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역할
우리 아들은 불과 12일 전에 태어났다. 아들을 처음 접했을 때 기분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심장이 요동치고,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책임감’이란 중력이 높아지는 듯한 상태가 되었다.
나는 아들이 태어난 순간 '이도 아빠'라는 타이틀을 걸고 살아가고 있다. 이 타이틀을 바래지지 않도록 하려면 아빠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 그렇다면 아빠의 역할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아빠의 역할은 자식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는 것이다.
점점 세상은 파레토의 법칙(80대 20)에 맞춰져 가고 있다. 특히 경제 상황에서 두드러진다. 가난한 자가 더 가난해지고 부자가 더 부자가 되는 세상이 되고 있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 확률은 말 그대로 개천에서 용 날 확률이다.
'맹모삼천지교'는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뜻으로 인간은 성장에 있어서 그 환경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맹자의 어머니는 공동묘지로 시작해서 시장을 거쳐 ‘글방’ 옆에 터를 잡았다. 이처럼 자식들의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맹자의 어머니는 거주지를 옮겨서 환경을 바꾸셨지만 나는 ‘나’ 자체가 환경설정이 되려고 한다.
현대 사회의 문제 중 하나인 ‘부익부 빈익빈’ 또한 부모란 환경에 노출되어 자라온 경험의 축적이 만든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인생의 첫 번째 스승이자 멘토는 부모이지 않은가? 부모의 그릇에 따라 그 자식의 그릇이 만들어지게 된다. 부자는 돈을 버는 방법과 돈에 대한 자세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킨다. 가난한 자는 반대로 돈을 벌지 못하는 관점을 자식에게도 물려준다.
나중에 아들이 좋은 멘토와 스승을 만나기 전까지 좋은 환경설정이 되어주고 싶다.
로버트 기요사키의 저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는 두 아빠가 나온다. 로버트의 아버지는 두 명의 아빠가 있다. 한 명은 친구의 아버지이자 인생 멘토인 부자 아빠, 다른 한 명은 친 아버지로서 억대 연봉을 받는 가난한 아빠를 비교하면서 풀어가는 책이다. 두 아빠의 결정적 차이는 돈에 대한 태도였다. 부자 아빠는 자산을 늘리는 방법을 체득해서 적용하고, 가난한 아빠는 돈을 소비의 도구로서의 역할 그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자 아빠는 회사가 점점 커지고 자본이 늘어나는 반면 가난한 아빠는 억대 연봉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정체기를 걷다가 빚이 늘어난다.
만약 로버트가 가난한 아빠에게만 영향을 받아서 자랐다면 돈에 대한 관점이 바뀌지 않았을 공산이 크다. 다행히도 부자 아빠를 만나서 돈에 대한 관점을 바꿨고 스스로 부자가 되었다. 나는 부자 아빠처럼 아들에게 인생을 살아가는 ‘진리’를 아들에게 전수하고 싶다.
단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많은 접촉이다. 아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잘 살아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예를 들어 독서 습관을 아들에게 전수하고 싶다면 아들이 보는 앞에서 책을 많이 읽고, 읽은 내용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책과 가깝게 될 것이다. 고로 많은 시간을 공유하는데 힘써야 한다.
하나 더 덫 붙이자면 한계선을 긋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인생을 다 아는 것 마냥 말하고 행동할 때가 많다. 라떼는 말이야~는 자식에게도 해롭다. 꼰대의 특성 중 하나가 내 경험이 곧 정답이라는 생각을 갖는 게 아닌가? 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는 것을 인지하자.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제한을 두기보다 아들의 제한선을 넓히도록 도와야 한다.
부자 아빠는 돈을 물려주는 게 아니라 돈 버는 방법을 물려준다. 아들과 함께 나 또한 성장하면서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자 아빠가 되도록 하겠다. 우리 아들이 성장형 사고방식을 갖고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이렇게 된다면 아들이 행복의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