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기 어렵다는 사실을 모르기에, 가장 부지런히 나는 벌.
동네에 호박벌이라는 이름의 고깃집이 있다.
나도 몇 번 갔는데, 그다지 자주 찾아지지는 않는 그런 음식점이다.
코로나가 오기 전에도 별로 손님이 없는 가게였는데, 이번 코로나로 더욱 손님이 줄어든 것 같았다.
속으로
'하루하루 버티기가 만만치 않을 텐데, 그냥 그만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주말.
조용한 동네의 아침.
잠시 산책을 나왔다가 호박벌 앞을 지나가는데, 가게 앞에 붙여 놓은 아래와 같은 글이 눈에 들어왔다.
가게가 생긴 지 오래되었고, 이 길을 몇 년이나 지나다니면서도 가게 앞에 떡하니 써붙여놓은 이 글이, 도대체 왜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가게 이름이 왜 호박벌일까 몇 번이나 궁금해했으면서도 말이다.
대부분의 이런 글들이 그렇듯, 호박벌의 행동을 과장해서 사람이 만들어낸 글일지 모르겠지만, 어려운 시기에도 묵묵히 장사를 이어가는 사장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자신이 날 수 없는 몸이란 걸 모르기 때문에, 열심히 날갯짓을 한다는 호박벌.
자신이 날 수 없는 몸이란 걸 모르기 때문에 열심히 날갯짓을 하는 대부분의 호박벌들은 결국 하늘을 날게 되지만,
자신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열심히 날갯짓을 해도, 대부분 땅으로 곤두박질을 치고 만다.
하지만, 그 날갯짓을 전혀 의미가 없는 행동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도전하는 대부분이 땅으로 떨어지고 마는 냉혹한 사회지만, 날갯짓을 하지 않는다면, 하늘을 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테니.
오랜 날갯짓 끝에 푸른 창공에 오르게 된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지만, 땅에 머물러 있더라도, 열심히 날갯짓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의 가치는 충분하고, 아름답다.
열심히 노력은 하되, 그것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고, 어렵고 힘든 순간에도 마음만은 여유로운 사람의 미소는 호박벌의 꿀만큼이나 달다.
코로나 블루. 세계적인 팬데믹 현상에 사람들의 정신이 병들고 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세상 사람 모두가 여유를 잃지 않고, 정신과 마음이 병들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