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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대한필맨 Apr 14. 2020

저는 삭이 되었습니다


< 삭 >
 
지구 둘레를 공전하는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위치해 지구에서 달을 관찰할 수 없는 상태.
음력으로 1일에 해당한다. 삭을 2~3일 지나면 초승달 모양이 나타난다.

출처 : 네이버사전



출처 : https://blog.naver.com/yhibrand/221196809073


두 번의 '한달'을 경험했다. '달이 차오르다'라는 비유로 만들어진 한달 커뮤니티는 내 마음에도 많은 것들을 채우도록 도왔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말이다. 나는 4기에 이어 5기도 참여 중이다. 내가 속했던 한달브런치 팀은 많은 배움을 선사했다. 좋은 사람, 실력 있는 사람, 열정적인 사람들과 함께 했기에 배움이라는 단어를 과감히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달 동안 매일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면 달이 차오르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일을 기준으로 보름이 지나면 달이 꽉 차서 만월이 된다. 달은 만월이 되는 순간 다시 달은 줄어든다. 결국 삭이 된다. 


삭으로 시작해서 삭으로 끝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예를 들어 한 남자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인고의 노력 끝에 부를 얻었다. 부를 얻었는데도 가난한 시절의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자린고비처럼 살아간다면 진정한 부자라고 할 수 없다. 진정한 부자는 돈에 휘둘리는 자가 아니라 돈을 휘두르는 자이기 때문이다. 돈을 휘두르기 위해서는 돈에 대한 욕심을 내려놔야 한다. 소유하고 있는 돈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품을 때 진정한 부자가 된다. 


나는 부족한 글쓰기 실력을 통감하고 잘 팔리는 글을 쓰고 싶어서 한달브런치에 참여했다. 두 달간 브런치에 글을 써오면서 얻은 교훈은 '잘 팔리는 글에 대한 욕심을 내려놔라'였다. 내 생각을 가감 없이 기록하고 정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깨달았다. 나는 전문 작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다움'이 깊이 배어있는 글이 쌓인다면 사람들이 내 글을 읽어줄 거라 생각했다. 나는 욕심을 내려놓게 되었다. 


부족한 능력을 채우기 위해 온 한달브런치에서 60일의 일정은 욕심을 비우면서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삭으로 시작해 삭으로 끝났다.'


최근 나는 선택과 집중을 할 타이밍이라고 판단했다.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하다 보니 집중력이 흐려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 곧 시작될 리그 개막전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커뮤니티 활동들을 정리해야 한고 생각을 했다. 내 욕심 같아서는 커뮤니티 활동을 꾸준히 하고 싶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판단한다면 포커싱을 하는 게 옳다.

결국 나의 본질을 제외한 모든 것들을 정리하게 되었다. 글쓰기를 통해 내면을 채우면 채울수록 비워야 한다는 생각이 짙어졌다. 결국 삭이 되었다.


메이지대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사이토 다카시'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를 통해 단독자가 되라고 조언한다. 함께 하면 즐겁게 동기부여를 받으면서 멀리 갈 수 있다. 나도 지난 2년간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서 즐겁게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커뮤니티를 위한 삶으로 변화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나의 연결망은 넓어지는데 능력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듯했다. 정신없이 하루를 채우는데 급급한 삶이 아니라 나를 채우고 비우는데 시간을 쓰고 싶어졌다.


그래서 결단을 내려야 했다. 나를 위해서.





나는 한달커뮤니티에게 빚을 졌다. 나의 본질에 집중하도록 도왔으니 말이다. 이 생각의 씨앗은 한달브런치를 준비하면서 브랜드, 마케팅 관련 책을 많이 읽으면서 심어졌던 것 같다. 나는 한달브런치 리더를 맡게 되면서 '브런치라 쓰고 브랜드라 읽는다'라는 슬로건으로 이끌었다. 축구선수인 내가 브랜드, 마케팅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겠는가. 읽을 수 있도록 해 준 한달브런치에 감사한 마음뿐이다. 


한달은 매일 글쓰기를 위한 탁월한 플랫폼이다. 글쓰기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로 매일 기록을 남긴다. 매일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운영진들과 리더분들의 수고가 없었다면 이룰 수 없는 분위기였을 것이다. 운영진과 리더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만약 글쓰기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반달을 추천한다.


우리 팀(한달브런치) 멤버들과의 기약없는 이별은 달갑지 않다. 멤버들의 글을 매일 읽으면서 정이 들었으며, 모든 멤버가 꾸준히 글쓰기를 해내는 모습은 동기부여를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멤버들 덕분에 한달브런치의 브랜드가 한껏 승격했다. 다음 메인은 한달브런치가 세를 뒀는지 할정도로 자주 공유가 되었다. 멤버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한달에 머물라고 외치고 있다.


(6기 한달브런치 리더는 나보다 10배 대단한 분이 이어가신다. 그래서 마음이 한결 가볍다.)


그래서 이 곳을 떠나는 것은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제는 단독자로서 달을 채울 때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한달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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