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이타주의자는 원칙을 지킨다.
세계적인 사회적 기업가 '무함마드 유누스'를 아는가. 아마도 유누스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나부터도 전혀 몰랐던 사람이다. 얼마 전 [웅 이사의 하루 공부]를 봤었다. 자산 보유액만 180조가 넘는 투자자 레이 달리오가 쓴 <원칙>을 주제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알려주셨다. 웅 이사님께서 강연 도중에 유누스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무함마드 유누스는 방글라데시의 은행가이자 대학교수이다. 2006년 빈곤 퇴치의 공로를 인정받아서 노벨 평화상을 받은 위대한 사람이다. 이 밖에도 1984년 막사이사이상, 1994년 세계 식량상, 1998년 시드니 평화상, 2006년 서울평화상과 마더 테레사상 등을 받았다.
마이크로크레디트 = 무담보 소액대출제도
'빈곤은 사회구조에 기인한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마이크로크레디트' 운동은 빈곤 퇴치 운동의 모범이 되어 세계 각국으로 전파되었다. 극빈자에 대한 무담보 대출이었으나 회수율이 99%에 육박하여 그라민은행은 1993년 이후 흑자로 전환하였고, 대출받은 극빈자 600만 명의 58%가 절대 빈곤에서 벗어난 것으로 집계되었다.
무함마드 유누스는 이타적인 행동을 통해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실질적인 삶의 개선을 이르도록 도왔다. <원칙>은 레이 달리오가 직접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통해서 그들의 특성을 도출해서 종합한 책이다. 조사 대상자들은 일론 머스크, 마크 주크버그, 워런 버핏, 빌 게이츠 등 누구나 알만한 세계적 기업가 또는 현자들이다. 그중에 한 명이 '무함마드 유누스'였다. 원칙에서 도출해낸 특성 중 하나는 조사 대상자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특성이 발견되었다. 그게 바로 '배려'다.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큰 기업을 이끌어가는 사업가에게는 배려를 통해서 직원들의 신임을 얻어야 하고, 버는 만큼 기부도 많이 하는 그들은 '배려'라는 키워드가 당연히 내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그런 줄 알았다. 나도 그랬듯이 독자들도 뒤통수 맞을 준비 해라. 레이 달리오의 조사에 따르면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배려가 있는 게 아니라 '배려가 없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노벨 평화상을 받은 사회적 기업가 무함마드 유누스 또한 배려가 없다는 말과 같다.
배려가 없다는 특성이 나온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자신들의 목표 달성과 다른 사람을 기쁘게 만드는 것 사이의 선택에 직면하게 될 때 이들은 언제나 목표 달성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고 감정을 심하게 하면서도 목표 달성에 올인한 것이다. 감정과 이성 중에서 이성을 선택했다. 그들은 기업의 수장들이었으니 직원들을 위하고 사회를 위한 선택을 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옥스퍼드 대학교 부교수이자 비영리 단체 기빙왓위캔 공동 설립자인 '월리엄 맥어스킬'은 유누스 같은 사람을 '냉정한 이타주의자'라고 부른다. 세상을 바꾸는 건 열정(감정)이 아니라 냉정(이성)이라고 자신의 저서에서 밝혔다. <냉정한 이타주의자>에서 전하는 인사이트는 선향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객관적인 기준과 그 기준을 해석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유누스가 배려심이 없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케냐의 학교들은 잦은 결석이 해묵은 골칫거리였다. 교과서와 교복을 지원하고, 교사를 늘려도 눈에 띌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런데 무려 결석률을 25퍼센트나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바로 기생충 구제였다. 1950년대에 개발된 구충제는 특허가 만료돼 값이 싸기 때문에 일선학교에 배포해 교사의 지도하에 복용시키면 기생충 감염을 막을 수 있다.
완치된 아이들의 출석일수가 2주 늘어났고 전 학생의 추가 출석일이 기생충 구제에 투입된 지원금 100달러당 총 10년 늘어났다. 학생 1명을 하루 더 출석시키는 비용으로 계산하면 단 5센트인 셈이다. 기생충 치료로 출석률이 그만저만 오른 게 아니라 엄청나게 오른 것이다. 10년 뒤 치료를 받은 아이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기생충 감염 치료를 받지 않았던 아이들에 비해 주당 3.4시간 더 일했고 소득도 20퍼센트 높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단 5센트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이끌어낸것이다.
선한 의도로 기부를 하고 도움을 주는 것도 대단하지만, 그 기부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하고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다. 냉정한 이타주의자에서 관통하는 핵심은 진정으로 남들을 돕고 싶다면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누스는 누구보다 냉정한 이성을 갖고 남들을 도우고 있다. 때론 배려심이 없어 보일 때도 있지만 유누스는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꾸준히 학습하고 케이스 스터디를 공부한다고 한다.
케냐 학교의 결석률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교과서, 교복, 교사 확충보다는 구충약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례를 효율적 이타주의라고 한다.
내가 가진 능력으로 세상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를 자문하고 증거와 신중한 추론으로 그 해답을 찾아 나가는 것이다. 착한 일을 할 때도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과학은 정직하고 공정한 방법을 이용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며 그 결과가 무엇이든 겸허히 수용한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26쪽
냉정한 이타주의자를 읽는 내내 든 생각은 효율적 이타주의자가 되도록 제꾸(제대로 꾸준히)해야겠다는 것이었다. 나의 비전은 스포츠인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스포츠인들의 지적 수준이 높아질수록 한국 스포츠 산업의 미래가 밝아지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 걸음 한 걸음 깊은 발자국을 남겨서 뒤따라오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주어야 한다. 발자국의 깊이는 학습에서 나온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부터 바로 서기’다. 내가 바로 서지 못하는데 나의 비전에 누가 동참하겠는가. 또한 돈도 백도 없는 나로서는 바로 서있는 나를 많은 이들에게 노출시킴으로써 그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교육이라는 키워드 자체는 굉장히 큰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패러다임이 전환될 수도 있다. 그 말은 즉슨 결코 혼자서 해낼 수 없다는 의미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필맨의 멘토링 스쿨을 시작했다. 첨단 리더, 뜻 마루, 터틀스, 허스타까지 네 명의 멘티를 도운다. 현재 축구선수로 살아가면서 비전과 가까워지는 미션이라고 생각했기에 시작하게 되었다. 멋 훗날 이들이 성장하여 축구산업에 효율적 이타주의를 보여주리라 기대한다.
힘닿는 데까지 최대한 남을 돕고 싶다면 해동의 결과를 생각해야 한다. 우리의 선행이 타인의 삶을 어떻게 개선시킬 수 있을지도 생각해야 한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64쪽
현재 한 가정의 가장이자 축구선수의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가장 효율적인 이타주의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나의 멘토링이 멘티들에게 손해 볼 장사는 아니라는 것도 확신한다. 왜냐하면 무료이니까.
사회적 기업가 무함마드 유누스는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 관계는 과감히 쳐내면서 무자비한 배려심을 보였고, 냉정안 이타주의자에서는 선행을 하기 전에 공부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타인을 도울 때도 자신의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이성적인 판단을 구할 수 있도록 지식의 확장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로 나는 더더욱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학습능력을 최대치로 높여야 할 이유가 분명해졌다.
책
-냉정한 이타주의자
-원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