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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ster Jul 25. 2019

보다 많은 사용자들의 소통을 위하여

액세서빌리티 디자인의 중요성

디자인이 ‘인간’을 향한다는 대전제는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특히나 사용자 범주에 인간의 조건을 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개인의 습관, 신체 조건, 지각 인지 능력, 장애 유무에 관계 없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고려하는 것이 디자인의 본질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이 잘 보이지 않거나 특정 색을 구분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제품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디자인하고 서비스를 유연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고안하는 액세서빌리티 디자인(Accessibility Design)이 존재하는 이유다.



스마트폰에 기본값으로 적용되는 서체와 이미지는 작은 사이즈의 글자와 이미지라도 큰 어려움 없이 인지할 수 있는 40, 50대 이하의 사용자를 기준으로 디자인된다. 이때 고령의 유저나 시각적 인지에 어려움이 있는 사용자가 기본값보다 확대된 사이즈의 서체와 이미지로 설정하는 옵션이 바로 액세서빌리티다. 뿐만 아니라 색각이상을 지닌 인구가 전세계적으로 3억 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엑세서빌리티 디자인은 필수다.

색맹의 경우 아주 흔한 디스어빌리티에 속한다.

특별한 장애가 없는 사용자의 경우 액세서빌리티의 존재나 중요성을 인지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는 디자인에 있어서 놓치지 말야야 할, 그리고 가까이 있어야 할 요소다. 웹디자인에 있어서도 색상, 서체의 크기,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 사용자의 편의에 맞게 설정이 가능한 엑세서빌리티 옵션이 있다. 특히 공공성을 지닌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정부 기관이나 자금이 활발하게 유통되는 대형 이커머스 기업의 웹페이지는 액세서빌리티 테스트 툴을 통해 컬러와 서체 사이즈 등이 기준에 부합하는지 검토하고 컬러 배합이나 콘트라스트를 신중하게 조절한다. 미국의 경우 AA(Medium)을 기준으로 서체 사이즈를 적용하는데, 미국은 정부 기관이나 대기업이 이 기준에 미달할 경우 소송을 치르고 엄청난 규모의 배상금을 지불하기도 하는 만큼 철저하고 중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2017년, 2018년 미국 내 웹 엑세서빌리티 관련 소송 케이스


또한 네비게이션 시스템에는, 원하는 콘텐츠를 마우스로 클릭하는 보편적인 방식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웹 윤용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어 몸이 불편해 마우스를 움직이지 못하는 사용자의 경우 간단한 상하좌우 조작만으로도 네비게이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거나, 시각 요소뿐만 아니라 청각적 요소로 특정 미션을 성공했을때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하는 등 사용자의 상황에 적합한 설정을 제공한다.


한편 디지털 환경이 아닌 일상 제품에도 액세서빌리티 디자인이 적용되는 사례 또한 적지 않다. 얼마 전 'aurore brand'에서 출시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sea-eat-through’ 시리즈가 좋은 예다.

https://vimeo.com/266530487

aurore brand의 sea-eat-through


이는 액세서빌리티 문제를 컬러와 텍스처를 통해 해결한 테이블웨어로, 시력이 좋지 않은 사용자가 컵에 물을 따를 때 적절한 지점까지 따를 수 있도록 컬러로 표시한다거나, 접시의 표면에 여러가지 텍스처를 적용한 것이다. 또한 포크와 스푼의 손잡이를 다른 구조로 적용해 촉감을 통해 식기를 구분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한편 이러한 액세서빌리티 디자인 접근이 심미적인 가치로 승화되어 도움이 필요한 소수에게 소비되는 것이 아닌 전체 소비자로 전이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클라우드엔코의 유영규가 디자인한 DOT smart watch가 있다. 이는 촉감으로 시간을 인지할 수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마트 시계다. 이 시계의 디자인 완성도는 시력에 문제가 없는 사용자층 마저 확보하며, 전세계 유수의 디자인 어워즈가 주목하는 결과를 만들기도 했다.


클라우드 앤 코의 닷 스마트 워치


액세서빌리티란 당장에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더라도 언젠가 필요한 순간이 다가왔을 때 불편과 어려움을 해소해줄 디자인 솔루션이다. 이를 고민하는 디자이너의 세심한 고민과 손길이 보다 많은 사용자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이 된다. 바로 그것이 모두를 위한 환경을 제안하는 디자인의 일이다.



*이 글은 ‘월간 디자인’ 6월호 기고 칼럼입니다.



글쓴이 '쌩스터' 소개
'디자이너의 생각법;시프트'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클라우드 + 인공지능(Cloud + AI) 부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고, 얼마 전까지는 뉴욕의 딜로이트 디지털(Deloitte Digital)에서 디자인과 디지털 컨설팅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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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생각법; 시프트' 책 링크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96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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