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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엔이방인 김상엽 Dec 17. 2023

[올라 UN] 한국, 뉴포지셔닝 필요

한국의 안보 이익과 경제 이익의 충돌

"한국, 뉴포지셔닝 필요"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한국의 안보이익과 경제이익의 충돌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는데, 나 또한 뉴포지셔닝이 필요한가라고 생각하면서 내가 살아온 삶을 돌아본다.


바홀서빙 알바

학사경고

만기전역

수백 번 이상 취업 지원 낙방

공무원 시험 낙방, 떠돌이 생활 등


별 볼 일 없다고 생각한 나의 삶을 생각하다 이런 삶이 특별하지 않고 너무도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독자분들을 위해 그냥 평범했던 대학졸업생이 호랑이 굴(중남미외교부)을 통해 호랑이들과 어울리며 정글에서 살아가는(유엔에서 근무하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통해 한국의 뉴포지셔닝에 대해 풀어보려한다.


(혹시 과거의 나처럼 내 삶이 별 볼 일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면 좋겠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증가하고 있는 배경에는 무역 불균형, 중국의 경제 성장 및 영향력 증대, 양국의 통치 이념 차이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고, 이러한 갈등 중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은 해결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하면서, 과거 일본과 독일의 대미 무역흑자 문제를 미국이 플라자 합의 등을 통해 해결한 사례가 있다.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저렴한 생활용품을 대량 수입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미국 내 소비 감소 또는 중국의 미국산 상품 수입 의무화 등이 필요하나 현재로서는 이러한 정책이 시행하기 어렵다. 장기적으로는 양국 간 무역이 수직 분업에서 수평 분업으로 전환되어야 하는데, 미국이 중국을 문제시하는 부분은 중국의 비공식적 첨단기술 탈취와 불공정 산업정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의 경제협력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의 국력 증가와 이로 인한 정치, 외교, 군사 분야에서의 영향력 확대인데, 미국 내에서는 중국공산당에 대한 반감과 미국의 영향력 하락에 대한 우려가 증가한다. 이에 따라 중국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으며, 중국 공산당과 중국 국민을 구분하여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미·중 갈등의 배경에는 미국의 민주주의 가치와 중국의 권위주의 가치 간의 충돌이 존재하는데, 한국은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으며, 정치체제와 경제체제에서 동질성을 가지고 있어 한미 간의 갈등은 매우 작다. 이는 한국과 미국이 민주주의 체제와 자본주의 체제라는 공통된 이념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안보가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의 경제적 이득은 불안정하고, 한중 경제협력은 상호의존적인데, 한중 경제 관계가 악화될 경우 중국도 손실을 보게 된다. RCEP 가입으로 한중 경제협력은 계속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라고 글을 쓰다 너무 딱딱한 이야기가 될 것 같아 그만두고, 다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다.


193개 유엔 회원국 중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아시아의 중견국들의 국제사회에서의 포지셔닝을 바라봤을 때 강대국 경쟁의 맥락에서 아시아 중견국의 중요성이 증가하는 국제 관계의 본질적인 측면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는 강대국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이 아니라 다자간 협력을 통해 싱가포르와 같은 작은 국가들이 세계의 역학을 형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드러낸다. 또한, 무역을 넘어 그들의 외교와 국방 전략을 맞추고 있으며, 현재 유엔의 투표 패턴은 미국이나 중국에 동조하는 것보다 중소 강대국들과 연합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하며, 싱가포르는 영향력 있는 외교 정책 관료제와 국방 외교에서 그 지역에서의 연합 훈련에서 미국 다음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싱가포르는 참 흥미로운 유엔 회원국이며, 향후 별도로 다루도록 하겠다.)


아시아 강대국 지수는 강대국 긴장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중견국 협력의 효과를 강조하는데, 이들 국가는 경제, 군사 및 외교 협력의 증가로 특징지어지는 다자주의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특히 단기적인 이익과 장기적인 목표의 균형을 맞출 필요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협력의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으며, 이러한 중견국 모멘텀은 아시아 전략 지형의 변화를 나타내며 지역 및 세계 정치를 볼 수 있는 새로운 렌즈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부터 주유엔칠레대표단으로서, CELAC, GRULAC, G77, NAM 등에서 활동을 하면서, 동북아 특히 한국을 지켜본 바로는 대한민국은 그 어느 그룹에도 속해있지 않아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어려운 점이 많아 보였다. 가끔 유엔 협상장에서는 소수의 강대국(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등)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나라들이 각 지역적, 정치적, 경제적 목적인 그룹에 속해서 발언을 해가는 것을 보면 국제정세가 어떻게 흘러왔으며, 현재 누가 국제정세 물줄기를 잡고 있으며, 미래에 어디로 흘러갈지의 맥락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어 가끔 한국대표단을 만나게 되면 힘내시라고 응원을 해준다.

