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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엔이방인 김상엽 Mar 30. 2023

[올라 UN] 통역사의 꿈

오드리 헵번의 통역 실력은?

지난 2011년부터 유엔에서 겪어 본 유엔 통역사에 관해.


Reggie(Audrey Hepburn):... as outlined in report number three-nine-stroke-five-two of the Western Hemisphere Conference held on March 22... no wait! It was last Thursday, five o'clock at the Jardin des Champs-lyses! Adam... that was it! The garden!


Adam(Cary Grant): It's Thursday today... and it's almost five... come on!


오드리 헵번이 동시통역사를 연기한 샤레이드 영화의 한 장면 중.


유엔 통역사들은 세계무대에서 다양한 문화와 언어의 장벽과 싸우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입장을 회의 혹은 행사기간 동안 그들을 대변하면서 이 순간의 역사를 하나하나 만들어 나간다. 겉으로 보기엔 완벽한 직업인 것 같지만, 아주 작은 통역 오류가 세계 정치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하면 간단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유엔 통역사들은 그들이 짊어진 책임을 충분히 알고 있다.


유엔에는 6개의 공식 언어가 있다.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중국어, 러시아어 및 아랍어.


유엔 홈페이지


유엔은 모든 공식 언어로 문서를 편집하고 게시하지만 일반적으로 내부 의사소통을 위해 영어와 프랑스어를 기본적으로 사용한다. 유엔 직원이 되면 영어 혹은 프랑스어는 무조건 해야 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기타 다른 언어들은 지역 위원회에서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UN 중남미·카리브 경제위원회(ECLAC)에서는 영어, 프랑스어와 함께 스페인어가 기본 언어로 되어있다.


언어를 마스터하는 것은 좋은 통역사가 되기 위한 첫 단계이나, 유엔에서 언어 통역사가 되려면 강철 같은 마인드로 어려운 상황에 대처하는 기술을 연마하고 당황하지 않으며, 빠른 화자를 따라갈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19 및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에 관한 고위급 가상 회의를 통역하고 있다.


1946년에 유엔 초창기에는 영어와 프랑스어가 유일하게 사용 가능한 언어였다. 현재는 6개의 공식 언어가 사용되고 있고, 대부분의 연사들은 6개의 공식 언어 중 하나로 의사소통을 한다. 만약 이러한 언어를 사용하지 않거나 자기의 모국어를 원하는 경우 자격 있는 통역사를 데리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힌디어, 벵골어, 포르투갈어가 미래에 공식적인 유엔 언어로 추가될 가능성이 있는 언어로 보며 그 이유는 언어 사용 인구수(전 세계 통계)에 있다.


영어가 11억 2천 명 (유엔 공식 언어)

중국어가 11억 명 (유엔 공식 언어)

힌디어가 7억 명

스페인어가 5억 명 (유엔 공식 언어)

프랑스어가 2억 8천 명 (유엔 공식 언어)

아랍어가 2억 7천 명 (유엔 공식 언어)

벵골어가 2억 6천 명

러시아어가 2억 5천 명 (유엔 공식언어)

포르투갈어가 2억 3천 명


인도네시아어가 2억 명

일본어가 1억 5천 명

독일어가 1억 3천 명

터키어가 7천8백만 명

한국어가 7천7백만 명


통역사들은 한 회의를 통역하기 위해서는 최소 며칠, 몇 주에서 몇 달간 회의 배경, 내용, 각국의 입장 등을 공부를 한다.


유엔에서 일하는 통역사들은 모국어 외에 적어도 두세 개의 유엔 언어를 구사하며, 유엔 회의는 정치, 경제, 사회 문제, 인권, 등과 같은 주제들을 포함해 지속적인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다. 유엔은 회의와 행사 중에 의사소통을 더 쉽게 하기 위해 동시통역을 사용한다.


사실 통역사들이 연설하는 동안 휴식 시간이 있을까 하고 궁금하여 유엔 통역사 친구한테 물어본 적이 있다. 각 언어에 대해 2개 또는 3개의 그룹으로 구성되며, 화자의 연설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20분에서 30분 간격으로 교대한다고 한다. 휴식시간이 없는 부스에 오래 머물면 탈진이 된다고 한다.


관련 사례를 들려줬는데, 2009년 유엔 총회에서 무아마르 카다피(당시 리비아 지도자)의 연설을 맡은 통역사 중 한 명이 75분간 통역한 후 쓰러졌다고 한다. (그 당시 연설은 총 96분간 진행되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극심한 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통역사들에게 일주일에 최대 7시간에서 8시간의 회의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하는데, 유엔에 워낙 많은 회의와 행사가 있어 엄청난 업무량을 감당할 것으로 보인다.


카다피 숨 고르기 연설 기술


그 친구는 유엔의 프랑스어 통역사인데 프랑스어, 영어, 중국어를 동시통역하고, 회의가 없을 날에는 다른 언어로 작성된 문서를 프랑스어로 번역한다고 한다. 예로 사무총장 보고서, 총회 또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와 결정, 외교 서신, 예산 문서 등이라고 한다.


통역사가 되기 위한 팁을 설명해 주었는데, 무엇보다도 상당한 작문 실력을 가지려면, 훌륭한 문법과 좋은 문체를 가져야 하고 매우 세부적이어야 하고, 통역사로서 통역 기술을 향상할 수 있는 방법을 항상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고 한다. Respect!


통역이라는 주제로 기억나는 영화가 두 편이 있어 소개한다. 워낙 유명해서 독자분들은 다들 보셨을 것으로 생각된다. 인터프리터(2005년)는 니콜키드먼이 유엔본부에서 통역사로서 예기치 않은 상황을 담은 줄거리로 인상적이었으며, 오드리 헵번이 동시통역사 연기한 샤레이드(1963년)는 오래되었지만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다.



아담이 레지한테 "It's Thursday today... and it's almost five... come on!"한 것처럼, 유엔 통역사는 유엔 정규 회의 시간(오전 10시~오후 1시, 오후 3시~6시)을 넘겨 통역을 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여섯 시다! 집에 가자!


(사진 출처: 유엔사무국웹사이트, 샤레이드영화 통역장면, 영화포스터)


Disclaimer - This post was prepared by Sang Yeob Kim in his personal capacity. The opinions expressed in this article are the author's own and do not reflect the view of his employer.


#국제기구 #해외취업 #유엔 #인턴 #영어 #스페인어 #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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