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의 고요가 깨어나면
by 시인 정해란
커피 한 잔의 고요가 깨어나면
정해란
한 잔 속
화석으로 잠긴 사유의 등뼈가
가끔 고래처럼 요동친다
그릇 속에 묶인 액체가 향으로 풀려나면
빙산도 뿌리의 정체를 드러내는 밤
들이키는 한 모금에
방향키도 급선회할 수 있는 인생길
잠들었던 표정이 깨어나면
그리움도 외로움도 피어오르지만
사유의 능선이 자라나면
대륙과 대양, 시간을 넘나들다가
표류하던 생각이 책으로도 일어서는
한 잔에 고여있는 인연과 인생
장조나 단조로 흐르는 삶의 방향
순간과 역사를 흔들기도 하는
커피잔 앞 사색과 결정이
나라의 운명도 쥐고 있어
얼음장 속 총구도 열게 하는
작지만 한없이 큰 한 잔의 힘
*****
♣ 저의 제4시집 『커피 한 잔의 고요가 깨어나면』이
25년 7월 5일자로 발간되었습니다. 이번 시집에는
산티아고 순례 800km, 33일간 체험 후 쓴 시도 6부 한 챕터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응원과 격려주신 덕분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 신간 제4시집『커피 한 잔의 고요가 깨어나면』의 표지화는
조성미 화가님 작품으로, 커피 잔 속에 사유하는 뇌를 형상화한 그림입니다.
♣ 뒷표지 표사는 박철언 장관시인님(수필가, 박사, 변호사)께서
써주신 추천사 중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두 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정해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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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한잔의 고요가 깨어나면 자작시 낭송
https://youtu.be/aIgOr7d-5XM?si=7o_LoV8PY3_T2J7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