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 애플 티브이 플러스 그리고 넷플릭스의 삼파전
현재 클라우드 기반 동영상 콘텐츠 공유 플랫폼의 최강자를 꼽으라면 단연 유튜브(YouTube)와 넷플릭스(Netflix)를 들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 경우 대단위 자본이 투자되어야 하는 오리지널 시리즈보다 소규모 크리에이터들이 만드는 개인 콘텐츠를 중심으로 1인 미디어 시장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죠. 반면 넷플릭스는 많은 자본을 투자해 수준 높은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들거나 다른 방송사들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사 와 스트리밍 함으로써 많은 유료 사용자를 유치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DVD를 우편으로 빌려주던 사업에서 시작해 현재는 빈지 워칭(Vinge Watching: 한 번에 많은 쇼를 몰아서 시청함)의 대명사로 여겨질 만큼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의 콘텐츠에 중독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깨지지 않을 것만 같던 그들의 아성에 도전자들이 최근 많이 나왔는데요. 도전자들의 이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애플의 티브이 플러스(apple TV +)는 지난 11/1 첫 모습을 공개했고, 디즈니 플러스(Disney +)도 11/12일 정식 론칭했습니다. 가격 면에서 현재 넷플릭스가 $12.99 임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4.99(애플 티브이 플러스), $6.99(디즈니 플러스)로 책정되었습니다. 특히 애플의 경우 그들의 최신 기기를 샀을 때 1년간 무료 사용이 가능합니다.
사실 이 두 서비스가 공개되고 난 이후의 명암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애플 티브이 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의 경우 콘텐츠의 양이 유료 서비스 치고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평과 함께 공개된 쇼들의 리뷰도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입니다. 특히 많은 기대를 모았던 ‘The Morning Show’ 또한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데 실패했습니다. 심지어 런치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애플 티브이 플러스의 총책임 중 한 명인 소니 출신인 Kim Rozenfeld가 회사를 떠난 것도 이러한 혹평과 관련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반면 디즈니 플러스의 경우, 첫날 무려 천만명 이상의 가입자와 3백만 이상의 앱 다운로드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발매 당일 서버 장애로 인해 에러 메시지가 자주 뜨긴 했지만, 그만큼 폭발적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면 희소식 아닌 희소식이었을 겁니다. 현재 7500개 이상의 티브이쇼, 500개 이상의 영화를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접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HULU, ESPN, Fox 채널 등을 소유한 디즈니의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보고 있으면, 넷플릿스에 견주어 크게 떨어지지 않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넷플릭스의 경우 디즈니 같은 콘텐츠 절대 강자의 등장은 충분히 위협적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느 날 갑자기 디즈니 콘텐츠를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없다고 발표한다면 많은 수의 어린아이가 있는 고객층이 동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한 해소를 위해 어린이 콘텐츠 시장의 강자 중 하나인 Nickledeon과의 파트너십을 13일 발표하기도 했죠. 또한, 애플이 현재 스타트가 좋지 않았다고 해서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고 할 순 없습니다. 애플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이 하양 시장으로 접어든 이후 하드웨어 매출의 감소가 발생하고 있고, 이를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함으로써 해소하려고 전력투구 중입니다. 그래서 애플 티브이 플러스와 아케이드 같이 비디오, 게임 콘텐츠 시장 장악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 애플은 왕좌의 게임을 제작한 유명 스튜디오 HBO의 전 CEO, Richard Plepler'를 영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넷플릭스 기준 새로운 고객을 한 명 유치할 때 드는 비용이 2012년에 $308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재 2019년에는 $581입니다.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고객 유치 비용 또한 상승할 전망입니다. 그리고 타 방송사들의 기존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의 라이선스 비용도 플랫폼 간의 경쟁으로 인해 더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아마 사용자들에게 유튜브처럼 쇼 중간중간에 광고를 억지로 보게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 같지만, 빈지 워칭을 유도하는 시즌을 통으로 릴리즈 하는 형식의 제작은 앞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매주 에피소드를 하나씩 공개하는 쇼를 늘려 재정적 압박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정말 놀랍게도 애플과의 인수 합병을 추진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애플에게 필요한 것은 양질의 콘텐츠 프로바이더와 플랫폼인데, 넷플릭스는 그 분야에 최강자입니다. 물론 넷플릭스의 덩치가 인수하기에는 너무 커지긴 했지만, 현금 보유고가 올해 초 기준 $245 billion이나 있는 것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물론 애플 입장에선 오리지널 콘텐츠는 많지만 현재 재정적 상황이 좋지 않은 소니(SONY) 같은 회사를 더욱 염두에 두겠지만요. 사용자 측면에서는 여러 플랫폼으로 굳이 건너뛰기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의 통합 플랫폼이 나오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앞으로 콘텐츠 공유 플랫폼 시장의 경쟁은 디즈니와 애플의 등장으로 커다란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와 경쟁사간의 피 튀기는 진검 승부가 기대되네요. 마지막으로 아래 영상은 디즈니 +, 애플 TV +, 넷플릭스 서비스의 앱과 콘텐츠 비교 분석 영상입니다.
https://youtu.be/TXqruQeQqk0
글쓴이 '쌩스터' 소개
'디자이너의 생각법;시프트'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클라우드 + 인공지능(Cloud + AI) 부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고, 얼마 전까지는 뉴욕의 딜로이트 디지털(Deloitte Digital)에서 디자인과 디지털 컨설팅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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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생각법; 시프트' 책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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