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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대한필맨 May 19. 2020

32살에 개막전을 처음 뛰었습니다.

저는 32살의 적지 않은 나이를 먹은 프로 8년 차 축구선수입니다. 프로 경력 8년이면 베테랑으로 불려도 손색없는 경력입니다. 32살의 8년 차 프로축구선수가 지금까지 리그 개막전을 한 번도 뛰어본 적이 없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믿기 힘든 경험을 한 대상이 바로 접니다.


저는 지난 5월 16일 토요일 오후 3시에 천안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3 청주 CityFC와의 경기에서 32살에 생애 첫 리그 개막전을 뛰었습니다. 무려 8년 만에 이룬 쾌거였습니다.




개막전은 동계훈련에서 보여준 퍼포먼스의 정도에 따라 선발 명단이 정해집니다. 첫 단추를 잘 꿰고 싶은 욕구는 어느 지도자든 품고 있기 때문에 공을 들이기 마련입니다. 선수들 간의 조화, 과거의 경험, 동계 훈련 중 퍼포먼스, 지도자의 축구 철학에 대한 이해도를 종합해서 최종 결정을 합니다. 저는 지난 7년 동안 최종 결정에서 후순위로 밀려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연습과 실전은 다르기 때문에 리그가 시작되어 팀 성적이 좋지 않거나 선수의 퍼포먼스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다면 변화를 가져갑니다. 제가 현재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팀의 성적이 좋지 않아서 변화를 줘야 하는 타이밍에 기회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축구선수 중에서 동계 훈련 중에 개막전 선발을 목표를 두지 않은 선수는 없을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과거에도 개막전 선발을 목표로 노력했지만 실패했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개막전 선발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를 했습니다.




드디어 8년만에 개막전 선발 명단에 들어가는 쾌거를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승리까지 거머쥐면서 프로축구인생 최고의 개막전으로 기억에 남겼습니다.


승리를 위해 함께 준비한 코칭스텝 이하 모든 선수들에게 감사했습니다.


개막전 승리가 다음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제 포지션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 경기에서도 좋은 퍼포먼스와 팀의 분위기가 상승곡선에 놓여있을 때 제 가치를 인정받고 보존할 수 있습니다. 개막전을 뛰지 못했던 과거의 경험은 현재의 저에게 고삐를 놓치지 않는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다음 창원시청과의 원정 경기에서도 제가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의 마지노선을 높이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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