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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말 한마디

by 상상이상

일, 일, 일...

일에 미친 사람처럼 매일.

일 할 때만큼은 나를 잊을 수 있어서

나를 잊어야 조금은 편안해져서

그렇게 매일 당신을 외롭게 했어.

큰 맘 먹고 오늘은,

오전 내내 자리를 비우고 당신을 만나.


아침 일찍 만나서 함께한 하루가 참 달콤했어.

뭔가 촘촘히 살뜰히 하루를 보낸 느낌.

목적지도 없이

그저 함께있다는게 중요하다며

무작정 달리는 당신을 여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방황하다 도착한 허름한 카페에서 맛본 빙수는 참 맛있었어.

길마다 펼쳐진 파란 하늘, 더 파란 바다도 예뻤어.

일곱살 소년처럼 들뜬 표정의 당신만큼은 아니지만,


조금 더 이렇게 떠돌아도 괜찮겠다..

숨 쉴 틈도 없이 촘촘했던 내가 느슨해짐을 느껴.

헐거워진 틈으로 바람이 불어와.

안돼.

안되는데.

자꾸 이러면 안되는데..


집으로 돌아가다 차를 멈추고

잠시 당신을 생각합니다.

잘자라는 인사를 먼저 남겨요.

먼저 잠들 수도 있다는 말에

그래도 잘자라는 인사가 먼저,

당신의 잠자리를 따뜻하게 데워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라고 하고,

와 달라고 하고,

기다려 달라고 하고

웃으며 차로 달려오던 당신을 기억해요.

같이 무언가를 나누어 먹고

곁에 기대어 새우잠이라도 달콤해 하던 당신을 기억해요.


짧으면 짧은 대로

조금은 더 길면 긴 대로

아쉽지 않은 날들이 없었음을 기억해요.


일과를 정리하는 당신을 기다렸다

무작정 고속도로를 달려,

어둑해진 낯선 마을에서 김치찌개를 먹고,

당신을 토닥이며 별을 보던 밤을 기억해요.


졸린 눈을 비비며 아쉬운 마음을 추스르며

제자리로 돌아와 집으로 들어가는 당신을

애틋하게 지켜보던 밤들을 기억해요.


늘 거짓말을 해.

가끔은 자신도 깜빡 속을만큼 완벽하게.

가지마다 탐스런 거짓들이 주렁주렁한 하루는

이내 부러질 듯 위태로와.


카페 문을 닫으면 집으로

집을 나서면 카페

친구를 만나는 일도 드문 내가

요즘들어 마실이 잦아.

늘 유심히 지켜보는 눈들 사이사이

의문의 불빛이 반짝이는 걸 느껴.

결혼하고도 애를 낳고도 집을 떠나지 않는

나이든 딸이 늘 애처로운 부모는

사랑받고 살았으면 좋겠다 기도해.

하지만 사위 아닌 다른 이가 주변을 멤도는 일은

허락할 수 없는 옛날 사람들이야.

평생 떨어져 살다 죽어도 그건 안될 일이지.

낯뜨거워 고개를 들지 못할 착한 사람들...


불편하고 조심스러운 와중에도

당신을 만나고 싶어

당신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

거짓말을 멈출 수 없어.

언제 어디서 생겨났는지 친구가 늘고

모임도 많아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몰라.

갑자기 바빠진 딸이 그냥 좀 더 열심히 사는가보다..

부모님도 거짓말로 눈을 가렸는지도 몰라.


이런 내 맘도 모르는 당신은

이런 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당신은

매번 아쉬워하고 매일 보채며

더 많은 시간을 내어달라 졸라.

어떻게 더 시간을 만들 수 있는지

난 방법을 찾을 수 없어.

시간을 늘려줄 누가 있다면

그에게 머리카락이라도 잘라 팔텐데 말이야.


당신이 물었지.

시간이 될 때,

여유있을 때만이 아니라

쉴 새 없이 바쁠 때도

어렵게 틈을 내

나를 보고 싶은 생각이,

그런 마음이 들 때가 있느냐고..


부족하지만 늘 그래.

당신에게 가는 한걸음 매순간이

모든 걸 잃어버릴 수도 있는

전부가 무너져내릴 수 있는

낯선 우주를 향한

위험한 모험이야.

사랑의 몸짓이야.


부족하지만

늘 그래.

당신에게 가는 한걸음 매순간이

모든 걸 잃어버릴 수도 있는

전부가 무너져내릴 수 있는

낯선 우주를 향한

위험한 모험이야.

사랑의 몸짓이야.


보고싶은 생각이,

바쁘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겨우겨우 시간을 내 나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냐고 물었습니다.

조르고 보채고 매달려야 겨우 잠깐

당신을 볼 수 있는 나는 사는 세상은

당신을 만나 잠깐 볕이 드는 순간을 제외하면

모두 캄캄한 지옥인지도.


당신을 스쳐갈 모든 시선을 질투하며

결국엔 내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무엇으로도 증명되지 못할 혼자만의 생각을 위안 삼아

기다리고 버티는 내 마음은 ...

겨우 보고싶다는 말로

고작 보고 싶다는 말 따위로...

담아낼 수 없을겁니다.


당신은 너무 달아요.

작은 얼굴로 쨍하게 웃는 당신은

사람들에게서 사랑과 불러일으킵니다.

다정하게 소근거리는 말투는

낯선이 마저 무장해제 시켜요.

사랑합니다. 그런 당신을

그런 당신의 모습에 나 이렇게 지옥불길을 걷고있지만

사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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