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화를 신고 축구선수를 꿈꿨습니다.
축구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 중에 하나다. 축구공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사람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갔다. 초등학교 시절에 살았던 아파트 단지 내에는 운동장이 있었다. 그곳에 축구공 하나를 들고나가면 놀이터에 놀러 온 동네 친구들과 해가 저물 때까지 축구를 했었다. 그때는 정말 시간이 흐르는 줄 몰랐었다. 전문 용어로 시간 왜곡현상을 겪은 것이다.
처음에는 운동화를 신고 축구를 했었다. 당시 나는 국가대표 축구 경기는 꼭 챙겨봤었는데 선수들이 축구화를 신고 뛰는 것을 포착했다. 그 즉시 부모님께 축구화를 사달라고 졸라댔고 동네 신발가게에서 축구화를 구입했다. 처음 어머니와 함께 축구화를 샀던 때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정확하게 언제, 어디서 였는지는 모르지만 축구화를 신어보고 발에 맞는 것을 골라서 나올 때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의 감정은 분명하다. 당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이동국 선수였다. (이동국 선수의 터닝슛에 매료되었다. 그는 아직도 나의 우상이다.) 축구화를 신고 축구를 한다면 이동국 선수처럼 축구를 할 것만 같았다.
동네에서 공 좀 찼던 소년은 축구화를 얻으면서 천군만마를 얻은 듯이 큰 자신감을 얻었다. 그 후로 운동장에서 머무는 시간은 점점 길어졌다. 친구들 집 전화번호를 다 외워서 매일 같이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았다.
"안녕하세요. 00 친구 상필인데요, 00이 있으면 바꿔주세요"
가끔 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만나서 그때 그 시절을 이야기하곤 한다. 당시 친구들 부모님들은 나를 탐탁지 않으셨다고 했다. 허구한 날 축구하자고 부르니 좋아하셨을 리가 있겠는가? 그 정도로 축구를 좋아했다. 활활 타오른 열정은 아마추어 풋살 대회에 나가서 입상까지 할 정도로 강력해졌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산월 고무신'이라는 팀 이름으로 광주광역시에 있는 팀을 대상으로 열린 '프로스펙스 풋살 대회'에서 우승을 거뒀다.
그 후로는 축구에 대한 나의 열정을 주변에서 인정해주셨다. 그리고 그 열정이 지금까지 이어져서 축구화를 신고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어릴 적 우상이었던 이동국 선수와는 같은 K-리그에서 상대 팀으로 뛰었던 경험도 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 탐탁지 않았던 친구들의 부모님들은 가끔 아들의 친구인 축구선수 상필이가 잘 뛰고 있는지 안부를 물으신다고 한다.
시간 왜곡현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몰입하며 축구했던 어린 소년은 축구선수라는 직업을 가진 청년이 되었다. 축구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에 큰 힘을 불어넣었던 촉매제는 축구화였다. 축구화를 사주신 어머니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축구화를 신고 축구선수의 꿈을 그렸던 나는 이제 책이라는 도구를 가지고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책을 통해 삶의 진리를 깨닫게 되었는데, 그 진리를 전, 현직 운동선수들과 나누고 싶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힘은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 덕이었다. 새로운 도전 또한 많은 이들과 교감하고 도와가면서 가려고 한다. 언젠가는 스포츠 교육에 선한 영향력을 미친 사람으로 거듭날 나를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