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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대한필맨 Mar 27. 2020

다시 살린 불씨 폭발하다.

어제부로 식어가던 열정이라는 불씨를 살려냈다. 살려낸 것 까지는 좋았는데 너무 활활 타올랐다. 결국 폭발해버렸다. 팡~!


오전에 비가 왔다. 기존에 하기로 했던 축구장이 아닌 돔 풋살장으로 바뀌었다. 바뀐 훈련장은 프로그램도 바뀌게 만들었다. 워밍업, 레크리에이션, 볼 돌리기, 미니게임 순으로 일정이 짜졌다. 얼핏 보면 재미만 있을 것 같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았다. 미니게임은 총 네 팀으로 나뉘어서 리그제로 진행되었다. 이 중 꼴찌 팀은 선수단 전원에게 커피를 사야 하는 페널티가 주어졌다. 



돈이 걸리게 되면 재미는 온데간데 사라진다. 온전히 진지함만 남는다. 


우리 팀은 1승 1패를 기록 후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최소 무승부만 하더라도 꼴찌는 면하게 되었다. 경기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였다. 선 수비, 후 공격이라는 전술로 상태를 무력화시켰다. 경기 시간이 거듭될수록 점수차가 벌어졌다. 4점 차로 벌어지게 되면서 상대는 의욕을 상실했다. 


그때였다. 내가 공을 몰고 가는 상황에서 상대 팀 선수가 강하게 부딪혔다. 축구는 몸싸움이 허용되는 스포츠다. 그리고 나는 몸싸움을 즐기는 성향이다. 그런데 이번의 몸싸움 상황은 악감정이 느껴졌다. 이유는 공에 상관없이 뒤에서 두 번 연속 박았기 때문이다. 


점수차가 벌어지고, 상대 팀은 신나서 소리 지르면서 약을 올리니 화가 났을 것이다. 하지만 볼에 상관없이 위협을 가하는 행동은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다. 당연히 파울 상황이었다. 그런데 심판(코치님)은 파울을 불지 않고 상대 팀에게 볼을 넘겼다. 내 안의 열정은 억울함과 화남이라는 기름이 부어지면서 폭발하게 된다. 


그 후 역동적으로 상대 팀들과 몸싸움을 시도했다. 그렇다고 상대 팀의 부상을 가할 정도의 동작을 취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화가 치밀어 오른 야생마가 뛰어다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출처 네이버


나도 인정한다. 오로지 공만 보였다. 저 공에만 나의 화를 풀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몰입의 단계에 진입하게 되면서 더더욱 이런 상황이 많아진다. 과연 이게 옳은 경우 일까?


어찌 보면 진짜 내 모습이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억울함, 부당함을 못 참고 목표가 생기면 사정없이 뛰어다는 모습. 그러나 상대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은 모습 말이다.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나는 장점만 보려 한다. 이 에너지를 선한 곳으로 사용한다면 더없이 좋지 않을까.

세상의 억울함과 부당함을 보지 못하고 사정없이 달려든다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지만 불씨가 꺼지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적어도 그라운드 위에서는 열정이 넘치는 게 좋다.


덧. 우리 팀은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1위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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