점심을 위해 회의 휴회. 밥 먹고 합시다.

한국은 북한을 둘러싼 복잡한 지정학적 지형을 탐색하는 데 있어, 여러 블록을 참여시키는 다층적인 외교 접근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 접근법은 다양한 국제적 집단과 동맹들과의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함으로써, 각기 다른 관점과 지원 체계, 자원을 제공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한국은 다음과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다양한 국제 포럼 활용을 하면서, G20, ASEAN과 같은 경제 단체는 물론 UN 안보리와 같은 안보 중심의 기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이러한 포럼 및 기구들을 통해 경제 제재, 외교 협상, 안보 문제 등 북한 문제의 다양한 측면을 다룰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그리고 다양한 국가와의 연합을 구축하면서, 다양한 국가들과의 협력 관계를 통해 북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다변화할 수 있고, 이는 전통적 동맹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외교적 및 경제적 지원의 기반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북한과 다른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중남미, 카리브, 유럽 및 아프리카 국가들은 새로운 외교 채널과 관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비동맹 운동 (NAM)과 같은 단체들과 교류하는 것은 유익할 수 있다. NAM은 공식적으로 어떤 주요 권력 집단과도 동맹을 맺지 않는 국가들을 나타내고 특히 이 국가들 중 일부가 북한과 독특한 역사적 또는 외교적 관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북한 문제에 대한 그들의 지원 또는 중재는 새로운 대화의 길을 제공할 수 있다.


경제 포럼과 무역 동맹은 북한 문제에 대응하는 경제 외교의 중요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한국은 다양한 국가와의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여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이나 유인을 적용하고 경제 전략을 외교 목표와 조율할 수 있다. (멕시코, G77 재가입 - 한국 편을 참고하길 바란다.) 아울러, 여러 블록에 참여하여 정치와 경제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문화 교류, 학술 협력, 인적 교류를 통해 한국과 북한의 국제 파트너 모두에서 북한에 대한 미묘한 이해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소프트 외교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양한 동맹 네트워크에서 정보의 흐름과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하다는 것은 백번말해도 그 중요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 정보 공유를 통해 동북아지역 내 국가들의 활동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 국제적 정서를 파악함으로써 보다 정보에 기반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적 이익과 세계적 이익의 균형이다. 여러 블록과의 참여는 한국이 지역적 이슈와 더 넓은 글로벌 이익 사이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하고, 이것은 한국의 국제 정책이 민주주의, 인권, 법치주의, 핵 비확산, 지역 안정성과 같은 광범위한 국제적 관심사와 부합하도록 하는 데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여러 블록과의 참여를 통해 한국은 북한뿐만 아니라 주변국가들에 대한 보다 다각적이고 유연한 접근 방식을 개발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한국의 외교적 위치를 강화하고 국제관계의 복잡한 문제에 대해 보다 효과적으로 협상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말했듯이, 유엔 내에서의 지역 그룹들은 공식적으로 투표 및 기타 목적으로 존재하지만, 일부는 실질적인 문제에 대해 조정하거나 그룹 구조를 사용하여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지역 그룹의 의장은 월 단위로 순환하고, 의장은 회의, 행사에서 그룹을 대표하여 발언할 수 있다.


독자분들께서는 한국이 MIKTA(멕시코 Mexico, 인도네시아 Indonesia, 한국 Korea, 튀르키예 Türkiye, 호주 Australia의 5개 중견국으로 구성된 지역 간 cross-regional 협의체)에 속해있고, 유엔에서 공동 성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협의체 목적이 국제사회의 공동이익 증대 기여라는 공통 과제가 있다고 하지만, 주유엔칠레대표부에서 근무 시(2011-17)에 믹타 협의체가 공동 성명을 통해 동일한 입장을 갖는 의제가 거의 없던 것으로 기억한다.


2023년이 지나가고 2024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나 또한 뉴포지셔닝이 필요한가 하고, 내가 살아온 삶을 돌아본다.


(사진 출처: 개인소장, 유엔사무국홈페이지)


Disclaimer - This post was prepared by Sang Yeob Kim in his personal capacity. The opinions expressed in this article are the author's own and do not reflect the view of his employer.


#국제기구 #해외취업 #유엔 #인턴 #영어 #스페인어 #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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