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 버린 모든 것은, 나에게 무엇이든 남긴다.
오늘도 평소처럼
7시 30분 방송을 켜고,
밥을 먹으며
방송을 했다.
그동안 보이지 않아 소식이 궁금했던 닉네임들이 오늘따라 유달리 많이들 들어와 반가운 아침.
이런저런 이유로 방송을 하지 못하셨던 분들이 따뜻한 봄이 찾아오니 다시 방송을 준비하는 듯했다.
"****사장님은 언제 다시 방송하세요?"
잠시 침묵하다가 돌아오는 이야기
"이젠 방송 안 할지도 몰라요. 사업을 그만둬야 할 것 같아서요."
나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분이라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정이 갔던 사장님.
아플 것이다. 많이.
겪어본 사람들은 다 아는 그 아픔.
그리고,
겪어본 사람들은 또 안다.
그 아픔이 얼마 지나지 않아 흉터가 되고, 굳은살이 된다는 걸.
그 흉터와 굳은살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무언가를 겪어낸 자랑스러운 나의 훈장이 된다는 걸.
얼마 전, 아침 라디오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한 유명한 사진작가의 말.
- 저는 평생을 극적인 순간을 찾아 헤매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이제와 돌이켜보니, 인생의 그 어떠한 시간도 극적이지 않은 순간은 없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모든 시간들이 극적인 순간들이고, 아름다운 시간들이고, 찬란한 추억들이다.
지금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가엾게 느껴지는 이 시간들조차
먼 훗날엔 무척 그리워질 소중한 무언가가 될 것이다.
저는 이제 큰 일보다는 작은 일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리하여 제 인생도 물질이 아니라, 감사함을 통하여 부유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정호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