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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고나 Sep 03. 2022

부부의 라이브 커머스

그립 - 아침엔대구탕 / 네이버쇼핑라이브 - 낙지한마리대구탕

"안녕하세요? 대표님. 가치삽시다 진행해보실래요?"


가치삽시다. 작년 연말부턴가? 자주 들었던 말이었다. 그런데, 작년 연말에는 겨울이다 보니 매장이 많이 바빴고, 아직은 대구탕을 만들어 보내는 일도 조금은 서툴 때라서 거절을 했는데, 이번에 또 제안을 해오는 것이었다.


7월 14일 제안이 왔는데, 진행하게 된다면 7월 31일 하게 될 예정이라고 했다. 촬영 시간은 11시경. 그리고 그리퍼도 정해졌는데, 마삐언니가 매장을 직접 방문해서 촬영을 하게 될 거라고 했다.


지금까지 가치삽시다는 물건을 보내고, 스튜디오에서 물건을 가지고 그리퍼가 설명을 하며 진행을 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번에는 찾아가는 방송이라 직접 찾아온다고 했다.


마삐언니.


팔로워가 20만 명이 넘어가는, 그립에서 상당히 유명한 그리퍼님이다. 감사하다고 말하며 날짜를 확인했다. 7월 31일? 스마트폰의 캘린더로 들어가서 확인해보니 31일이 일요일이었다.


"어? 일요일이네요? 일요일은 매장이 바쁜 날이라서 조금 일찍 촬영을 오시거나, 화요일이 매장 쉬는 날이니 화요일로 촬영일자를 바꾸시면 안 될까요??"


"네?"


나의 대답에 MD님이 조금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우선은 일정을 조율해보자고 했는데, 아무래도 촬영팀이나, 마삐언니는 일정이 빠듯해서 다른 날이나, 이른 시간에 촬영을 하는 것은 힘들 것 같은데, 알아는 보겠다고 했다. 전화를 끊었는데, 끊고 나서 아차 싶었다. MD님이 일부러 좋은 기회를 주신 것 같은데, 어이없게도 내가 좋은 기회를 두고 망설이는 모습이 되어버렸다. 


매장의 오픈 시간도 중요하지만, 찾아오는 손님들께 그날은 조금 양해를 구하기로 하고,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방송을 하기로 했다.


"대표님. 그런데 이게 서류가 좀 많아요. 그리고 날짜도 얼마 안 남아서 빨리 준비를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나는 알겠다고 말하고 우선 시키는 대로 하기로 했다.


"이메일로 보내드렸으니, 확인해보세요. 그럼 수고하세요."


전화를 끊고 이메일을 확인했다.


7월 17일까지 판판대로 소상공인 지원사업 신청. 가치삽시다 플랫폼 입점.

7월 18일까지 진행상품제안. 


급한 대로 서류를 작성하고 있는데, 그립에서 중소기업유통센터와 이야기가 되었는지, 중소기업유통센터에서 또 연락이 왔다.


"안녕하세요? 중소기업유통센터 미디어운영팀입니다. 가치삽시다 입점 매뉴얼 메일로 보내드렸으니, 확인하시고, 입점 부탁드립니다."


메일을 확인해보니, 가치삽시다 입점과는 별개로 가치삽시다 전자계약시스템 회원가입을 또 진행해야 한단다.


갑자기 마음이 바빠졌다. 매장에서는 음식을 준비하고, 매장 손님을 맞이 하느라 바빴고, 인터넷과 라이브 방송에서 판매된 제품들을 포장하고, 택배를 보내느라 또 바빴다. 그리고, 그렇게 택배 작업을 끝내고 나면 또 다음 날 보낼 대구탕 만드는 작업을 하느라 바빴다. 틈틈이 서류 작업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가치삽시다에 입점하기 위한 서류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아~ 이걸 언제 다 준비하지?'


솔직히 서류 준비를 하면서, 너무 기간이 촉박한 것 같으니 그냥 다음에 한다고 할까? 하는 마음이 몇 번이나 불쑥불쑥 올라왔다.


그렇지만, 찾아온 좋은 기회를 서류작업이 많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필요하다는 서류들을 준비해서 보내줬는데, 그 많은 서류들 중에서도 가장 준비하기 힘들었던 것은 가치삽시다 전자계약 서명을 위해 발급받아야 하는 인증서였다. 이상하게 이것은 인터넷으로 발급이 불가하고, 직접 방문을 해야 하는 것인데, 김해에는 발급해주는 지점도 없어서 부산까지 가야 했다. 그래도, 부산 바로 옆인 김해라서 다행이지, 더 멀리 있는 지역이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오지랖 넓은 걱정을 하기도 하면서, 얼른 부산에 다녀왔다.


마침내 급히 작성한 서류준비를 모두 끝내고,  중소기업 유통 가치삽시다에서 파격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무려 50% 할인행사는 마삐언니와 방송을 시작하기 하루 전날 시작되었는데, 처음엔 가치삽시다가 아닌 같이삽시다로 검색을 하셨는지 다들 박원숙의 같이삽시다만 나온다며 어떻게 찾아야 하는 거냐고 물어보시는 분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폰이 워낙 파격적이라 반나절이 지나지도 않아 모두 소진이 되어버렸다.


드디어 촬영 당일인 31일. 


촬영팀에서 먼저 도착했고, 조금 있다가 마삐언니도 도착을 했다. 잠시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며 방송을 준비하고, 한 시간 반 정도 방송을 했는데, 역시 셀럽 마삐언니 답게 많은 상품이 판매가 되었다.


덕분에 8월 1,2,3일을 매장 여름휴가 일정으로 잡았었는데, 열심히 대구탕을 끓여서 순차적으로 발송을 해드렸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가치삽시다와의 인연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9월1일부터 7일까지 그립에서 30%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고, 지금도 쿠폰을 이용한 주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우연히 시작하게 된 가치삽시다와의 인연. 이 글을 빌려 먼저 연락을 주신 MD님, 먼길을 와주신 마삐언니님, 그리고 중소기업유통센터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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