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을 강화하라.
최근 한 달이 넘도록 꾸준히 매일 글쓰기를 해오고 있다. 글을 페이스북에 매일 공유하면서 나의 글을 보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는 중이다. 내가 꾸준히 글을 쓰고 업로드하는 이유는 뜻을 이루기 위해서다. 나의 뜻은 스포츠인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유지경성의 의미를 실현시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인스타그램 DM으로 장문의 글이 왔다. 나의 글과 피드를 보고 감명을 받은 대학 축구선수가 쓴 메시지였다. 대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는 시기에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나는 그의 응원과 더불어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를 보고 손을 내밀었다. 내가 내민 손은 <필맨의 멘토링 스쿨>이었다. 즉, 우리의 관계가 '멘토'와 '멘티'가 된 것이다.
우리는 단 한 번의 만난도 없었다. 인스타그램 DM으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전화번호를 교환했다. 11분 정도 통화를 하고 사제 관계를 형성한 것이다. 속전속결은 이럴 때 쓰는 말인 듯하다.
새로운 멘티의 닉네임은 '뜻마루'다. 뜻마루의 뜻은 위의 유지경성 뜻의 줄임말이다. 나는 독서모임 회원들과 멘티들에게 닉네임을 정하라고 한다. 그 이유는 호와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산 정약용, 백범 김구, 도산 안창호 등 자신의 이름 앞에 호를 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호를 쓰는 이유는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의 이름을 부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호의 주인은 의미에 맞게 살겠다는 의도를 갖고 호를 만들었다. 나는 후자의 무게를 두고 닉네임을 만들라고 한다. 실제로 심리학에서는 이를 '라벨 효과'라고 한다.
본인이 만든 닉네임은 자신의 신념이 스며드는 경우가 많다. 뜻마루도 '자신의 뜻을 마침내 이루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나는 뜻마루의 의지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미션을 주었다.
뜻마루에게 첫 번째로 준 미션은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를 읽고 서평을 쓰는 것이었다. 신영준 박사, 고영성 작가의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이하 뼈아대)는 옴니버스 형식의 자기 계발 에세이다. 이 책 안에는 현대인들이 갖춰야 할 기본 태도를 잘 설명해놓았다. 핵심을 추려보면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학습능력이다.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네 가지 능력은 사회생활을 잘하는데 도움을 준다. 학습능력이 높을수록 생산성이 늘어나고 성과가 많아진다. 성과가 많아지면 성공과 가까워진다. 두 번째는 메타인지다. 자신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친절하게도 그 방법도 제시한다. 그 방법은 '데일리 리포트'다. 매 시간마다 무엇을 했고, 얼마나 집중했는지 알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버리는 시간을 확인하고, 일의 우선순위를 세울 수 있다. 세 번째는 성장형 사고방식이다. 통상 나이가 들수록 자기 주관이 뚜렷해진다. 그게 심하면 고정형 사고방식으로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는 전제가 된다. 고정형 사고방식의 결과는 스스로 한계를 규정하는 꼴을 만든다. 예를 들어 '될 놈만 된다.'라는 생각이 있다. 하지만 뼈아대에는 '뇌의 가소성'을 증명하는 연구 자료들을 명시하면서 성장형 사고방식으로 전화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내가 할 수 있다고 믿든, 할 수 없다고 믿든 믿는 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 자동차왕 헨리 포드
나이가 많아서, 집이 가난해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등 고정형 사고방식을 갖춘 사람들은 스스로 합리화를 시키고 있을 것이다. 지금은 고인이신 현대그룹 전 정주영 회장은 "이봐 해보기나 했어?"라며 고정형 사고방식이 멍청이를 만든다고 했다.
나는 위의 3 가지를 뼈아대를 통해서 알기를 원했다. 앞으로 나의 멘토링의 기초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한 멘토링의 정의는 이렇다. '멘티가 스스로 문제를 찾고 답을 찾아가게 만드는 능력을 갖추도록 만들기.' 학습능력, 메타인지(데일리 리포트), 성장형 사고방식은 스스로 문제를 찾고 답을 찾는데 뼈대가 되어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가 아니겠는가.
1월 30일에 연락이 닿아 시작한 뜻마루와의 인연은 2월 7일 남해 상주에서 첫 만남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2월 8일 우리 팀과 뜻마루의 팀의 연습경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연습경기를 위해서 전 날 남해에 온 뜻마루의 팀 덕에 생각보다 이른 만남이 성사되었다. 저녁을 먹고 내가 머물고 있는 숙소에서 1시간 30분가량 멘토링 시간을 가졌다.
나는 뜻마루에게 내가 왜 뼈아대를 읽게 했는지 생각해봤냐고 물었다. 책을 읽고 글로 옮기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답을 했다. 나는 그 답도 맞지만 진짜 중요한 핵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 핵심은 정체성 찾기다.
학습능력, 메타인지, 성장형 사고방식이 필요한 이유는 삶의 목적이 있을 때 효과적이다. 나는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내면과 대화하길 바랬다. 축구를 왜 해야 하고, 축구를 어떻게 해야 하고, 축구가 자신에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하기를 원한다. 많은 선수들이 처음에 축구를 시작했을 때는 그 정체성은 뚜렷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지고 지루해지면서 흐려지게 된다. 프로 선수들에게도 많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나는 멘토링의 과정이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뚜렷해지게 도와주길 바란다.
남이 정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목적을 정하고,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만들고, 환경을 만들어가게 되면 현재의 순간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정체성을 강화하고 유지하게 하는 것은 뜻을 마침내 이루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다. 이는 뜻마루 뿐만 아니라 모든 멘티들에게 적용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그전에 나 스스로도 매일 같이 정체성을 되새기면서 한 순간, 한 순간을 채우고 있다.
책
-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
메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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