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대한필맨 Jan 27. 2020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프로 레벨의 선수에게 필요한 두 가지 자질.

현재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위상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EPL의 천문학적인 중계권료는 그 가치를 증명한다. 2019-20 시즌 꼴찌 팀이었던 허더즈필드는 TV 중계권료와 순위에 따른 메리트 머니를 더해서 1429억 원을 벌어드렸다. 우승 팀 맨체스터 시티는 2252억 원을 벌었다.

EPL

EPL은 그야말로 별들의 전쟁이 될 수 있는 우주공간과 같은 곳이 되었다. 프로 무대는 돈으로 움직이는 세계다. 벌이 꽃향기를 지나칠 수 있겠는가. 어마 무시한 자본은 위대한 감독 및 선수 그리고 서포트 포지션(장비, 영상 촬영, 분석가, 팀 닥터, 마사지사, 영양사 등)까지 최고 중의 최고들이 모이게 만들었다. 최고들이 모인 리그의 축구 경기는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괜히 한국의 EPL 팬들이 밤을 새 가며 라이브 중계를 보는 게 아니다.


EPL 중계를 보는 것을 넘어서 직접 그 무대에서 뛰겠다는 꿈을 가진 선수들이 많아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박지성 엠버서더와 현재 EPL에서 토트넘 소속으로 뛰고 있는 손흥민 선수는 꿈을 현실로 구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짙게 만들어준 우리들의 영웅들이다.


완쪽 박지성, 오른쪽 손흥민 선수 : 출처 - 네이버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짙게 만들었다면, 현실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그전에 어떻게 EPL에서 뛰는 선수들이 어떤 능력을 갖췄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목적지를 정했다면 어떤 길로 가야 할지 알아야 최대한 빠르고 안전하게 갈 수기 때문이다. 


그들은 도대체 어떤 선수들일까. 압도적인 피지컬, 살아있는 발 감각, 천재적인 센스, 냉정한 판단력, 포기하지 않는 열정,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정신력, 강한 승부욕, 팀 스피릿, 누구보다 뛰어난 자신만의 능력(패스, 슈팅, 태클 등)이 있다. 이런 것들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신체 & 정신


EPL 무대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은 선수들은 위의 두 가지를 장착하고 있다. 그리고 은퇴하는 그날까지 꾸준히 관리하고 발전시킨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게 있다. 1번 신체능력만 갖춘다면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밤낮으로 가리지 않고 훈련에만 임하는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무대에 뛰는 선수들은 신체능력만 뛰어난 게 아니다. 더불어 정신력도 뛰어나다. 




나도 과거에 신체능력만 키우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었다. 만약 365일을 외부의 자극 없이 살아간다면 신체능력을 키우는데만 집중해도 된다. 하지만 우리는 축구만 하면서 살 수가 없다. 가족, 친구, 연인, 동료, 지도자 등 수많은 인간관계 또는 훈련과 경기에서 나타난 실수에 대한 의식들이 다양한 형태의 반응을 이끌어낸다. 그 반응 중에는 부정적인 것도 있기 마련이다. 이때 정신력이 약하거나 심신상태가 약한 선수는 무너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신력도 함께 강화시켜야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코칭의 현주소는 신체능력에만 포커스 되어있다. 선진 축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신체능력과 정신력을 함께 코칭해줘야 한다. 그래야만 EPL 무대에 뛰는 선수들이 더 많아질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두 능력은 조화롭게 발전될 때 선순환이 일어나서 목적에 도달할 수 있는 힘으로 발현될 수 있다. 동양에는 세상은 음과 양의 조화 안에서 이루어져 있다고 믿는다. 음과 양의 조화는 축구선수에게도 필요하다. 양은 눈에 보이는 신체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퍼포먼스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고 스스로도 자기 효능감(과제를 끝마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높일 수 있다. 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력과 같다. 정신력은 타인의 시선과 세상의 자극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목적에 맞는 일을 우선순위로 보낼 수 있게 만든다.



