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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May 27. 2022

백 오피스

전혀 유치하지 않은 일상

  사랑하고 있다. 사랑을 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사랑한다.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의 생활 사랑한다. 심지어 내가 모르는 곳에 깃든  사람의 노고까지도 사랑하고야 만다. 처음에 내키지 않았던 것들도 누군가의 마음이, 시간이, 삶이, 녹아든 결과물이라는 알게 되면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 열심이었을 길고 짧은 순간들이 모인, 마음이 앞서 다치기도 했을, 오직 함께한 시간들만이 증명해낼  있는 일련의 과정 만들어 , 마음의 시간들을 헤아리다 조금은 아득해진다. 그리고 이내 다시 사랑에 빠진다.


  2020년도 봄을 앞둔 2 말에 장류진 작가님의 <일의 기쁨과 슬픔> 있었다면, 2022년도 여름을 앞둔 5 말에는 최유안 작가님의 < 오피스가> 있다. 언제나처럼 하나 가면 또 다른 하나가 온다. 희망은 언제나 기회를   내게로 오는구나. 어디에나 도사리는 희망.


  일을 시작하게  순간부터 일이 생각보다 얼마나 삶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지 알았다. 하루 짧게는 3분의 1, 길게는 2분의 1 차지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서만큼은  충분한 양의 보람을 느끼고 싶어 하는, 순수하게 열정으로 일하는 인간 되고 싶지 않을 리가 없다. ‘그저 앞에 주어진 자신의 일을 한다 점에서 우리 모두는  오피스의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과정 없이 결과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모든 과정이 결과로 나타나지는 , ‘일상은 유치하지 .


  , 그리고 덧붙여서 알렉스님 저도 좋아합니다. 둘이 만날  온전히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 ‘만나는 사람이 기획실장이든 택시 기사든 반듯하게 인사 하는 사람, 아무렇게나 말해도 제가 알아서  들어 드릴게요.”라고 ‘매번  말을  참고 있는   사람에게 먼저 말해주는 사람, ‘예민하게 구는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져 주먹을 작게 말아  사람을 눈치채고 자신이  말을 고쳐 다시 말하는 사람.

  그리고 알렉스님의 바로 저런 점들을 좋아하는 홍지영님을 좋아합니다. 내가 진심이라면 분명히 잡아 주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잡아 주지 않아도 지켜보고 있을 거라는’ ‘그런 모호한 기대와 희망 언제까지고 홍지영님께 ‘색을 띄고 분명한 물성으로 다가오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바랍니다. 물론 우리 모두에게도.


열린 창틈으로 노래가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봄이면 자주 들리는, 사랑과 설렘의 감정을 부드러운 선율에 녹인 느긋한 남성 보컬의 목소리였다. 옅은 풀향기가 노래와 함께 밤공기를 타고 흘러 들었다.”
_193

193쪽을 읽으며, 장범준님을 퍼뜩 떠올릴  있는 한국인은 기쁘다. 봄날에는 버스커버스커 1집을, 가을날에는 버스커버스커 2집을 찾아 듣는 기쁨.


  마지막은, 작가의 말.

  그러므로  소설은 지긋지긋하고도 찬란한 세상에 매일 나를 밀어 넣으며 고행을 떠나는, 일하는 모든 이에게 보내는 애정의 메시지다. 저마다 맡은 일도 다르고 일하는 속도나 방법도 다르지만, 어쨌든 일을 하며 힘을 내고 인정을 갈망하고 보람도 느끼는, 자기 일을  순간 조금씩  나가는 사람들을 위한 진심의 응원이다. 무엇보다,  쉬는 생명은 모두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이미 충분히 해내고 있다는 믿음의 이야기다.
_239, 작가의 , 최유안


P.S. 변덕스럽고 우중충한 계절일수록 생기 넘치는 색을 쓰면 힘이 난다고 한다. 참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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