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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영 Nov 14. 2017

괴로운 여행

지난번 추석 내비에서 가장 많이 찍은 곳이 고양 스타필드라는 기사를 봤다.

지금도 그곳을 지나가려면 차는 밀리고 경찰이 나와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을 때가 많다.

이상하게 멀지 않는 곳에 있는 어쩌면 우리 동네인 거대쇼핑몰인 그곳을  

가보고 싶은 생각이 이렇게나  일도 없는건지, 

스타필드 주변에 있는 아파트들이 값이 올랐다는 소식에 오히려 의아하기도 하다.

아니 복잡하게 차량 많아지고

사람 많아지면 먼지 많아질텐데 왜 값이 오르는 거지?

그 주변에 이케아도 생겨났다.

예쁘고 멋지고 세련된 가구들이 즐비하고 먹을 것 입을 것이 가득 쌓여 있는 곳,

이런 곳에 도무지 흥미가 없으니....

‘늙은 게야~ ’ 사람들에게 편한 대로 쉬 말한다.   

어느 부분 사실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100% 진심은 아니다. 

수년 전부터 나는 내 옷장의 옷들이 지겨워 지기 시작했다.

(부끄럽게도, 새 옷에 대한 관심이 없어졌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여전히 새 옷 이쁜 옷엔 관심이 많다. 관심의 강도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딸아이가 결혼해서 자기 방에서 그 수많은 옷들을 빼버리니 얼마나 시원한지...

지나치게 많은 물건들에게질렸다.

지금도 여전히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우리 모두 지금부터 죽을 때 까지 옷 안사도 충분히 입고 살 수 있다.

그런데 여전히 새 옷을 사고 또 산다.   

은퇴를 하며 이사를 하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버렸다. 

남편의 엄청난 넥타이 수년간에 걸쳐 잘 입지 않는 옷들

그리고 한두 번 신다만 수면양말 양말들 입지도 않는 내의들 티셔츠 양복들 

그렇게 많이 버렸는데도 여전히 옷장엔 옷이 가득하고 신발장은 차고 넘친다. 

솔직히 이야기해서 객관적으로 전체 경제수치를  상중하로 나눈다면  

나는 빈곤층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중산층은 아니니 

하위그룹에 속한다.

그러니까 우리 집에서 비롯되는 이런 환경이

대다수의 집 풍경이거나 아니면 더 많은 집들이 더 많은 물건으로 넘쳐날 것이라는 것,

물건이 너무도 흔한 시절이다.

그러나 그 물건이 제 자리에 있지 않다면 

그 물건은 다 대형 쓰레기거나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요즈음에는 걸어서 갈만한 이마트도 거의 안긴다. 

너무 넓은 그곳에 가서 내가 살 작은 물건 고르기가 어렵고 귀찮아서다. 

차를 조금만 타고 나가면 코스트코부터 시작해서 이마트 타운 롯데마트 해서

공장형 수퍼마켓에 가면 그 넒고 높은 곳에 천정에 까지 물건이 가득 쌓여있다. 

어느 때 부턴지 그 의기양양하게 쟁여져 있는 숱한 물건들이 

내겐 쓰레기로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엄청난 양의 세제그릇들을 보기만 해도 질린다. 

저런 썩지도 않는 숱한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기름들은 

물엘 들어가도 땅엘 들어가도 

그 주변의 생명들을 죽여버리는 살생의 물질이다. 

팔리면 더욱 손쉽게 팔리지 않더라도 결국은 태생 자체가 오염원이다. 

참으로 무서운 쓰레기가 아닌가, 

새로운 물건을 사면 내보낼 것이 있는 경우에 한한다....

이 원칙을 고수하려고 애를 쓰지만  미세먼지로 인한 공기청정기가 새로 들어올 때는

내보낼 물건이 없다. 

그뿐 아니라 돈들여 사지 않더라도 

소소하게 여기저기서 건들거리며 다가오는 물건들을 좋아라 받으니......

막을 재주가 별로 없다. 

이사올 때 오래 쓴 김치냉장고를 버리니  양문형 냉장고 슬림형 김치냉장고 

그리고 가볍게 반찬 넣어먹는 냉장고 세 개가 있었다. 

거기에 가득 찬 음식들이 지겨워 

쉬지 않고 냉파족을 했더니 냉장고들이 조금 가벼워지고 

더군다나 반찬 냉장고가 고장이 나서 

그래 두 개만 가지고 살자....했는데 어느 샌가 도로 음식들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반찬 넣어 먹는 자그마한 냉장고를 결국 사고야 말았다.              

캐나다의 어느 다큐 감독은 먹을래? 먹을래.....라는 

실험다큐를 자신의 아내와 함께 실행하기 시작한다.

즉 버려지는 음식만을 먹고 사는 것이다. 

첫 시작은 집을 옮기는 사촌형네집...냉장고로 시작된다. 

주인조차도 이해할지 못하는 음식들이 냉장고에서 나오기 시작한다. 

(아마 우리나라 대다수 맞벌이 부부의 집 냉장고도 저럴 것이다)

그리고 마트 주변의 쓰레기장...부자 동네의 쓰레기

결론은 그렇다. 육개월 동안 그들은 마트에서 팔리지 않는 음식과 

로컬마트에서 못생긴 음식들....얼마 외에는 돈을 주고 음식을 사지 않고 잘산다.  