<마인드 스포츠>의 저자 개리 맥은 자신의 저서에서 네 장으로 나눠서 프로선수가 갖춰야 할 두 능력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다.


1. 마음을 훈련하라.
2. 목표를 설정하라.
3. 성공을 확신하라.
4. 내면에 몰입하라.



1. 마음을 훈련하라.


"육체를 훈련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신도 훈련시켜야 한다." - 부르스 제너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10종 경기 금메달 리스트)


인간은 의식과 무의식의 두 영역에서 살아간다. <생각에 관한 생각>을 쓴 대니얼 카너먼은 인간에게 두 가지 시스템이 있다고 말한다. 시스템 1은 무의식의 영역이고, 시스템 2는 의식의 영역으로 생각하면 된다. 시스템 1은 자동시스템으로 직관적이고 자동적인 사고방식인데 파충류들도 갖고 있다.


시스템 2는 숙고 시스템으로 합리적이고 신중한 사고방식인데 고등동물인 인간이 가지고 있다. 축구선수들의 훈련을 예로 들어 보자. 처음 축구를 시작한 선수가 있다. 그 선수는 아직 인사이드 패스를 잘하지 못한다. 발 안쪽 중앙을 정확하게 맞추지 못하고 발끝이나 발 뒤꿈치를 맞춰서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 상태는 시스템 1의 상태다. 그런데 매일 같이 발 중앙으로 맞추기 위해서 의시적인 연습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처음에는 실수도 많고 정확도도 떨어질 테지만,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정확도는 높아지게 된다. 시스템 2에서 시스템 1로 전환되어 의식하지 않고 발 안쪽 중앙으로 패스를 성공시킨다.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도 똑같은 작용을 보인다. 스포츠 심리학은 성공의 과학이라고 불린다. 그 이유는 성공한 스포츠 선수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가를 연구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연구 중 멘탈 리허설 (심상훈련, 이미지 트레이닝)이 매우 중요하는 결과가 나왔다.


시각화 멘탈 리허설의 힘은 수많은 연구를 통해서 이미 증명되었다. 유사한 수준의 능력을 지닌 선수 20명을 선발해서 그중 10명에게만 심상훈련을 시키면, 훈련을 받은 선수들은 훈련을 받지 않은 선수들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기 된다. 스포츠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심리의 중요성 the head edge"이라고 부른다.




EPL에서 뛰는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 대부분은 멘탈 리허설을 자주 행한다. 토트넘의 소닉 손흥민 선수는 멘털 리허설의 중요성을 자신의 저서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에 이런 문장이 있다.


"축구를 잘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축구만 하면 된다."- 손흥민 선수


진리의 문장이다. 이 문장의 의미는 몸뿐만이 아니라 정신에서도 발현되어야 한다. 멘털 리허설을 통해 실제 경기 중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을 그려본다면, 실제 경기 중에 시스템 1 만 사용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우리는 이를 '몰입'이라고 한다. 


몰입은 네 번째 장에서 다루겠다. 멘탈 리허설도 신체 훈련과 같이 오랜 시간 시도를 해야 한다.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 "축구화를 신는 순간부터 경기장에 진입하는 발걸음, 상대편 선수들과 악수를 한 다음 단체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잔디 상태, 날씨, 심판의 표정까지 상상한다. 경기 휘술이 머릿속에서 울리고 90분을 뛴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 멘탈 리허설은 깊은 명상을 하는 수준과 같다.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반복적으로 시도한다면 명상을 통해 안정감을 얻을 수 있듯이, 멘털 리허설을 통해 자신감과 퍼포먼스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 목표를 설정하라.


이 세상에서 무엇인가를 성취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꿈과 목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 루 홀츠


처음 축구를 시작한 아이에게 꿈이 뭐냐고 묻는다면 국가대표 축구선수라고 답을 가장 많이 할 것이다. 나도 그중 하나였다. 그 목표는 동력이 되었고 지금도 축구선수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었다. 목표 설정은 굉장히 중요하다. 삶의 정체성을 만들어주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게 해 준다. 


