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 자기 발견
삶은 여행이다
위의 문장은 내가 자주 가는 북카페 <도시 여행자>의 창에 붙어 있던 슬로건이었다. 개인적으로 공감 가는 문장이다.
여행 :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
여행은 떠난다는 의미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다는 의미도 있다. 삶이란 떠나가고 돌아오는 반복된 과정의 의미를 두고 여행이라는 단어를 선택한듯하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는 하나, 점점 해외여행 또는 국내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2019년에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해외여행 가는 나라 중 6위라고 한다. 여행객이 많은 이유는 행복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다양한 미디어에서는 매력적인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효리네 민박>,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짠내 투어>, <꽃보다 시리즈>는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며 사랑을 받은 프로그램들이다. 그리고 유튜브를 통해 일반인들이 즐기는 여행 코스도 검색만 하면 찾을 수 있다. 다양한 미디어에서 비춰주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행복을 찾아서'이다.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여행을 시작하는 날, 여행지에서 생긴 에피소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과정은 삶은 여행이라는 의미가 딱 떨어진다. 희로애락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디어는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과연 출연자 모두가 진실된 여행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그들의 여행이 진짜 삶일까. 그들의 여행코스를 따라 여행지를 선택하고 따라가는 사람들이 많다. 분명 도움은 될 것이다. 리스크 부담을 낮출 수 있고, 멋진 장관이 펼쳐지는 풍경을 눈에 담을 수 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디어에서 비춰주는 공통점인 '행복을 찾아서'라는 키워드를 발견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미디어에서 보여준 행복은 출연자들만의 것이기 때문이다. '삶은 여행'의 참 의미는 따로 있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과정에서 얻은 기쁨과 슬픔, 행복은 순간이고 고된 시간은 긴 과정인 것, 함께 여행을 하는 사람과의 궁합의 중요성,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 과정은 삶이란 이런 것이고 나라는 것을 생각하게 끔 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여행에 현혹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여행의 정의처럼 자신의 현재 위치에서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떠나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 떠나는 자체가 여행이다. 하지만 '행복을 찾아서'라는 목적이 있는 여행을 위해서는 미디어를 따라가는 것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봤으면 한다. 나는 현재 동계훈련을 위해 남해군 상주면에 위치한 마을의 펜션에서 3주째 머물고 있다. 이 또한 나에게는 여행과도 같다. 매일 반복되는 고된 훈련과 짜인 스케줄 속에서도 삶은 여행이다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 이유는 쳇바퀴 같은 삶에서도 글을 쓰면서 매일 스스로를 돌아보기 때문이다.
여행을 다녀와서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다녀오니 별거 없었다는 말과 함께 그곳에는 가지 말라고 당부를 한다. 그들이 그 여행지를 선택한 이유는 미디어의 영향이 컸을 것이라 짐작해본다. 정작 가보니까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미디어에서 본 유희는 온데간데없다. 그 이유는 여행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행을 간 사람의 목적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무언가 얻기 위한 발걸음이 아닌 무언가 비우기 위한 발걸음일 때 여행을 다녀온 후에 더 많은 것을 남길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즐거울 수만은 없다.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행복을 찾기 힘들다. 오히려 행복이 아닌 '나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은 행복을 느낄 확률이 더 높다.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입이 쫙 벌어질 만한 장관의 풍경을 보고, 여행 중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과정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다시 돌아갈 곳에서의 자신이 어떤 사람이 었는지를 돌아보게 되고 진짜 자신은 어떤 존재인지 생각하게 된다.
글의 막바지에 다다른 당신은 이 글의 제목처럼 '행복을 찾지 마세요'가 다른 말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눈치 챘을 것이다.
행복을 찾지 마세요.
'나'를 찾으세요
여행은 꼭 무언가 얻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바람 한 번 쐬러 가는 것도 좋고, 익사이팅한 활동을 하는 것도 좋고, 맛있는 음식들을 즐기는 것도 좋다. 각자의 기호에 맞게 여행의 목적을 설정하는 것은 자유다. 다만 행복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을 원한다면, 나를 발견하는 여행으로 바꿔서 목적을 세우면 더 좋겠다는 어느 축구선수의 생각을 적은 것뿐이다. 여행을 떠나면 사람은 좀 더 개방적이게 된다. 그 열린 마음을 타인에게만 보여주지 말고 스스로에게도 보여주길 바라며 글을 마쳐본다.
메인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photos/_g1WdcKcV3w?utm_source=naversmartedito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api-cre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