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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대한필맨 May 01. 2020

생각은 한 번에 바뀌지 않는다.

어제 훈련 때 자체 경기를 했다. 11대 11 경기는 2월 남해 전지훈련 이후 처음이었다. 5월 16일 개막 일정에 맞춰서 몸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11대 11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실제 경기처럼 홈, 원정 유니폼을 나눠 입고 뛰었다.


그동안 좁은 규격에서 경기를 하다가 축구장 전체를 사용해서 뛰다 보니 적응이 필요했다. 스프린트 거리도 길어지고 공간도 넓어지면서 쓰는 근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체 경기는 우리(홈) 팀이 2대 1로 승리했다. 그러나 나의 경기력은 평소보다 떨어졌었다. 이 글에서 떨어진 경기력에 대해 변명을 하지는 않겠다. 선수는 경기력에 따라 감정 기복이 따른다. 그러나 나는 경기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마인드셋을 했다. 감정은 필드에 두고 온 것이다.


자체 경기를 마치고 마무리 인사를 할 때 코치님께서 신인선수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선배들에게 기가 죽어서 제대로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모습에 대해 각성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지목을 받은 신인선수들의 얼굴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나는 그중 한 선수에게 다가갔다. 이 글에서 그 선수를 'S'라고 부르겠다.


"훈련 때의 감정을 일상에 끌고 오지 마. 만약 네가 일상에도 끌고 가면 다음 훈련에도 그 감정은 고스란히 이어질 거야. 그렇게 되면 너는 또 실수를 하게 되고, 그 실수로 부정적 감정은 점점 커지게 될 거야. 즉 악순환이 시작되는 거야."


S는 알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표정은 어두웠다. 힘든 훈련에 대한 보상으로 삼겹살 회식을 했다. 본의 아니게 S와 같은 상에서 앉았다. S는 나에게 자신의 멘털이 약하다고 토로했다. 실수를 한 번 하면 안 좋은 평가를 받을까 봐 훈련에 집중을 못하겠다 했다.


S에게 그동안 멘털 관리를 어떻게 했는지 물었다. 특별한 방법은 없었다. 그저 자신감 있게 하자라는 생각을 할 뿐이었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또다시 생각을 변화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전의 방법에서 효과가 없었다면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는 S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은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것을 싫어한다.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저항한다. S는 그저 자신이 아는 방법에서만 답을 찾으려는 인간의 본성대로 따랐던 것이다.


생각이 변해야 행동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생각이란 게 쉽게 변화는 것이 아니다. 변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각도로 스스로에게 자극을 줘야 한다. 변화된 생각을 적어서 매일 읽거나, 변하고 싶은 생각을 가진 사람과 함께 한다면 빠르게 생각을 바꿀 수 있다. S는 생각의 변화를 머릿속으로만 했기에 이뤄지지 않았다.


물론 실수에 대한 자극에 대해서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없다. 완벽이 아닌 최소화를 시키는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나는 최근 최소화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


내가 찾은 방법을 S에게 조언했다. 바로 '명상'이다. 훈련 중에 쓸데없는 생각으로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를 완화시키기 위해서였다. 명상은 현재를 알아차리게 만든다. 명상을 통해 알아차림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면 훈련 중에도 알아차림을 할 수 있다.


인간은 끊임없이 생각한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으면서 과거에 머물거나 미래를 상상한다. 현재를 음미하지 못한다면 상상한 미래는 현실로 발현되기 어렵다. 국가대표의 미래를 꿈꾸는 사람이 현재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다면 그 꿈을 이룰 수 있겠는가. 경기 중 실수에 발목이 잡혀서 현재 플레이에 집중을 하지 못한다면 좋은 경기력이 나오겠는가. 명상은 현재를 집중하도록 돕는다.


성공하는 사람들이 늘 조언하는 것 중 하나인 선택과 집중과도 같은 맥락이다. 선택과 집중을 하는 이유는 현재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다.


S의 지금껏 한 번에 생각을 바꾸려고 했었다. 이제부터 나의 조언에 따른다면 매일 변화된 생각을 되뇌면서 점점 변화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짜 변화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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