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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대한필맨 Apr 09. 2020

축구로 밥 먹고 살 수 있는 이유

팬 여러분 고맙습니다.

최근 K-리그는 사회적 거리두기 엠블럼을 제작했다. 축구공에 마스크를 끼웠는데 K-리그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권고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목적을 두었다. K-리그는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시즌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것이다. 어디 K-리그뿐이겠는가. 모든 프로스포츠가 올스탑 되었다.


당연히 우리 팀(CCFC)도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팀 마케팅 담당자님께서는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정기적으로 수요일 저녁 7시 30분에 진행되는 콘텐츠가 있다. 바로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이다. 세 명의 선수가 출연해서 게임도 하고, 질문도 받으면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팬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오늘이 나의 차례였다. 나와 함께 출연한 선수는 설태수 선수와 고석 선수였다.





오늘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프로선수라는 정체성이 짙어졌다. 


개막이 미뤄지면서 지루함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이었다. 인스타 라이브를 통한 팬들과의 소통은 프로선수라는 것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들만의 리그가 아닌 우리 팀을 지지해주는 팬들이 있다는 사실을 몸소 경험할 수 있었다. 그 경험을 이뤄준 팬들의 존재는 감사함 그 자체다.


"리버풀 팬 당신은 최고다"_스티브 제라드


리버풀의 영웅 스티브 제라드는 위와 같은 메시지를 팬들에게 전했다. 그저 사탕발림을 위한 언사가 아니었다. 오랫동안 한 팀에서 머물면서 팬들의 사랑을 느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나는 우리 팀 팬분들께도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천안 CITYFC 팬 당신은 최고다"


제라드와 약간은 다른 의미일 수 있다. 매 경기 가득 채운 관중석을 경험하면서 20년 가까이 팬들과 호흡한 제라드와 같은 의미가 될 수는 없다. 우리 팀은 홈 경기장 관중석이 더 적음에도 불구하고 가득 찬 경우도 없고, 팬 규모도 작다. 하지만 그렇기에 최고라는 말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리버풀에는 군중심리를 불러일으키는 환경이 부여되지만, K-리그 자체도 관심이 떨어지는 판국에 3부 리그 격인 우리 팀을 응원해주는 팬들이 더더욱 대단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우리 팬들은 찐 팬이다. 고로 최고다.


프로축구는 팬들의 응원을 받을 때 유의미하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팀 창단 자체가 시민을 위한 문화생활의 선택지를 넓혀주기 위한 결정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팬들에 대한 감사함은 축구선수로서 잊지 말아야 한다. 내가 축구로 밥 먹고 사는 이유가 다 그들 때문이다.


인스타 라이브를 통한 팬들과의 소통은 다시금 프로선수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콘텐츠를 기획한 마케팅 담당자 님께도 감사함을 전한다.


출처 천안cityfc 인스타그램

올해 유니폼 컬러가 바뀌었다. 바로 하늘색이다. 천안을 한자로 풀이하면 하늘 천평안할 안이라고 한다. 천안의 의미를 강조한 선택이었다. 아마도 날이 조금 더 따뜻해지고 하늘이 더 청명해질 때쯤 파란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서 팬들과 대면할 수 있을 거라 짐작한다. 코로나가 잠잠해져서 개막이 시작될 때 좋은 경기력으로 기다림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선수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보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열심히 준비하겠다.


오늘 라이브 방송에서 했던 내 이름으로 삼행시를 끝으로 글을 마쳐본다.


 : 김상필은

 : 상상한다.

 : 필사적으로, 우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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