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기회 그리고 리더십
반기문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은 2012년 두 번째 임기 시작하는 해 UN News Centre에서 "There have been many crises. But the crisis also comes with opportunity."라고 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어려운 현재의 위기 중 몇 가지는 부정적인 힘을 되돌리고 더 긍정적인 조건을 촉진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이러한 지속적인 글로벌 과제에 대해 명확하고, 쉽게 합의된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려고 시도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접근 방식은 한계에 도달하더라도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고 수용 가능한 결과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 보고, 도전해야 하며, 상황을 피하거나 기존 방식으로 판단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원인이 바뀌지 않다고 본다.
1959년 존 F. 케네디는 어느 연설에서 "한자로 '위기(危機)'라는 단어는 두 개의 문자로 구성되어 있고, 하나는 위험을 나타내고 하나는 기회를 나타낸다."라고 했다. 비록 오늘날 이것이 한자에 대한 올바른 해석이 아니라는 것이 널리 인식되고 있지만, 독특한 기회를 만들어내는 위기에 대한 케네디 대통령의 지혜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수 있다.
유엔 근무 당시 일단 위기가 시작되면, 그것을 기회로 바꾸는 것은 종종 새로운 시각, 사고 및 대응 방식을 필요로 하다고 배웠다. 전통적인 접근법을 적용하는 것은 일시적으로 고통을 줄일 수 있지만, 종종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위기 상황에서 승리(기회)를 거둔 몇 가지 직간접적 경험 사례(기후변화, 중동, 난민)가 있어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기후변화 (https://www.un.org/en/global-issues/climate-change)
기후 변화는 선순환을 자극할 수 있다. 말은 즉슨, 기후 변화의 속도와 정도가 급격하게 증가하면, 이 글로벌 위기는 놀라운 기술 혁신에서 보이지 않는 수준의 글로벌 협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새로운 발견, 구조 및 행동을 촉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 거대한 위기를 해결하고 행동의 선순환을 촉진하기 위한 열쇠는 전 세계 지도자들이 이러한 접근법을 고려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모든 주요 참가자들은 문제를 인식하고, 정의하고, 소유권을 가져야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기후 변화의 징후가 증가함에 따라, 진행 속도를 늦추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국제 협력은 속도는 느리지만 양과 질은 증가했다.
2015년 12월 파리 기후 회의(COP21)에서 195개국이 세계 최초로 보편적이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지구 기후 협정을 채택했는데, 이 협정은 지구 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2도 이하로 제한하도록 설계되었다. 지난 한 해의 날씨 변동은 동맹국이든 경쟁국이든 국제 사회가 이러한 프로그램을 최종적으로 시행하고 그 이상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국내외 정부의 약속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에너지 생산, 농업 및 소비의 어려운 정책 변화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를 얻기 위해 공공 및 민간 부문의 지도자들은 이 위기를 우리 모두의 문제로 재구성한 다음 그 영향을 제한하고 희망적으로 되돌릴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기 위한 파트너십을 개발할 책임이 있다.
중동의 혼란 (https://www.un.org/en/global-issues/peace-and-security)
중동의 혼란은 체계적인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 여러 학자 및 관련 전문가들은 유럽의 30년 전쟁과 오늘날 종교, 민족, 부족, 언어적 차이로 동등하게 분열된 중동의 오랜 전쟁과 갈등 사이에 유사점을 보았다. 유럽에서 파괴의 세월이 베스트팔렌 평화와 현대 국가 체제의 시작을 위한 길을 닦았기 때문에, 중동의 지난 6년간의 격변은 마침내 이 지역의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지역 안팎의 주요 의사 결정자를 설득한 다음 이러한 지역 변화(혁명)를 시작하려면 기존 지역 질서의 일부가 실패했고 이전 형태로 다시 통합될 수 없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긍정적인 새로운 지역 질서로 이동하려면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 변화를 능숙하게 관리해야 하고 역사적으로 더 진정한 국가 국경을 만들거나 오랜 지정학적 경쟁을 해결하는 것과 같은 주요한 지역 변화에서부터 정치 및 경제 발전을 위한 지역 이니셔티브를 시작하는 것과 같은 노력에 이르기까지 시스템 변화는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다고 본다.
