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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ster Jun 02. 2020

멀고도 가까운

현재 미국 IT업계에 불어닥친 코비드19 발 언택트 근무 환경

*월간 디자인 6월호 기고글


미국에서 코비드 19 관련 사망자가 가장 먼저 나오기 시작한 시애틀 지역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같은 IT 기업부터 보잉 같은 제조업까지 미국 산업의 중심을 이루는 대기업 본사가 밀집한 지역이다. 올해 2월 말부터 이들 기업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집단 감염 및 사망자가 여러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3월 초 IT 기업들은 미국 내 전 사원에게 재택근무를 신속하게 지시했다. 특히 디자인 매니저로서 직접 관리하는 디자인 컨버전스 그룹의 경우 15명 팀원에게 2월 말부터 자체적으로 재택근무 가이드를 줬었다. 개인 일정으로 1월 말에서 2월 초에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이 바이러스가 얼마나 빨리 확산될 수 있는지를 직접 목격했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락다운 된 마이크로소프트 캠퍼스 모습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테크 회사의 경우 현재 시점에서 재택근무가 올 하반기까지 연장된 만큼, 효과적인 업무 시스템의 확보는 절대적이다. 다행히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많은 IT 회사의 경우 탄력적 근무 시간 및 근무지 선택 문화를 구축해 놓은 상태였다. 직원들에게 기본적으로 지급되는 컴퓨터도 데스크탑이 아닌 렙탑인 만큼 인터넷이 있는 어느 공간에서라도 근무 할 수 있고 다국적 기업의 특성상 근무 시간은 직무와 부서에 따라 다양하다. 또한, 팀즈(Teams)같은 커뮤니케이션 툴의 월간 순수 이용자(MAU)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현재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 많은 개인과 회사가 의존하고 있다. 특히 문서 작업의 경우도 워드(Word)나 파워포인트(PoewrPoint)를 굳이 따로 열지 않아도 팀즈(Teams) 안에서 실시간 작업 및 협업이 가능한 만큼 높은 활용도를 지니고 있다. 클라우드 베이스 디자인 툴도 큰 활용도를 지닌다. 피그마(Figma)라고 하는 디자인 툴을 협업에 주로 사용하는데 최대 장점인 동시 작업과 코멘팅 그리고 버전 컨트롤 등을 통해 많은 수의 디자이너가 효과적으로 디자인 시스템을 사용한다. 소규모 디자인 팀의 경우 협업의 규모나 다뤄야 하는 아이템이 한정적인 경우가 많을 수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같이 수 천명의 디자이너가 속한 대기업의 경우, 디자인 랭귀지 시스템 파일의 상시 접속자가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에 이르는 만큼, 온라인 협업 기능 지원은 필수요소다. 



하지만 이러한 온라인이 중심의 재택근무도 여러 난관이 존재한다. 팀원들과 재택근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때 그들이 말하는 가장 힘든 점은, 육아와의 병행이다. 현재 뉴욕과 워싱턴 그리고 캘리포니아주 같이 코로나바이러스 문제가 심각한 주들은 학교 및 사설 교육 시설과 영아를 돌봐주는 데이 케어 센터도 문을 닫은 상태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시간대를 나누어가며 육아와 회사 일을 교차적으로 도맡아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절대적 업무 시간이 줄어들 뿐 아니라, 육아로 인해 집중도도 많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들을 위한 온라인 교육 서비스도 아직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완벽한 대안으로까지 부상하지는 못한 상태다. 그래서 탄력적으로 육아를 위한 휴가를 제공하거나, 원래 예상했던 작업양과 타임라인에 못미치더라도 어느정도 서로 이해하도록 팀원들을 독려중이다. 현재의 상황을 한시적 위기로 규정하고 직원들의 복지와 안전 그리고 삶의 유지에도 신경을 쓰도록 지침이 내려오기 때문이다.  


육아와 회사일을 동시에


재택근무는 동료 및 상사들에게 간섭받을 확률이 줄어드는 만큼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제한이 생기는 단점도 있다. 인간은 소리뿐 아니라 행동, 얼굴 표정과 같이 다양한 채널로 본인의 의사를 전달한다. 의사 전달 수단이 제한되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고 그 오해를 온라인만을 통해 풀기란 더 어려울 수 있다. 1:1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다자간 커뮤니케이션은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을뿐더러, 내성적인 사람들의 발언 빈도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의견이 강한 소수만 계속해서 이야기를 주도하고 다른 이들은 그것에 익숙해지는 패턴도 생길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불필요한 그룹 미팅의 수는 줄이는 대신 팀원들과의 추가적인 짧은 1:1 미팅을 통해 어떤 부분을 디자이너가 개선할 수 있고, 팀 차원에서 도와줄 수 있는지를 파악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개인 디자이너보다 팀 리더들에 대한 회사 차원의 교육과 가이드 지침이 더 많이 내려오는 편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 대한 회사 차원의 대응뿐 아니라 매니저로서 직원들의 업무 효율과 정신 건강까지 수시로 돌보아야 한다. 


재택근무


내가 사는 시애틀 다운타운 지역 주민들은 매일 저녁 8시면 응원의 의미로 창문 밖으로 환호성을 3분간 지르는 퍼포먼스를 한다. 그만큼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픈 사람들의 바람이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인류는 코비드-19사태를 기점으로 사람 간 접촉이 양적으로는 줄어드는 시대로 진입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사람 간 소통의 질이 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활용해 사람 중심의 근무 환경 솔루션을 만들어 질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도와야 한다. 특히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가 어떤 방향성을 세우는지에 따라 장기적인 명암이 갈릴 것이기 때문이다.  



글쓴이 '쌩스터' 소개
'디자이너의 생각법;시프트'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클라우드 + 인공지능(Cloud + AI) 부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고, 얼마 전까지는 뉴욕의 딜로이트 디지털(Deloitte Digital)에서 디자인과 디지털 컨설팅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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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channel/UCUh915U5ou1BcqoGd1nBB-Q


'디자이너의 생각법; 시프트' 책 링크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96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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