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이랑 밥이랑 너랑 나랑
간단한 찬이라도 직접 만들어서 같이 아침밥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고 조금 신경 써서 근사한 아침이면 더 좋겠지만 개구리 반찬 올챙이 국이라도 그저 함께 아침을 나누고 싶다는 바람이 일었어요.
저녁, 가끔은 점심을 함께 먹기는 했지만
마주 앉아 먹는 모든 식사가 좋았지만
집에서 만든 밥을 함께 나누진 못했으니까
마트에서 장을 보고
신선한 재료를 손질해 지지고 볶아
중간중간 간도 보여가며
완성된 국이랑 밥을 너랑 나랑
적잖은 아침을 함께 맞았는데
흔해빠진 집밥 한번을 나눈 적이 없었네요.
당신을 보내고 남겨진 흔적들을 쫓다 문득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고 싶다.. 그래야겠다..
파도가 밀려오듯
바람이 불어오듯
망울이 터지고 똘망한 표정으로 밥상을 그려봅니다.
오순도순 반찬을 입에 넣어주고
모락모락 흰쌀밥을 호호 불어서
너 한입, 나 한입 먹고 싶네요.
아니, 아니에요.
당신은 좀 더 자고 있어.
다 만들어서,
자는 당신을 사뿐히 깨워서
졸리다며
되려 나를 이불속으로 이끄는 당신을 일으켜
둥기둥기 기지개를 켜주고
감은 눈,
양치만 겨우 마친 당신과
까치집 지은 머리를 서로 맞대로
이거 먹어봐
요것도 먹어봐요
짜네 다네 하면서
하하 호호
별 것 없는 별스런
아침밥을 먹고 싶어요.
응, 그래도 좋지.
당신이 아침밥을 차려주면
행복할거야.
쿠팡에서 금방 배송된 김치와
전자렌지에 돌린 햇반만 있어도
입맞춤으로 잠들고
입맞춤으로 눈뜨고
입맞춤으로 하루를 응원할 수 있어서
당신이 있어서
당신이라서..
생각만으로도
상상만 해도
이리 즐거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