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itude. Communication. Culture.
이는 분명 어느 나라보다도 치열했던 산업화 과정에서 얻어진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초기 삼성과 LG 등의 백색 가전을 필두로 시작된 산업 디자인 열풍, 그리고 엔터 사업과 서비스 사업의 중심에서 큰 역할을 하는 디자인의 현재까지 한국의 디자인은 넓은 저변을 지니고 있는 듯 보인다. 분명히 '디자인'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하지만 깊이가 얕은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팩트이다. 전반적으로 디자인이라는 의미를 외관과 미적 취향의 문제 정도에서 해석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저렴한 가격에 효율성만 추구하는 디자인 비지니스 업계 분위기는 디자이너로 하여금 염증을 느끼기에 충분한 환경을 제공했다. 또, 국내 좁은 시장 안에서 포화되어 버린 많은 디자이너에게 해외 시장으로의 취업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렇다면 우리 디자이너들은 해외 시장의 문을 어떤 식으로 두들기는 것이 올바른 접근 법일까?
Attitude (자세)
우선 한국에서는 겸손을 중시한다.
겸손한 자세와 순종적인 태도. 당신을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일을 가르치고 상관이 원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기 좋은 기본자세를 선호한다. 요즘은 기업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그 문화라는 것이 바뀌는 방식 또한 Top Down 방식이라 여전히 근본적인 대안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당신이 해외 취업, 특히 서구 문화권을 원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Professionalism이다. 어떠한 분야와 작업에 있어서 믿고 맡길 수 있는 Work ethic이 바로 핵심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앱 디자인을 하는 스타트업에 면접을 한다고 치자. 그들은 당신의 포트폴리오를 함께 보며 작업에 대한 컨샙과 어떠한 프로세스로 결과물을 만들어 냈는지 질문 할 것이다. 그럴 때 절대로 그냥 혹은 예뻐서라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이 컬러, 이 타이포크래피, 이 레이아웃이 어떤 근거를 가지고 적용 되었으며 어디서 영향을 받았고 또한 UX 적 접근과 Research 근거는 무엇인지 조목조목 밝혀야 한다. 물론 쥬니어 포지션에게 모든 과정과 결과물을 아우르는 총체적 인재상 수준의 Professionalism을 바라진 않는다. 하지만 당신이 할 수 있는 일과 그것에 대한 논리적이고 자신감 있는 Articulation이면 충분하고도 남는다. 시니어 이상의 자리를 원한다면 그들은 분명히 당신에게 본인의 작업 외에 프로젝트에 대해 조직적이고 통시적인 비전을 듣고자 할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능력치와 수준을 가지고 있는지는 전적으로 당신이 프로젝트를 대하는 자세와 그것을 자신감 있게 짚어 나가는 것을 통해 설명될 것이다.
Communication (소통)
당신이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거나 혹은 조기 유학의 수혜자가 아니라면 분명히 영어에 능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그들 시각에서 보면 우리는 영어를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게 이상한가? 내가 이 단락을 영어가 아닌 소통으로 정한 이유는 문법보다는 대화가 단어보다는 핵심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영어 공부를 엄청 열심히 하긴 해야 한다. 하지만 당신이 공부하는 접근법과 영어라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다르게 바라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한 걸음씩 시작하면 된다. 해외에서 당신을 디자이너로 데려가고 싶어 한다면 그것은 Visual 커뮤니케이션 능력 때문이지 Verbal 커뮤니케이션 때문이 아님을 명심하자. 물론 높은 자리로 갈수록 Articulation은 더욱 정교해 지고 상대방을 설득하는 기교는 장족으로 발전해야 한다. 하지만 당신이 처음부터 그럴 필요는 없다. 당신은 디자이너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이 아니라. 짧지만 핵심 있는 화술을 익히는 데 집중해 보자. 그럼 어느새 짧은 대화 정도는 마스터 하게 될 테니.
Culture (문화)
지금 해외 취업이라는 주제를 논하는데 왜 문화가 거론 되는지 의아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찌 보면 가장 힘든 부분이 바로 이 문화적인 면이다. 당신은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멋진 청년이다. 하지만 우리가 티비쇼 '비정상 회담'에서만 보더라도 우리의 사고가 항상 다른 나라에서까지 옳거나 환영받지 않을 수 있다. 아무리 우리가 서구화된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지라도 근본적으로 우리 한국인은 피자 햄버거보다는 김치 삼겹살을 반기는 민족이다. 자 그럼 어떤 방식으로 타문화를 자신에게 Adopting 시킬 것인가? 답은 바로 당신의 두 발을 한국에 깊이 박고 두 팔로는 세상을 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 생활을 8년 하며 많은 이들이 한국의 문화적 뿌리와 커뮤니티를 완전히 등지고 백인들과만 어울리다가 시간이 흐른 후 패착에 빠지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관찰했다. 그들도 물론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하지만 그들의 문화를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색을 지운다? 이것은 비단 미국 문화를 잘못 이해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미국은 이백여 년 전부터 세계 각지에서 건너오기 시작한 다문화, 다민족 인들이 모여서 생성된 나라다. 절대로 백인만의 나라도 흑인만의 나라도 아니라는 뜻이다. 융화적 사고 방식이 아주 깊은 뿌리 속에 잠재된 나라이고 타민족에 한국에 비하면 엄청나게 관대하다. 이러한 큰 문화적 전제를 바로 알고 접근 한다면 당신은 비록 그들보다 유창한 영어 실력을 지내지는 못하였지만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심리적 문화적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Conclusion (결론)
분명 해외 취업은 많은 부분에서 좋은 점을 지니고 있다. 좋은 직장 환경, 연봉, 나은 삶의 질등의 이유로 많은 한국 출신의 출중한 디자이너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일 것이다. 분명 앞에 언급한 부분들 외에도 많은 부분이 디자이너로서 해외 취업을 원하는 이들에게 필요로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반드시 당신이 큰 그림을 보며 이것을 접근했으면 한다. 그렇지 않고 그냥 한국이 아닌 해외 취업을 도피처로 생각한다면, 당신의 삶이 취업 이후에도 순탄치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취업을 하는 것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이지, 당신의 삶 그 자체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와 그들의 문화 그리고 저변에 있는 속성을 알고 또, 자신의 소신과 능력에 대한 믿을 함께 가지고 간다면 당신의 더 넒은 세계로의 모험은 조금 더 현명해 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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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상인은 현재 뉴욕의 Deloitte Digital에서 Studio lead(Associate Creative Diretor)로 일하고 있으며, 팟캐스트 쌩스터 아이디어의 진행자로도 활동 중이다. 또한, 미주 지역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비영리 예술가 단체 K/REATE의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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