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指紋​, 그 원형의 무늬 속 / 정해란

by 정해란

지문指紋​, 그 원형의 무늬 속 / 정해란


최초로 찍힌 손도장

열 개 방향 각기 다른 패턴의 꿈틀거림이

보일 듯 말 듯 곡선으로 물결친다

미끄럼 빼려 한결같이 입 다문 표정들*


나를 검증하는 유일한 문

신비로운 등고선 무늬로 피어난다

등고선 따라 들어가면

들꽃과 나무의 호흡으로 켜지는

살아 흐르는 몸 끝의 파동


나를 나로 해석하는 유일한 표징

암호 걸린 문명의 숲으로 접속해 교신한다

거침없이 이방의 출입국장도 통과하는


건강과 동선의 나침반이

푸르게 두근거리며 돌아가는지

오늘도 무늬의 안부를 진단해 본다


갓 태어났을 때 물려받은 원형의 무늬

부디 모두에게 신성하게 파닥거리길


* 지문(指紋)의 역할 : 피부의 마찰력을 높여 미끄럼을 방지하고 피부 감각의 민감도를 높여줌.


■ 웹진 문예마루 2월호

게재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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