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컴퍼니(Facebook Company)의 새로운 브랜드 시스템
원래 있던 페이스북이 원래 있던 페이스북 앱(Facebook App) 로고를 리브랜딩 한 것이냐고? 아니, 이번에 공개된 것은 페이스북 컴퍼니(Facebook Company)의 로고 시스템이다. 무슨 말이냐고? 쉽게 말해 페이스북 컴퍼니는 페이스북 앱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덕트를 총괄 관리하는 지주회사다. 구글의 검색, 안드로이드, 하드웨어 등의 라인업을 포괄하는 지주 회사인 '알파벳(Alphabet)'과 같은 케이스다.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Instagram) 혹은 와츠앱(WhatsApp) 정도로 큰 프로덕트 라인업이 있는 것은 알겠지만, 굳이 페이스북 컴퍼니같은 페이스북 앱과 거의 동명의 지주회사가 나와야 할 정도로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한 그룹인가? 선뜻 이해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더 깊게 파고 들어가면 간단하지만은 않다.
이 중에는 인스타그램(Instagram), 와츠앱(WhatsApp), 페이스북 메시지(Facebook Message), 페이스북 페이지(Facebook Page) 같은 우리가 흔히 들어본 프로덕트도 다수 존재하지만, 페이스북 블루프린트(Facebook Blueprint), 오리가미(Origami), 아틀라스(Atlas) 같은 생소한 프로덕트도 다수 있다. 이 프로덕트들의 스펙트럼이 방대한 만큼, 브랜딩 스토리 또한 일괄적이지 않다. 이를 조금 더 구조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브랜딩의 다양한 레벨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첫 번째, 컴퍼니(Company) 레벨.
컴퍼니 브랜드 레벨은 위에서 언급한 알파벳, 페이스북 컴퍼니 같은 최고 상위 개념이다. 현재 IT업계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회사 중 한 곳인 마이크로소프트도 같은 경우에 해당된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컴퍼니 브랜드가 전체 회사의 심벌로 존재할 뿐이지, 마이크로소프트 자체가 프로덕트로 인식되지는 않는다.
두 번째, 스위트(Suite) 레벨
달콤함의 스윗(Sweet)이 아닌, 어떠한 그룹을 지칭하는 스위트(Suite)이다. 마이크로소프트로 치면 '오피스 365'라 하겠다. 오피스 스위트 안에, 아웃룩, 엑셀 등이 프로덕트 라인업으로 들어 있다. 페이스북 컴퍼니 안의 페이스북 앱과, 인스타그램, 와츠앱 등과 같이 여러 프로덕트를 가진 큰 덩어리를 스위트 레벨 프로덕트 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
세 번째, 프로덕트(Product) 레벨
개별 프로덕트 레벨로 내려오면 조금 더 집중된 유저 어디언스와 기능을 갖는다. 페이스북 앱 서비스 안에 있는 페이스북 게이밍 센터, 페이스북 로컬, 페이스북 광고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들의 브랜딩은 일반적으로 스위트 레벨 브랜딩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브랜딩의 구조적 측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페이스북이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40여 개의 프로덕트와 여러 덩치 큰 스위트를 하나로 묶어 줄 수 있는 컴퍼니 브랜드 레벨의 바운더리였다. 페이스북 앱(스위트)과 관련된 프로덕트야 억지로 연관성을 만든다 하더라도, 페이스북 앱과 디자인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는 인스타그램, 오큘루스, 와츠 앱 같은 다른 스위트 군을 페이스북 앱의 브랜딩 안에 억지로 넣기는 불가능에 가까웠을 것이다.
페이스북이 그들의 새로운 브랜딩에 대해 소개한 첫 문장이다. 전 세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서비스 중 하나인 페이스북이 사람을 향하는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 만큼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명료함이다. 커스텀 타이포그래피로 만들어진 로고 타입이 이 브랜드의 명료함을 대변한다. 모서리 부분이 약간 둥글고, 글자를 구성하는 선들에 커브가 과하지 않게 적용되었다. 순한 인상이지만, 허술해 보이지 않는다.
자간 사이를 넓게 적용해, 그들이 중요하게 언급한 디자인 원칙 중 하나인 '공간을 만들다: 사람과 그들의 이야기를 서포팅하는 디자인 / Creating Space: design that supports people and their stories’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이 로고는 쉽게 적용이 가능하다. 그들의 다른 디자인 원칙 중 하나가 '공감: 맥락과 환경을 고려한 시스템 / Empathy: a system that is respectful of context and environment ‘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디자인의 맥락을 상당히 중시했다.
기존 페이스북 앱은 파란색, 와츠앱은 녹색, 인스타그램은 오랜지 핑크 그라데이션. 스위트 레벨에 맞는 간단한 컬러 체인지 만으로도 맥락은 살아나고 시스템은 더욱 견고 해지는 구조다. 굳이 페이스북 앱의 강렬한 디자인적 개성을 다른 스위트 레벨 프로덕트 군에 강요할 필요도 사라진다. 컴퍼니 브랜드 레벨 로고를 스위트 혹은 프로덕트 레벨 로고와 함께 사용할 때 잘 어울리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 만큼 중립적이고 유연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페이스북 컴퍼니가 접근한 방법은 스마트해 보인다. 수억 명을 상대로 한 디자인인 만큼 분명 호불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이번 컴퍼니 브랜딩 시스템 디자인은 큰 그릇을 구조적인 맥락에서 잘 빚은 만큼 호평 받을 만하다.
글쓴이 '쌩스터' 소개
'디자이너의 생각법;시프트'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클라우드 + 인공지능(Cloud + AI) 부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고, 얼마 전까지는 뉴욕의 딜로이트 디지털(Deloitte Digital)에서 디자인과 디지털 컨설팅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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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생각법; 시프트' 책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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