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한 생각이 바람이 될때
이것과 저것의 사이
여기와 저기의 어디쯤
너와 나의 중간에
완만한 둔턱을 두고
보고도 아니 보고
듣고도 아니 듣고
곱고 귀한 것 아니고서야
들여놓을 자리가 없이
미묘한 저울질에
더하거나 빼지 않고
뒤섞어 눈을 흐리지도 않으며
그저 있는 그대로
약초를 캐듯 조심스레
뿌리를 손질하듯 정성스레
아이 다루듯 유난스레
살피고
다듬고
보듬는다
서로 다른 생각
나를 떠난적 없는
마음을 떠나지 않는
낱낱의 생각들을 한데 모아
꽃신을 짓고
화관을 엮어
무성한 생각이 바람이 될 때
봄으로 너에게 간다
봄처럼 너에게 머물다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