난민 (https://www.un.org/en/global-issues/migration)
수백만 명의 난민들이 근본 원인에 관심을 집중해야 했다. 대량 학살, 전쟁, 기근 및 자연재해로 인한 전 세계 난민 수는 기록된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지난 글 참조)이며, 시리아에서 미얀마, 아이티,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국경 안팎으로 떠돌았다. 지역 및 국제 구호단체들은 단기 구호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난민들을 새로운 장소에 재정착시키는 데 주력해 왔지만, 이들 구호단체들은 전례 없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하면서 정부, NGO 및 민간 부문의 국제적 노력이 난민 흐름의 원인과 지속적인 지원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2015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은 회원국들에게 미얀마의 로힝야족(소수 무슬림) 박해를 향후 아세안 의제에 영구적인 항목으로 두고, 더 나은 지역사회관계를 구축하고, 폭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얀마에 영구적인 외부 감시단을 둘 것을 요구했다.
앞서 말한 사례는 유엔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든 수많은 사례 중 극히 일부분이다. 예를 들어, 딥워터호라이즌 기름유출사고, 1997-98년 아시아 부채 위기,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30년 전쟁, 미국남북전쟁 등 역사를 돌아보면 위기가 사회, 국가 및 인류에게 예상치 못한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아주 친하게 지내는 칠레외교관 친구 A는 칠레대표부 사무실에서 함께 나와 유엔 안보리 회의장으로 가는 길에 "우리는 정치적, 경제적 영역에서 군사적, 외교적 영역에 이르기까지 국가 안보에 관한 모든 영역에 걸친 잠재적 위기를 예측, 예방 및 대비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 근데, 그런 위기는 일반적으로 위험하고 비용이 많이 들고 다른 의제와 우선순위를 훼손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도 있어. 근데 역사를 되돌아보면 위기(극단적인 위협)가 개인, 국가, 그리고 심지어 세계가 해결책을 찾도록 하는데 유용할 수도 있지."라고 대화를 시작했다.
그래서 내가 위에서 말한 케네디 대통령이 언급한 한자어 사례를 언급하면서, "그가 제안한 것처럼 위기에서 벗어나면 특히 전통적인 접근 방식과 패러다임에 의문이 제기되고 도전을 받을 수 있는 새롭고 but 놀라운 기회를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하고 물었다.
그러면서 '사실 위기가 발생하면 동기와 목적이 변경되어 새로운 협력적 행동과 시스템 또는 구조의 창출로 이어질 수 있고, 위기는 집단 아드레날린을 흐르게 하여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을 집중시킬 수 있다고 볼 수 있을까?'하고 속으로 생각하는 중에,
친구 A가 "위기는 세상의 혁신이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전제 조건은 아니지만, 주요 개혁과 새로운 패러다임은 종종 오래된 질서, 제도 및 프로세스의 붕괴(일반적으로 공인된)를 요구를 하지.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고 보다 긍정적인 궤적을 그리는 것은 대부분 리더십에 달려 있어."라고 하면서, "지도자들은 위기 이전과 위기 동안 서로 다르고 자주 인기 없는 조치를 취하기 위해 필수적이지만, 그러한 지도자들은 먼저 당면한 도전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그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접근법과 방법을 찾기 위한 용기와 겸손이 필요로 하지."라고 부언했다.
안보리 회의장에 도착할 때쯤 대화가 마무리되었다.
회의장에 들어서면서 그는 "때로는 위기 상황이 대중의 사고방식을 바꾸고 구성원들을 더 개방적이고 심지어 변화를 요구하게 만들고 앞으로 나서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한 비전과 서사를 제공할 수도 있어." 하면서, "근데 중요한 것은 리더가 새로운 비전통적인 해결책을 탐색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능력과 시간을 희생해야 해. 그러면 위기는 리더에게 큰 도약을 할 수 있는 환경과 동기를 제공할 수 있어."라고 하며 다른 대표단과 인사를 나누러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길 때,
내가 "그럼 우리가 여기 안보리에서 다루고 있는 테러에서 기후 변화, 난민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세계적이고 상호 연결되는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네가 말한 대담하고 창의적인 리더십이 필요하겠군."이라고 했더니, 그는 엄지를 보여주며, 방긋 웃었다.
친구 A와 의견을 나눈 위기, 기회 그리고 리더십에 대해 다시 고민하는 계기를 가지게 되었고, 흥미롭게도 그날 참석한 회의는 콜롬비아 정부와 콜롬비아 혁명군/인민군 간의 평화 협정 관련 안보리회의였다.
위기(危機)와 기회(機會)는 같은 틀 기(機)를 사용하고 있으며, 글자 하나를 두고 상반된 의미가 될 수 있듯이, 다만 우리가 그 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반기문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이 2012년 두 번째 임기 시작하는 해 UN News Centre에서 인터뷰한 transcript를 첨부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사진 출처: 유엔사무국홈페이지, 스페인/미국언론사)
Disclaimer - This post was prepared by Sang Yeob Kim in his personal capacity. The opinions expressed in this article are the author's own and do not reflect the view of his emplo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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