그리고 할로윈 데이에는 일 년 가까이 유효일이 남은 쵸코렛을 

박스 채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마지막 날에는 남은 음식을 가지고 친구들과 성대한 파티를 하게 된다,

버려지는 음식을 찾아 헤매는 동안 그 안에 펼쳐지는 숱한 삶들은 차치하고라도 

엄청난 먹을 수 있는 수많은 음식들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은 정말 충격이었다.    

어제도 강원도 강릉에서 회를 먹었다.

입맛이 없었던지 배가 고프지 않아선지 회도 맛이 없었다. 

그리고 상마다 가득 끓여져 나오는 매운탕...

하나는 손도 데지 않아서 싸달라고 했더니 상할 수 있다며 안 싸줬다. 

상마다 가득 나오는 뻘건 국물들 남은 고기들...

먹지 않는 반찬들은 모두 어디로 갈까....

사람의 뱃속이라는 공간을 차지하지 못한 모든 음식물들은 

땅에 안기며 땅을 더럽히고

물에 안기면 물을 오염시킨다. 더불어 공기를 더럽히고...

우리 주면 어딘가를 이 모양 저 모양이 되어 여기저기 헤매다가 

머잖아서 금방 나에게 우리에게 우리의 아이들에게 다가올 것이다.  

물론 옥수수가 변하듯이

전혀 다른 물질ㅡ 변형되어 있는 유전자로 눈에 보이지 않는 독소로

변하여 다가오니 알아챌 수가 없다.  

며칠 전 뉴스에 대한항공이 비행기 엔진원료로 옥수수기름 5%를 사용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바이오 연료이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연료라는 것이다.

이게 관연 맞는 이야기일까,

옥수수에서만 추출하면 

화석연료가 아니니까 무조건 자연친화적인 연료가 되는 것일까?

그 옥수수를 키우기 위해서 들어가는 숱한 화학물질 화석연료 등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

추출해 내기 위한 그 과정속에서 소용되거나 파생되는 물질들에는 또 어떤것이 있을까?  

대개 요즈음 수퍼마킷에 가면 약 사만개 이상의 물건들이 있다고 한다. 

그들의 근원을 찾아가보면 

대다수 음식들의 근원지는 옥수수다.

수십 년 전만 해도 1에이커당 약 20석의 옥수수를 소출 했다면 

지금은 약 200석 정도를 얻어낸다고 한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옥수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것은 당연히 비료와 농약 때문이다. 그리고 유전자 변형.

몽땅 빨리 자라게 하는 유전자 변형은 수많은 유전자 중 하나만 쌀짝

그러니까 옥수수에 돼지.....유전자 아주 조금만  

어쩌면 한 개만 변형시키니까

소출은 많아지고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해가 없다는 것, 

그리고 이 유전자 변형된 옥수수는 제초제에 강하기 조차 하다. 

그리고 새로운 발명을 회사가 했으니 이 씨앗은 그 회사의 것이다.

다국적 기업...지금 소공장 닭공장 옥수수공장....등 세계의 음식을 주무르는

기업들은 몇 손가락 내의 것이라고 한다.    

이 수많은 옥수수들은 싼값으로 이웃멕시코 농장의 노동자들을 망하게 했고 그들은 미국

으로 들어와 미국인들이 하지않는 일, 

닭 공장 돼지 공장 소공장에서 아주 적은 돈을 받고 일하는노동자가 되어 있다. 

그러니까 지금은 축산업도 사라지고 축산 공장이 되었고 

농업도 사라져버리고 농업공장만이 있다.

맥도날드 형제가 햄버거를 만들며 보다 더 효율을 위해, 

효율은쉽게 말하면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의 다른 말이다. 

부엌에 공장을 설치했다. 

모든 부엌일을 가짓수로 나눠서 한가지 일만 반복하게 했다.  

대신 임금은 싸졌고 사람을 해고 시켜도 

부엌공장은 쉼없이 돌아갈수 있게 되었다.

닭도 살이 찌게 해야하니까 

돈을 벌기 위해서는, 

그것도 빨리 벌기 위해서는

80일 가까운 날을 어떻게 기다려, 못  기다린다, 날수를 줄이자, 47일로 줄인다.

47일 동안에 자라난 닭은 쉬지 않고 먹어댄다 

닭을 허기지게 만들어버린 탓이다. 

하루 종일 먹어대다 보니 제대로 움직이고 돌아다니기는커녕 서 있기도 힘들다

계속 먹고 자라게만 하기 위해서 

닭공장에는 햇빛을 아예 차단시키고 키운다고 한다.

가슴이 떡 벌어진 닭이 생겨난다.  

이런 닭 공장에서 늦은 밤에 닭을 잡아 닭을 잡는 공장으로 보내진다. 

닭공장 돼지공장소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예전에는 아프리카 멕시코인 지금은 남미쪽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는 다큐멘터리에서 얻은 이야기들이다. 

<푸드 주식회사> <패스트푸드내이션> 

<씨앗: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들><먹을래? 먹을래?>

푸드주식회사는 유트브에 치기만 하면 금방 나온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정말!  제발! 꼭! 필히!  

찾기도 쉽고 그냥 볼 수 있으니 <푸드 주식회사>만이라도 

영화를 필똑!!!!!!하시길 바란다.

프루스트의 글이 사람의 내면을 찾아가는 아름답고 우아한 여행이라면

푸드주식회사는 우리의 외면, 우리의 상황, 우리가 먹는 음식의 내면을 찾아 떠나는

괴로운 여행일지도 모른다.

가끔은 즐겁지 않아야 한다.

불행이행복을 선명하게 보이게 한다.

투명한 시선....필요하다.

정직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것이 지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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