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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ster May 05. 2017

쌩스터, 텐센트 본사 방문기 (上)

중국의 IT 거인을 만나다


올해 초 나는 이런저런 프로젝트에 치이며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특히 3월에는 회사일이 아닌 개인 프로젝트 론칭을 위해 작년부터 모아둔 휴가를 모두 털어, 한 달 동안 장기 휴가를 내고 한국에 가게 되었다. 일 때문에 가게되어 아주 바쁜 일정이기도 했고,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한 달 일정이었지만 기왕에 한국까지 간 김에 예전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중국의 선전 시(심천, 深圳)를 이번에는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사실 선전이라는 도시는 중국의 실리콘 벨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혹은 그 이상일 수도 있다.  Tencent, DJI, Hwawei 등 기라성 같은 중국의 IT 거인들의 본거지이자, 마음만 먹으면 아이폰도 즉석으로 조립해 만들 수 있다는(실제로 가능함. 해당 YouTube 영상), 세계 최고의 전자상가 화창베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중에서도 디지털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업으로 하는 내가 가장 가보고 싶었던 현장은 바로 13억 중국인 모두가 사용하는 WeChat의 모회사 Tencent였다.

사실 이전부터 텐센트 디자인의 제너럴 매니저인 Jonathan에게 기회가 된다면 꼭 방문하고 싶다고 여러 번 대화를 나누었으나, 번번이 서로 시간이 어긋나 성사되지 못 했었다. 하지만 이번 한국 여행 스케줄에서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에게 'Hey Jonathan, would love to visit Tencent for this March, if your shedule is allowed.'(조나단, 이번 3월에 혹시 가능하시면 텐센트 방문 가능할까요?) 메시지를 보냈더니 때마침 3월 초에는 자기도 시간이 괜찮다며 이번에 꼭 보자는 것이었다. 또, 이번에 오면 텐센트에서 일하는 한국 디자이너들도 소개해 주겠다는 거였다. 나도 외국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 하나지만, 중국에서 한국 디자이너들의 위상을 떨치는 분들을 볼 수 있다고 하니 더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당연히 내 대답은 'Sure, why not? (물론이죠!)'이었다.



며칠 후 WeChat으로 먼저 소개받은 한국 디자이너 분들 현주님, 수현 님과 함께 어느 호텔에 묵으면 좋은지, 어떤 비행 스케줄로 가면 좋을지 등에 이야기 나누었고 이내 내가 주로 사용하는 Hotels.com앱을 통해 텐센트 근처에 있는 숙소를 예약했다. 일정은 1박 2일로 사실 아주 짧았다. 하지만 그리도 가보고 싶던 아시아 IT의 심장에 방문한 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출 길이 없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사드라는 복병이 있었으니...

이로 인해 한-중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상황인데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혐한 분위기들로 인해 여행을 재고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었다. 솔직히 괜히 갔다가 두들겨 맞는 거는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대체 이런 식으로 미루면 영원히 못 가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고, 그냥 예정대로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최근 중국 국적기들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을 너무 많이 들었기에, 예약은 당연히 한국 국적기인 아시아나를 예약했다.


약간의 두려움과 기대를 안은채 3월 13일 아침 인천에서의 출발.

아시아나 탑승

세 시간 반 정도의 비행을 마치고 오전 열한 시반쯤 선진 공항에 도착했다.

넓은 공항을 빠져나와 택시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중국 도착 전에 구글맵에 공항 주소를 중문으로 검색해 놓고 스크린샷 한 것을 보여주니, 바로 묵묵히 호텔까지 데려다주었다.

목적지까지 가려면 빨간 택시를 타야한단다. 택시 색에따라 가는 지역구들이 다르다 한다.


오후 한시쯤 되어 도착한 호텔은 텐센트 본사까지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 그리고 로비와 룸 내부까지 모두 깔끔하고 쉬기 좋아 보였다. 특이한 점은 복도에 은은히 퍼지는 나쁘지 않은 정도의 한약재 냄새?ㅎㅎ 체크인을 마치고, 랩탑을 가방에 챙기고 신나는 마음으로 텐센트 본사로 향했다.


그리고 도착한 텐센트의 본사! 뚜둥.

본사 앞에 놓인 텐센트 로고 조형물


건물 입구에 들어서니, 건장한 체격의 경호원들이 배지를 일일이 검사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IT업계의 생명은 보안인지라, 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이들은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구조였다. 그래서 안내 데스크에 Jonathan을 만나러 왔다고 하니, 비서가 곧 내려올 테니 잠시 기다리라며 친절하게 물도 건네주었다. 5분쯤 지났을까? 조나단의 비서 타라가 내려와 나를 반겨 주었다. 그녀는 유창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했다. 깜짝 놀라, ‘한국 분이세요?’했더니, 자기 한국에 1년 살다왔다고 하는 거였다.ㅎㅎ 그래서 친밀도 급 더 상승. 그녀는 바로 나에게 방문증을 발급해 주었다.


본사 2층에 위치한 텐센트 투어링 센터로 이동.


거기서 유창한 영어 실력의 가이드의 텐센트의 재미난 설명과 함께, 현재 사용되고 있는 텐센트의 서비스들, WeChat, QQ 등의 실시간 사용량을 시각화 한 데이터 비주얼라이제이션 그래픽 스크린 등을 보여주기도 하고 또, 그들의 다른 주력 사업 중에 하나인 게임 산업 관련해서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위쳇의 실시간 사용량이 지역 데이터와 연계되어 보여지는 디스플레이

사실 아는 사람은 아는 이야기지만, 텐센트는 채팅앱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League of Legends를 만든 Riot Games와 모바일 게임 최고의 히트작 Clash of Clan을 만든 Super Cell 등의 게임 회사를 인수 후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최근에 주식기준으로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동차 회사로 평가된 전기차 시장의 최강자 TESLA의 주식을 5%를 보유 함으로써 여러 영역을 전투적으로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테슬라 관련 텐센트 기사


회사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가 끝난 후 가이드 분, 타라 그리고 가이드가 끝난 후 조인해 주신 한국인 디자이너인 수현 님을 함께 만나 텐센트 사내 카페인 IMAGE 카페로 갔다.

한시간 가량 가이드를 도와준 가이드와 함께, 이미지 카페에서.

이 회사에서는 한국의 라인이나 카카오처럼 캐릭터 상품에도 많은 공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들의 마스코트인 펭귄, 북극곰, 에스키모 등의 캐릭터 상품들이 카페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거기서 조나단과의 미팅 전까지 15분 정도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었다. 그리고 타라는 이제 시간이 되었다며, 조나단과 BX팀이 위치한 별관으로 이동하자고 하였다. 그래서 들어선 텐센트의 디자인 심장.

다음 편에 계속 >



글쓴이 이상인은 현재 뉴욕의 디자인 회사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재직 중이며, 팟캐스트 쌩스터 아이디어의 진행자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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