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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대한필맨 Dec 11. 2019

공차는 선수들이 책을 펼치다.

빡독x축구선수

지난 12월 6일 금요일에 남성역 부근의 선교 한국이 제공한 공간에서 프로축구선수들이 모였다. 시즌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선수들이 왜 모였을까? 봉사를 위해서?, 행사를 위해서?, 친목을 위해? 아니다. 그날만큼은 평소에 선수들이 모이는 이유가 아니었다. 바로 빡세게 독서하기 위해서다.

빡독x축구선수

이 글을 읽는 독자는 독서와 축구라는 생소하지 않은 조합에 적잖이 당황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일이 벌어졌다. 빡독x는 체인지 그라운드와 대교에서 주관하고 주최하는 대한민국의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독서프로젝트다. 나는 2018년부터 지금까지 아산, 광주, 목포 3개의 팀에서 독서모임을 만들어 유지해왔다. 작년에는 아웃라이어 멤버들과 북카페 ‘다다르다’의 라가찌 대표님을 섭외해서 강연을 듣고 ‘팬과 지역사회’를 주제로 토론을 했다. 모임 수가 2개 더 늘어나면서 참여 인원도 늘었다.

2018년 라가찌 대표님을 초대한 강연

올해는 독서라는 키워드로 전, 현직 축구선수들을 모아서 진행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웅이사의 하루 공부' 라이브 방송을 통해 빡독x를 해도 되겠냐고 물었다. 웅이사님께서는 체인지 그라운드 메일로 제안서를 보내달라고 하셨다. 다음 날 나는 오전에 전열을 가다듬고 제안서를 써 내려갔고 메일을 보냈다.


빡독 중인 축구선수

감사하게도 우리의 제안에 응하셨다. 제안서를 보낸 날짜는 3월 22일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빡독x는 준비 단계였다. 빡독x카이스트를 시작으로 우후죽순 지역별로 빡독x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빡독x를 시작도 전인 3월에 기획을 시작했던 빡독x축구선수는 K-리그 시즌이 끝나서야 12월에 아홉달을 보내고 열리게 되었다.

강연 중인 웅이사님


빡독x축구선수를 기획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기존의 독서하는 축구선수들이 지속 가능한 동기부여를 가질 수 있도록 도우고 싶었고, 평소 독서에는 관심이 없던 선수들에게 시선을 끌 수 있길 바랬다. 그리고 대중들에게 축구선수들이 운동만 해서 머리가 좋지 않다는 편견을 깨 주고 싶었다.

스피치하는 첨단리더

빡독x축구선수의 시간표는 웅이사님의 강연으로 시작해서 1시간 반 가량 독서를 한 후 첨단리더 김지수 선수의 스피치를 진행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업체 대교에서 지원한 김밥을 점심으로 먹고 1시부터 소그룹을 나눠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제는 웅이사님께서 정해주셨는데, 자기소개 후 오늘 읽은 책 내용에 대해 알려주고, 내년의 목표에 대해 나눠달라고 하셨다. 웅이사님께서는 각 그룹을 다니시면서 활력을 넣어주셨다.

스피치하는 필맨

마지막으로 부족한 나의 스피치를 진행 후 각자 인터뷰를 진행했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오전 10부터 오후 3시까지 5시간 동안 유의미한 시간을 보냈다.


축구선수가 총 16명이 참여했다. 기획자의 입장으로서 휴가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수들이 참여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 K-리그 1,2, 내셔널리그, 은퇴 선수들이 모였다. 더 철저히 준비해서 매끄러운 진행을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꼼꼼하지 못한 나의 단점을 낱낱이 까발릴 수 있었다. 깊이 반성한다.

단체 사진, 시그니처 포즈^^

아마 빡독x축구선수는 오늘 참여해준 분들과 체인지 그라운드 직원분들, 그리고 공간을 제공해주신 폴 목사님이 계시지 않으셨다면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기획을 할 수 있는 용기와 실현시킬 수 있는 지원이 결합된 결정체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하지만 이 모임이 단발성으로 끝내고 싶지 않다. 지속 가능한 모임으로 만들어서 축구계를 넘어 스포츠계의 자기 계발 허브가 되었으면 한다.


빡독x축구선수들에게 피드백을 받아보니 모두들 기대 이상이라면서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되려 다음에는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자신들도 동참하겠다는 의사로 보였다. 금요일에 빡독을 하고 주말에 결혼식을 다녔는데 많은 선수들이 빡독x축구선수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그러면서 다음 빡독은 꼭 불러달라는 것이었다. 이미 빡독x축구선수의 효과를 보는 듯하다. 그들의 성원과 응원에 더더욱 힘을 받아 지속 가능한 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해 보겠다.

첫 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그런데 이 길은 지도에 없다. 우거진 숲을 헤치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한다. 나뭇가지를 베기 위해서는 칼이 필요하고, 방향을 잡기 위해서는 나침반이 필요하다.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식량도 넉넉히 있어야 한다. 내가 정한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서도 도구가 필요하다. 내게 필요한 도구는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다음 빡독x축구선수를 위해서 졸꾸러기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성장하는 데 힘쓰자!


빡독x축구선수는 웅이사님, 김주현 팀장님, 허피디님, 송피디님, 유피디님의 수고들이 모여 빡독x축구선수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공간을 제공해주신 폴 목사님을 포함해서 진심을 다하여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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