누구나 국가대표라는 목표를 설정하지만 아무나 국가대표를 이루지는 못한다. 이유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 목표를 구체적이고 지속적으로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인지 지금부터 밝혀 보겠다.


태극마크를 달고 푸른 잔디 위에서 뛰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때면 설렌다. 이 감정은 우리를 움직에 해준다. 하지만 그 꿈을 만들어내는 것은 감정이 아닌 이성적 행동에 있다. 국가대표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자신의 상황에 맞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 즉, 메타인지를 통해 전략적인 계획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엘리트 축구를 시작했다. 내가 처음 축구를 시작할 때는 국가대표가 되고 싶진 않았다. 이유는 이렇다. 보편적으로 늦어도 초등학교 5~6학년 때 축구를 시작하는 선수들이 많더. 나는 상대적으로 적어도 1~2년은 늦게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공부를 하면서 취미로 즐기길 바라셨다. 하지만 나는 이미 2002 월드컵을 보고 축구에 매료된 상태였다. 축구선수로서 성공의 여부에 상관없이 그냥 하고 싶었다. 특단의 조치로 부모님을 설득시키기 위해서 제안을 했다. 축구로 대학까지는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이다.


감언이설이라고 했던가. 부모님은 나의 제안과 열정에 두 손을 드셨다. 내 목표는 축구로 대학 가기였다.(물론 시간이 지나자 국가대표의 꿈을 꿀 때도 있었다.) 나는 부족한 실력을 보완하기 위해서 밤낮없이 공을 차고 훈련을 했다. 목표를 위해 훈련량으로 승부한 것이다. 결국은 기존의 목표였던 대학을 넘어서 프로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32 살 현재도 축구선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목표는 자신이 현재 무엇을 해야 하는 알게 해주는 지도와 같다.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고 현 위치를 파악한 후에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나는 목표 설정을 가장 중요시한다. 한 번에 한 걸음씩 이 세상에서 무엇인가를 성취하는 데에 이것 이외의 다른 방법은 없다. - 마이클 조던


에드윈 로크와 개리 라탐 박사는 스포츠를 포함한 다양한 전문영역에서 최고 위치에 오른 수천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공통점은 목표지향성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마인드 스포츠>에는 친절하게도 목표 설정의 기초적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 결과 목표와 함께 반드시 수행목표도 세워야 한다.
2. 목표는 도전감을 불러일으킬 정도이면서 현실적인 것이어야 한다.



위의 두 가지 원리에 부합된 방법이 있다. <탁월한 인생을 만드는 법>에서는 'SMARTER'라는 방법을 제시한다. 머리글자를 모은 문자인데 해석하면 이렇다.


Specifc : 명확성

Measurable : 측정 가능성

Actionable : 활동성

Risky : 위험성

Time - keyed : 시간 기준

Exciting : 흥미진진함

Relevant : 적절성


위의 7 가지 단어를 목표에 스며들게 한다면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세상 사람들은 새 해를 맞이하면 꼭 하는 게 있다. 바로 목표 설정이다. 일반인들의 새해 목표 삼대장은 영어 공부, 운동, 독서라고 한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 동물이다. 괜히 작심삼일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긴 게 아니다. 2017년 미국의 UCLA 대학에서 새해 목표를 끝까지 유지했는지 조사를 했다. 12월 31일 마지막 날까지 유지한 사람은 100명 중 8명뿐이었다. 성공률이 8 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인간의 나약한 의지를 보여주는 자료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를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새해 다짐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을 우리는 많은 경험으로 자각하고 있다. 목표를 도달하기 위해 'SMASTER'가 도움을 줄 것이다. 예를 들어보겠다. 목표는 시즌 중 프리킥으로만 10 득점이다.(위험성) 프리킥 연습(명확성)을 한다고 해보자. 훈련 후 (시간 기준) 매번 프리킥 20번을 찬다. (활동성) 20번 중 몇 개가 들어가는지 체크한다.(측정 가능성) 동료와 함께 경쟁을 한다.(흥미진 지함) 위의 노력은 축구선수의 가치(적절성)를 높여 줄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있다. 바로 적는 것이다. 기록을 통해서 목표를 눈에 확 띄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하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3.  성공을 확신하라.


