 되지 않는다. 많은 팀들이 재정적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 훈련 자체를 인조잔디에서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고 클럽하우스의 부재와 의료기기와 장비는 열악하다. 심지어 연봉제가 아니라 수당제로 돈을 받고 축구선수라는 직업을 이어가는 선수들도 있다.(수당제 리그 경기에서 승리했을 때 지불을 해준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선수 입장에서 최고의 팀은 어디일까?


경기를 뛰고 환경설정이 잘 되어 있는 팀이다. 그러나 환경설정은 팀마다 다르고 장단점이 극명하다. 결국 나에게 딱 맞춰진 완벽한 팀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느정도 감수를 하고 노력으로 커버를 해야한다.


선수들끼리 대화를 하다보면 현재 속한 팀에 대한 평가를 할 때가 있다. 같은 팀에서 뛰고 있지만 평가는 천차만별이다. 결국 환경보다 스스로의 태도를 바꾸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도자의 지도력이 부족하거나, 동료들의 훈련 태도가 불량하거나, 열악한 지원에 불만이 쌓이고 힘들 수도 있다. 그렇지만 계약이 끝나기 전까지는 소속팀의 엠블럼을 달고 경기를 뛰어야 한다. 완벽한 팀에 대한 갈망은 지워버리고 더 좋은 선수가 되는데 집중하는게 더 나은 선택이다.


현재 내가 속한 팀은 개인적으로 충족감이 높은 팀이다. 전 시즌에 나와 맞지 않는 환경설정의 팀에서 경험을 했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만족감을 느끼게 되었다. 무엇보다 억압보다는 규율의 바운더리 안의 자유를 선호하는 성향이 현재 팀에 대한 충족감을 높여준 것 같다. 퍼포먼스를 높이는 나만의 루틴을 쌓을 자유와 팀 응집력을 높이기 위한 개방형 소통으로 긍정적인 훈련 분위기는 나에게 맞춤 정장을 입은 듯한 편안함을 선사하고 있다.


완벽한 팀은 없지만 나에게 맞는 팀은 있을 것이다. 나에게 맞는 팀을 만나는 것은 행운의 영역이지만 맞지 않은 팀에 속해 있더라도 불만보다 반성의 태도로 노력하는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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