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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ster Sep 13. 2017

디자인 에이전시의 컨설턴시 화

시장의 변화와 디자인 생태계의 변화



최근 디자인 업계의 화두는

변화와 생존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해오던 디자인 에이전시들은 요즘 본인들을 Innovation Lab으로 칭하거나 혹은 Consulting Agency로 탈바꿈하고자 노력하는 듯하다. KPCB의 디자인 파트너인 존 마에다의 작년 Design in Tech Report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초거대  IT 기업인 Google 혹은 Facebook뿐 아니라 근 몇 년 사이에 Deloitte 혹은 McKinsey 같은 초대형 컨설팅 기업의 기존의 디자인 에이전시 인수(Heat, Ubermind, Lunar Design 등등)를 통한 디자인 업계 진출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Design in Tech Report에서 디자인 에이전시들의 인수 사례를 보여주는 슬라이드


또한 R/GA 같은 전통적 디지털 에이전시의 최강자도 비즈니스와 전략 부분을 이끌어 나갈 컨설팅 백그라운드의 재원들을 고용함으로써 컨설팅 에이전시 화를 꾀하며 인더스트리 내의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최근의 디자인 업계의 변화의 이면에는 어떠한 이유들이 존재하는 것일까?



원스탑 솔루션을 통한 Win Win


전통적으로 컨설팅 업체들은 그들의 클라이언트들에게 전략과 비전 설계 등을 해주고 수임료를 챙기는 일종의 '훈수 비즈니스’로 이윤을 창출해 왔다. 말 그대로 전략을 짜주고 그 뒤의 일은 클라이언트가 직접 해결하거나, 디자인 에이전시 같은 아웃소싱 업체들이 맡아서 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외에서 붉어진 여러 컨설팅 업체들의 실패 사례들과 함께, 그들의 전략이 실제 시장에서의 Needs(필요)와 Implementation(적용)이 동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다. 실체 없이 전략만을 강조해서는 시장에서 외면받을 것이라는 인식이 커지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컨설팅 업체들은 사실상의 아웃소싱으로 치부되던 디자인의 발전과 적용 부분까지 전문 인력을 고용하거나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커버하며 그들의 장점인 리서치와 전략의 수립을 발판 삼아 그것의 실천까지 원스탑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게 된다. 그 결과 그들의 주 클라이언트인 거대 기업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클라이언트와 컨설팅 업체 모두 이익의 교집합이 생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첫째로, 제 3자 아웃소싱에 대한 부담이 사라졌다. 기본적으로 아웃소싱 업체를 선정함에 따르던 여러 시간적 정보적 불균형성이 해소되었던 것이다. 두 번째로 Iteration(상호 교류적 발전) 형 작업이 용이해졌다. 전략의 수립부터 함께해 오던 그룹인 만큼 발전 과정상에서 오류가 발견된다면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프로세스를 거친 Pivoting(피봇팅: 진행의 경로를 바꾸는)이 가능해졌다. 세 번째로 컨설팅 업체와의 결과물이 얼마만큼 본인들과 잘 맞아떨어지는지 바로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원스탑으로 일이 진행되는 만큼, 시장에서의 결과 그리고 진행과정에서의 양측 간의 케미 등을 고려 추가적인 프로젝트도 함께할지 아니면 다른 업체와 진행할지의 판단이 조금 더 유동적이 되었다.



하지만 이처럼 원스탑 솔루션이라는 프로세스적인 측면 혹은 수익의 극대화라는 산술적 측면에서만 바라보기에 이러한 디자인 업계의 변화는 너무나도 크고 근본적이다.



시장의 Needs가 달라졌다.


사실 디자인 에이전시의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변화는 어쩌면 산업이 변화함에 따라 생겨난 당연한 반사 작용이 아닌가 한다. 예전에는 기업들이 디자인 에이전시에 의뢰하고자 하는 것은 시즈널 마케팅 혹은 브랜드 아이덴티티 등과 관련된 솔루션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브랜딩이라는 시각적 체계에 고도의 철학적(?) 의미를 담아오던 전통의 강자 Pentagram 혹은 Interbrand 같은 회사들이 업계를 주름잡았다. 하지만 요즈음 기업에서 원하는 것은 그들의 소비자 혹은 사용자를 Dominance(차지하는, 영향을 주는)할 수 있는 경험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우리가 이전에 어떠한 브랜드에 대한 인지를 Nike나 Coca-Cola 등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 앰블럼을 통해 가졌다면, 이제는 여러 기업들이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제시형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통해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의, 일종의 Environment(생태계)를 구축하려면 사실 다양한 형태 그리고 종류의 전문가들의 협업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그런 만큼 작업과 그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 필요한 역량의 축이 상당히 다변화되었다는 것이다. 심리학 전공 혹은 인류학 전공자들이 디자인 필드에서 비싼 몸값의 리서처 혹은 스트래티지스트로 최근에 많이 활동하는 것이 당연해진 것도 그러한 이유일 것이다. 그런 만큼 시장이 원하는 넓은 스펙트럼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는 어쩌면 다양한 인력풀의 운용이 가능한 거대 기업의 In-House(사내) 팀 혹은 컨설팅 에이전시일 것이다. 여전히 단편적인 서비스 혹은 마케팅 솔루션등에 대한 디자인 에이전시에 대한 아웃소싱은 계속해서 존재할 것이지만, 기업 입장에서 큰 규모의 예산과 노력이 집중되는 Core(중요) 프로젝트의 경우 본인들이 해결할 수 있는 리소스가 없을 경우, 아무래도 그것을 Scalable(규모 있게) 소화가 가능한 업체로 의뢰하게 될 것이다.



사실 위에서 기술한 디자인 업계의 컨설팅 업체화는 어찌 보면 지금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변화의 갈래 중 하나일 뿐일지 모른다.


그리고 이것은 어찌 보면 Enterprise Solution(기업형 솔루션)에 한정되는 성격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거대 기업의 변화 못지않게 중소규모 비즈니스의 변화도 만만치 않게 엄청나고 그 안에서의 기회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런 만큼 디자인 인더스트리 자체가 흔들리거나 위협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 세상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역할과 위상은 더욱 높아만 지고 있다. 하지만 산업의 구조와 시장의 Needs가 바뀌어 가는 만큼 우리 업의 구조적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 또한 어찌 보면 Fair Call (공정한 결과)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변화들을 통해 디자인 업계는 한 단계 더 발전할 초석을 마련할 것이 분명하다.




글쓴이 '쌩스터' 소개
'디자이너의 생각법;시프트'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클라우드 + 인공지능(Cloud + AI) 부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고, 
얼마 전까지는 뉴욕의 딜로이트 디지털(Deloitte Digital)에서 디자인과 디지털 컨설팅을 했습니다.


'디자이너의 생각법; 시프트' 책 링크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96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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