"인생의 유일한 장애는 부정적 태도라는 것을 나는 강력하게 믿고 있다" - 스콧 헤밀턴


선수마다 타고난 재능이 다르다. 달리기가 빠른 선수, 점프력이 좋은 선수, 발 감각이 좋은 선수, 전술 이해도가 높은 선수, 수비력이 좋은 선수 등 각 선수마다 특징이 있다. 그런데 프로 레벨에 도달해서 유지하는 선수들은 이러한 재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태도'다. 


태도는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뜻한다. 아무리 좋은 능력을 선천적으로 쥐고 태어나더라도 태도가 옳지 못하다면 위대한 선수에 도달하지 못한다. 반면 타고난 재능은 없지만 좋은 태도를 유지한다면 위대한 선수의 반열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그중 가장 유명한 선수가 농구의 전설 '마이클 조던'이다. 마이클 조던은 고등학교 시절 후보선수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자신의 처지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태도를 보였다. 결국 그는 위대한 선수로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새겨진다.




"성공하는 사람은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보다는 자기 자신이 그것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안다." - <마인드 스포츠> 46쪽


어찌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스포츠 스타들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종목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무서울 정도로 몰입한다. 그 태도의 시작은 자신에 대한 믿음부터라고 할 수 있다. 팻 서미트는 "태도는 선택이다"라고 하면서 "매일매일 긍정적 사고를 하고 자신을 신뢰하라"고 조언한다. 세상의 진리가 모두 단순하지만 지키기 어렵듯이 이 또한 마찬가지다. MLB의 전설 랜디 존슨은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더 성숙해지면서 최고의 커리어 하이를 찍은 반면 사캐(사기 캐릭터)로 불린 축구선수 아드리아누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자제력을 잃게 되고 결국 이른 은퇴에 봉착하게 된다.




극단적인 상황에도 정신이 잘 훈련된 선수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극복할 수 있다. 실수를 했을 때 후회를 할지언정 자책을 해서는 안된다. 자책을 한다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은 약해지게 된다. 반면 후회를 하게 된다면 보완할 점을 제대로 인지할 수 있게 된다. 후회와 자책의 자이는 이성과 감성의 차이다.


"난 바보야'와 '난 바보 같은 짓을 저질렀어'라는 말은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일의 성과가 아니라 우리 자시에게 초점을 맞추면, 다음에 더 잘할 방법을 고안해 내기 어렵다. 이유는 간다 한다. 성과를 개선할 방법에 초점을 맞추지 않기 때문이다. - 탁월한 인생을 만드는 법 93쪽


좋은 태도를 가진 선수는 자책이 아닌 후회하는 선수다. 특히 실수를 줄이는 스포츠인 축구선수에게는 꼭 필요한 태도다.




4. 내면에 몰입하라.


"매번 코트에 올라설 때마다, 나는 일이 어떻게 펼쳐질지 전혀 모른다. 난 바로 지금의 인생을 산다. 나는 바로 지금의 시합을 한다." - 마이클 조던


프로 레벨에 도달한 선수들은 소싯적 동네에서 볼 좀 차던 선수였을 공산이 크다. 좋아하려면 잘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동네에서 축구 짱이 된 아이는 축구를 점점 더 좋아하게 될 것이다. 나도 우리 동네에서는 축구 잘하는 아이로 유명했다. 그래서 축구를 미치도록 좋아하게 됐다. 당시 내가 살던 아파트 단지 내에는 작은 운동장이 있었다. 그곳은 나의 아지트이자 연습장이었다. 나는 늘 공하나를 들고 운동장에 갔다. 그리고 해가 질 때까지 운동장에 나온 아이들과 축구를 했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아마도 당시의 나는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졌을 것이다. 오로지 공에만 집중했다는 말이다. 이를 전문용어로 '화이트 모먼트'라고 한다.




