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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May 25. 2022

2022년 05월 25일

Lonely together

친애하는 름에게.


아침에 눈을 떠서 짧게라도 나지막이 편지를 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즐거운 일인  같아. 사방이 푸르른 오월은 어린이날이 있고, 어버이날이 있지. ㅎㅈ이가 태어났고, 코난이 태어났고, ㅈㅇ이가 태어났고, ㅈㅎ이가 태어났고, ㅅㅎ가 태어났고, 바로 오늘 네가 태어났어. 그야말로 축하할 일이 뭉텅이인 달이다. 한 달 내내 틈틈이 편지를 쓰고 싶은 사람이 있다니 나는 복이 많은 사람이야.


오늘은 네가 태어난 기쁘고 소중한 날! 자상한 부모님과 ㅇㄹ 언니께서 어련히 알아서 잘 챙겨주시겠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강조할게. 오늘은 무조건 맛있는 거 챙겨 먹고, 흐뭇한 풍경도 챙겨 보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 가득 채워 보내야 해! 나는 오늘 너를 축하하며, 이것만으로도 기뻐.


네가 전에 적어준 편지에서 그랬지. ‘친애하는 적다 말고 검색해보니 ‘친밀히 사랑하다라는 뜻이었다. 친애하는 름아. 이렇게 불러보니  반갑고, 좋다. 얼마 전까지도 날이 흐려서 걱정했는데, 언제 그랬냐는  후덥지근하다. 비가 오려고 이렇게 더운 걸까. 내가 다니는 사무실은 지난주부터 벌써 에어컨을 틀기 시작했어. 앗,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에는 찬물로 샤워하고 나왔어. 오오! 정말이지 더위가 코앞이구나. 여름이 오기 전 미리 선풍기 날개를 씻어둬. 내가 알려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꿀팁이야. 별로 도움 안 되었으려나. 허허.


친애하는 름아, 너는 곧잘 나에게 내가 좋아할  같다며 이런저런 것들을 추천해주곤 잖아. 어떻게 그럴  있어? 나는 네가 나도 몰랐던  취향 저격할 때마다 너무너무 놀랍고 신이 났어. 제프 버넷이 앨범이 그렇고, 포스터가 진입 장벽인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도 그렇고, 1화를 보자마자 12화까지 정주행한 <모던 패밀리>가 그렇지. 그때 그 노래가 그렇고, 선을 그어주던가가 그래. 그러다가 갑자기 조금 놀라고 조금 슬퍼졌어. 너를 통해 알고 있는  외에 나는 너에게  어떤 것도 쉽게 추천해줄  없다는  아버렸거든. 네가 말한  외에  어떤 것도 범위를 넓힐  없다니 내가 모자란 걸까 무심한 걸까.


 마음에  거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오늘은 노래를 추천하려 . 사실 나도 멜로디랑 라이브 무대가 좋다고 오탄이에게 추천받은 곡이긴 하지만 말야. 히히. 나는 제목을 보자마자 신세계를 경험했어!


내가 추천하려던 노래는 Avicii의 “Lonely Together”라는 곡이야.


Let’s be lonely together.

A little less lonely together.


외로움 ‘함께라는 단어가 상용될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어.  노래 듣고 나서야 제대로 알았어. 우리 모두는 각자 그리고 함께 외로워하고 있다는 . 신나서 웃고 떠들다가 집에 돌아오는  순간 적막해질 , 호사스러운 풍경에 마음이 아득해질 , 거인 왕국에 놀러 온 나부랭이가   같을 , 우리는  가사를 떠올리자. 흥겹게  노래를 부르면서 함께 외로워하자.


퇴근길 저 멀리 반짝이는 고기잡이 배에서 나오는 불빛이 따뜻하고, 환하고, 아득하고, 선득해.

점심때 고개를 올려 위를 보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초록 나뭇잎 사이로 색을 지닌 빛이 마구마구 축복처럼 내려.

어둔 밤 고기잡이 배 모양을 한 온기를, 빛으로 내린 한낮의 축복을 전할게!

그리고 지난달 며칠 함께 출근했던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도 함께 보내. 생일 축하해, 우리의 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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