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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엔이방인 김상엽 May 05. 2023

[올라 UN] 유엔 협상 이야기

분위기 메이커

유엔에는 193개의 회원국이 있으며, 모든 사안에 대해 협상을 통해 해결하려 하나 종종 합의 도달에 어려울 수 있다. 혹은 협상 자체에서 제기되는 문제보다 협상 방법에 대한 이슈가 더 뜨겁게 논의될 수 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누가 관여해야 하는가? 협상 과정은 공개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비공개여야 하는가? 협상 당사자들의 발언권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가?


예로 2016년에 새로운 사무총장을 선택할 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인 영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미국은 사무총장을 뽑기 위해 비밀 협상을 벌였다.(사무총장 선출 방법은 아주 흥미로운 이슈이다.)


몇 명 회원국들 및 비정부기구(NGO)는 유엔 사무총장 협상 과정을 '상당히 구식'이라고 부르며 현재 유엔에 부응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고위급 국제 인사를 위한 현대적인 채용 관행에 미치지 못한다'라고 비판한다.


반면 유엔과 다른 당사자들(심지어 회원국들) 사이의 일부 협상은 소규모 그룹에 더 적합할 경우도 있다. 일례로 2016년 1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논의하기 위한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이란의 회담은 결국 이란 핵협정으로 이어졌다.


여담이지만, 독일은 국제 사회에서의 안보리(P5)의 이미지에 밀려 +1(독일)이 주는 이미지(뭔가 보충된)로 인해 그 당시에는 영국도 EU 회원국이어서, EU3(독일, 영국, 프랑스)와 3(미국, 러시아, 중국)으로 불렀다는 루머가 있었다.

무기거래조약 채택 1주년 기념 특별행사.

무력 충돌의 파괴적인 결과를 경험한 나라에서 자란 우리는, 특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나는 항상 평화와 안보 이슈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 분야에서의 협상 경험담을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2014년 주유엔칠레대표부 근무 중 나는 재래식 무기의 국제 무역을 규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 획기적인 협정인 무기 거래 조약(Arms Trade Treaty)을 협상할 대표단의 일부가 되었고 이 협상이 세상을 진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 중 하나라는 것을 보았다.


몇 주간의 협상 과정 동안, 나는 우리 대표단들과 함께 조약의 세부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의 대표단들과 지칠 줄 모르고 일했다. 중대 사안에 대한 국가들의 시각이 매우 달라 협상이 긴장되고 복잡했던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해결책을 찾는 데 전념했다.


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여러 대표단들이 조약에서 인권에 대한 더 강력한 조항의 필요성에 대해 점점 더 목소리를 높였다. 인권 보호에 대한 명확한 약속이 없다면, 이 조약은 잔혹행위를 저지르기 위해 무기를 사용할 사람들에게 무기가 흘러가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채택된 무기 거래 조약은 인권에 대한 강력한 조항을 포함했고, 세계 각국의 대표들이 조약에 서명하는 것을 보면서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꼈다.


무기 거래 조약이 채택된 이후, 나는 평화와 안보 이슈 및 관련 위원회들에 지속 참여해 왔고, 나는 칠레외교부의 지원을 통해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군축연구소 역량 강화 프로그램 참석하여 군축 및 핵이슈 분야에서 나만의 목소리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무기 거래 조약을 협상했던 경험을 돌아보며, 난 우리가 함께 세상을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 수 있었다는 만족감을 느끼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안다.


(무기 거래 조약 추진 경위는 [UN 영어] 유엔 무기 거래 조약 https://brunch.co.kr/@sangyeobkim/23 를 참조 바람.)

군축 프로그램에 따라  수집한 일부 불법 경화기와 중화기

협상. 다들 알다시피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각 국가는 자국의 필요 및 이익과 세계 전체의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했다. 또한 우리와 매우 다른 경제적, 정치적 상황과 때로는 매우 다른 우선순위를 가진 국가들과 협력해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도전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고 공통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으며, 타협을 통해 더 큰 목표에 합의했다. 


주유엔 칠레대표단으로서 유엔에서 수많은 다자 협상을 접함으로써 촉진자(facilitator), 협상가(각 국의 대표단), 사무국(다자기구 직원) 등 여러 이해관계자 및 참여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협상 조율은 어떻게 하는지, 협상장의 분위기를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드는지, 사무국들은 협상 회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며 촉진하는지 등을 배우게 되었다


대표단의 일원으로서, 나는 역사상 중요한 순간의 일부가 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꼈고, 다른 대표단들과 함께 하면서 협상의 기술을 배우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무기 거래 조약 관련 정보


(사진 출처: 유엔사무국웹사이트)


Disclaimer - This post was prepared by Sang Yeob Kim in his personal capacity. The opinions expressed in this article are the author's own and do not reflect the view of his emplo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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