정식으로 축구를 시작하고부터는 화이트 모먼트가 잘 되지 않았다. 동네에서 축구를 할 때는 부담 없이 즐기기만 했지만, 정식으로 축구를 시작하고부터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게 된 것이다. 늦게 축구를 시작했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자격지심이 발을 더 무겁게 만들었다. 오죽했으면 아버지께서는 전국대회에서 나의 플레이를 보고 축구를 관두자고 하셨을까.


하지만 시작한 지 2년이 지나자 노력이 실력으로 전환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중학교 3학년 때는 화이트 모먼트를 자주 경험했다. 화이트 모먼트는 위의 조던의 말대로 오로지 경기만 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마인드 스포츠>에서는 '신뢰하기 모드'라고도 표현을 한다. 자신의 내면과 대적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내면에 몰입하라는 뜻은 마음을 비우라는 의미와도 같다. 마음속에 있는 감정, 생각을 지우고 오로지 눈앞의 상황에 대한 반응만 하는 것이다. 시스템 1인 무의식의 영역에서 뛰어야 한다. 


화이트 모먼트의 상태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훈련을 실전같이 실전을 훈련 같이하면 된다. 너무 쉽게 말하는 것 같은가. 하지만 지름길은 없다. 반복으로 의식적인 연습만이 방법이다. 루틴, 멘털 리허설, 태도, 목표의식을 자신의 습관으로 만드는 데 힘써라. 손흥민 선수는 자신의 축구 커리어를 위해 시즌 중에는 수도승 같은 삶을 살고, 르브론 제임스는 17억을 자신의 몸 관리에 투자한다. 축구선수라는 정체성으로 고도의 집중 상태를 유지하라는 말이다.  


 


사냥 준비는 끝났다. [정리]


현실적으로 스포츠를 하면서 우리는 마음의 기술을 배울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 서문


<마인드 스포츠>를 읽으면서 가장 기억 남는 문장이다. 많은 선수와 지도자들이 신체 능력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는 공을 들이지만 정신력은 선수의 그릇이라고 단언하는 경향이 높다. 하지만 정신력 또한 키울 수 있으며 키워야 하는 것이다. 정신 훈련이 수행능력을 향상하고 생산성을 증진할 뿐만 아니라 즐거움도 배가 시킨다는 사실이 연구로 밝혀졌다.


마음을 훈련해서 멘탈 리허설이 실제와 같은 효과를 만들어내고, SMASTER 한 목표 설정을 적음으로써 성장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고, 성공에 대한 확신으로 실수를 자책하지 않고 후회하여 성장의 피드백으로 활용하고, 마음을 비우고 내면에 집중할 때 화이트 모먼트에 가까워진다.




스포츠 심리학은  종료의 운동선수들을 위한 처방을 가지고 있다. 첫째 연습  잘하지만 시합만 되면 무너지는 선수. 이들은 너무 지나치게 자기를 의식하거나 긴장감을 갖는다. 둘째 많은 재능을 가지고는 있지만 일관성 있는 게임을   없는 선수. 일관성이야말로 좋은 선수와 위대한 선수를 구분해주는 특징이다.


위의 문단은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실력이 기본이라는 말이다. 실력이 없는 선수를 정신력을 강화시켰다고 좋은 선수로 만들 수는 없다. 피나는 노력을 통해 실력을 키우는 것은 디폴트(고정값)다. 그러니 몸과 마음을 함께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결코 하나 가지고는 꿈을 이룰 수 없다. 몸과 마음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꿈을 이룰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로 가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